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발목잡기 급급
동기식 3세대(G) 서비스인 리비전A를 둘러싼 논란이 왜곡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진화는 소비자 후생증대와 산업 발전이란 두 가지 측면이 고려돼야하지만, 최근의 리비전A 논란에서는 이런 본질이 외면 받고 있다. 오히려 경쟁사 발목잡기나 물타기 전략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정작 리비전A를 시작하는 LG텔레콤의 서비스와 전략보다는, SK텔레콤이라는 지배적 사업자의 리비전A 투자에 대한 경쟁사의 반대와 우려만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비전A를 둘러싼 논란은 `800㎒ 대역에서 SK텔레콤의 리비전A 투자 허용 여부'와 `리비전A 식별번호 부여 여부' 등 두 가지다.
SK텔레콤의 리비전A 투자는 비동기식 3G `쇼'에 생존을 건 KTF가 사활을 걸고 반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800㎒란 황금 주파수에서 별다른 대가 없이 리비전A라는 또 다른 3G 서비스를 할 경우,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만 더욱 강화돼 불공정 경쟁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반대 논리다. 간단히 말하면 SK텔레콤의 리비전A 투자는 KTF `쇼'에 걸림돌이 되는 만큼 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아쉬운 것은 논란이 길어지면서 리비전A가 이동통신 시장의 예측을 어렵게 하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사자인 SK텔레콤은 "상황을 봐가며 전략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애매한 입장만, 규제기관인 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리비전A에 대한 주요 통신설비 설치 승인을 요청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원칙만 밝히면서 리비전A는 그야말로 변수가운데 변수가 됐다.
이 때문에 리비전A는 소비자를 위한 네트워크와 서비스 진화라는 측면보다는, 사업자간 경쟁의 전략적 도구로만 부각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리비전A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리비전A 카드를 들고 있는 것만으로 KTF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으며, 이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비전A 신규가입시 010번호만 하용할지, 010을 제외한 식별번호(011, 016, 018, 019)도 허용할지 논란도 본질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KTF는 비동기식 3G와의 형평성과 010번호 통합정책 등을 근거로 리비전A의 식별번호는 010만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리비전A는 기존 1.8㎓ PCS대역에서의 기술 진화이기 때문에, 010만 허용하는 것은 SK텔레콤과 KTF의 EVDO에 010만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리비전A 식별번호 논란은 외견상 KTF와 LG텔레콤간의 대결이지만, 실제로는 KTF와 SK텔레콤간 싸움이다. SK텔레콤이 리비전A 서비스를 하고, 기존 번호로도 리비전A 가입이 가능하게 되면, KTF입장에서는 2100만명의 SK텔레콤 고객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별번호 부여 정책에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점은 리비전A든 WCDMA/HSDPA든 신규서비스의 활성화와 신규서비스로 전환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일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통부는 최근의 리비전A 논란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인식해야 하며, 리비전A가 자칫 사업자간 이전투구의 도구로만 부각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응열기자 uykim@
동기식 3세대(G) 서비스인 리비전A를 둘러싼 논란이 왜곡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진화는 소비자 후생증대와 산업 발전이란 두 가지 측면이 고려돼야하지만, 최근의 리비전A 논란에서는 이런 본질이 외면 받고 있다. 오히려 경쟁사 발목잡기나 물타기 전략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정작 리비전A를 시작하는 LG텔레콤의 서비스와 전략보다는, SK텔레콤이라는 지배적 사업자의 리비전A 투자에 대한 경쟁사의 반대와 우려만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비전A를 둘러싼 논란은 `800㎒ 대역에서 SK텔레콤의 리비전A 투자 허용 여부'와 `리비전A 식별번호 부여 여부' 등 두 가지다.
SK텔레콤의 리비전A 투자는 비동기식 3G `쇼'에 생존을 건 KTF가 사활을 걸고 반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800㎒란 황금 주파수에서 별다른 대가 없이 리비전A라는 또 다른 3G 서비스를 할 경우,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만 더욱 강화돼 불공정 경쟁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반대 논리다. 간단히 말하면 SK텔레콤의 리비전A 투자는 KTF `쇼'에 걸림돌이 되는 만큼 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아쉬운 것은 논란이 길어지면서 리비전A가 이동통신 시장의 예측을 어렵게 하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사자인 SK텔레콤은 "상황을 봐가며 전략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애매한 입장만, 규제기관인 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리비전A에 대한 주요 통신설비 설치 승인을 요청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원칙만 밝히면서 리비전A는 그야말로 변수가운데 변수가 됐다.
이 때문에 리비전A는 소비자를 위한 네트워크와 서비스 진화라는 측면보다는, 사업자간 경쟁의 전략적 도구로만 부각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리비전A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리비전A 카드를 들고 있는 것만으로 KTF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으며, 이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비전A 신규가입시 010번호만 하용할지, 010을 제외한 식별번호(011, 016, 018, 019)도 허용할지 논란도 본질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KTF는 비동기식 3G와의 형평성과 010번호 통합정책 등을 근거로 리비전A의 식별번호는 010만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리비전A는 기존 1.8㎓ PCS대역에서의 기술 진화이기 때문에, 010만 허용하는 것은 SK텔레콤과 KTF의 EVDO에 010만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리비전A 식별번호 논란은 외견상 KTF와 LG텔레콤간의 대결이지만, 실제로는 KTF와 SK텔레콤간 싸움이다. SK텔레콤이 리비전A 서비스를 하고, 기존 번호로도 리비전A 가입이 가능하게 되면, KTF입장에서는 2100만명의 SK텔레콤 고객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별번호 부여 정책에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점은 리비전A든 WCDMA/HSDPA든 신규서비스의 활성화와 신규서비스로 전환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일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통부는 최근의 리비전A 논란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인식해야 하며, 리비전A가 자칫 사업자간 이전투구의 도구로만 부각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