대성그룹이 지주회사의 수직출자의무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25일 기업집단 대성 소속 지주회사인 대성합동지주의 자회사 한국캠브리지필터가 손자회사가 아닌 계열사 대성산업의 주식을 취득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캠브리지필터는 계열회사인 대성산업의 재무상태가 악화되자 대성산업의 주식 16.82%를 지주사인 대성합동지주로부터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대성합동지주는 주식 매각대금 200억원을 대성산업에 대여했고, 이후 취득한 지분을 다른 자회사인 대성산업가스에 매각했다. 지주회사 내 특정 계열사에서 부실이 발생하자 다른 자회사를 통해 부실회사를 부당 지원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는 지주회사와 그 자회사는 직접적인 지배관계 바깥에 있는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공정위는 대성그룹의 이 같은 행위가 일부 소속회사의 부실이 집단 전체로 전이될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지주회사제도의 핵심적 취지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총 6억9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최종적으로 대성산업의 주식을 취득한 대성산업가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이번 조치로 대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된 지주회사제도가 내실있게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주회사 규율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될 경우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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