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전공을 경영학으로 선택하고 대학원 과정을 정책학으로 전공한 나에게 IT기술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처럼 생각했다. 정말 우연히 IT 대기업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가 나의 진로를 바꾸게 될지 당시 상상할 수 없었다.
전 회사 연구원에서 IT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실질적으로 개발에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ICT 융합주제로 많은 논문들에 관심이 생겨 IT 개발자의 길을 걷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현재 대학원과정을 IT 관련과정으로 이수 중에 있다. IT 개발에 대한 기반이 없는 필자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직장을 마치고 학교로 달려가서 수업을 따라 가자니 도무지 내용을 몰라 머리가 멍할 정도로다. 사실 나름 머리가 좋아서 대학원을 공부하면서 남들이 받기 어렵다는 국가장학금을 여러 차례 받은 필자이지만, IT 용어와 수학 앞에서는 그냥 멍청이가 된 기분이다.
그러나 연구소에 재직하면서 JAVA, C언어와 같은 툴과 IT관련 용어를 접해온 필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개발에 대한 개념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비록 개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약간 감만 잡고 있는 나의 인문학적인 시선에서 개발을 바라보았을 때, IT는 마치 철학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철학은 인생의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학문으로 인생의 절대적인 진리를 정의하기란 어렵고 이러한 절대적인 진리에 도달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 개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개발을 위한 코딩작업에 과정에 절대적인 진리란 없다. 함수들의 구성, 문장의 구성…. 인생의 실마리들을 가지고 인생의 답을 찾아가듯이, 개발 또한 이러한 조각들을 가지고 개발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하여 답을 찾아간다.
변증법, 귀납법의 잘못 구성하며 인생의 해답에 오류가 생기듯이 개발할 때도 잘못된 값을 넣으면 올바른 개발결과 나오지 않는다. 이럴 때 철학의 경우 다시 생각하여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는다. 개발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코딩 값들을 살피면서 코딩의 오류들을 찾아 나간다.
많은 생각 끝에 자신만의 인생의 진리를 내놓는다. 마찬가지로 개발 또한 생각 끝에 자기만의 개발결과물을 창조해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 결과물이 반드시 정답인 건만은 아니다. 언제든지 다른 방법으로 수정이 가능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여 말하지만, 개발을 보면 철학과 닮은 점이 많이 있다. 어쩌면 그래서 개발자들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지 모르겠다. 서로 해답을 내는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사회에서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인생의 답을 찾아가듯, 무궁무진한 방법 중에서 하나의 코딩방법으로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짜는 개발과정을 보면. 이제 개발 초짜인 필자에게는 신기할 따름이다.
유성민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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