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새인생 싣고 부부가 함께 달려요"
정년퇴직 후 타기 시작해
국내외 자전거 도로 누벼
새로운 코스 블로그 공유
"정년퇴직하고 어느 날 한강변을 산책하다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보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직립자전거(일반 자전거)를 타다가 리컴번트(누워서 타는 자전거)를거쳐 지금은 삼륜(트라이크 : 바퀴가 세 개인 자전거)을 타고 있습니다. 삼륜은 넘어질 염려가 없고, 힘을 효과적으로 배분해 경사가 심한 언덕도 넘을 수 있어 만족하고 타고 있습니다." 정년퇴임 뒤 2005년부터 자전거 타기로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는 이구철(74)씨와 이강희(72)씨는 이렇게 말했다.
1960년에 결혼해 50년간 함께 한 이씨 부부는 인터넷에서 본명보다 `보리스(이구철님)'와 `코니(이강희님)'라는 아이디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 찾아보기 힘든 삼륜을 타는데다 항상 두 명이 같이 다니니 어디를 가도 눈에 띈다. 인터뷰는 한남대교 바로 밑에 있는 고수부지 커피가게에서 진행됐는데 인터뷰 도중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게 앞에 있는 삼륜을 신기한 듯이 한번씩 쳐다봤다.
이구철씨는 "리컴번트 호퍼를 1년 정도 탔는데 코니가 내리막길에서 넘어져서, 더 안전한 자전거를 찾다가 삼륜으로 옮겨가게 됐다"면서 "지금은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불과 3년 전만해도 삼륜을 타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라고 설명했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1969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대에서 통계역학 교수를 역임한 이구철씨는 정년퇴직 뒤 자전거로 새로운 인생을 찾고 있다. 정년퇴직 이전까지 자전거를 타본 적이 거의 없던 부부는 이제 매일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가 됐다.
이강희씨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산책을 많이 했는데 걷는 것은 느릴 뿐 아니라 쉽게 지치는 반면 자전거는 한번에 40~50㎞도 쉽게 갈 수 있어 안 가본 곳을 효과적으로 돌아볼 수 있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여러모로 좋다"라고 자전거 예찬론을 펼쳤다.
뒤늦게 자전거 타는 재미에 빠진 이씨 부부는 비오는 날이나 바람 부는 날에도 자전거를 타기 위해 집안에 자전거 시뮬레이터도 만들어 놓았다. 자전거 바퀴에 센서를 달아 PC와 연결한 뒤 화면을 보면서 운동을 한다.
부부는 삼륜으로 가깝게는 한강고수부지, 영종도, 춘천 호반, 제주도 1100도로를 정복했으며, 멀리는 미국 데스밸리, 크레이크 레이크 등도 완주했다. LA근방 자전거 도로는 현지인들도 놀랄 정도로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다.
자전거 마니아인 이구철씨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이기도 하다. 구글로 새로운 자전거 및 자전거 코스 관련 자료를 찾고, 블로그(blog.naver.com/dcknsk)에 올려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GPS를 구입해 자신만의 자전거 코스 GPS 로그 파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구리시를 에워싸는 일명 화살촉코스, 영종도 일주코스 등은 이구철씨가 찾아낸 자전거 코스다.
인터넷을 항상 활용하는 이구철씨는 국내 인터넷 문화 문제점에 대해서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인터넷은 일반적인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조금만 기술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관련 정보가 거의 없다. 고급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라며 "또 저작자 허락 없이 글을 마음대로 수정해서 옮기는 일, 고약한 댓글을 다는 문화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이공계 교육환경에 대해서도 조언을 했다. "앞으로 물리학과 프로그래밍이 결합된 물리역학이 중요해질텐데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는 따로 교육하고 있다"라며 "일본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강한 것은 디지펜공과대학(워싱턴에 소재한 게임전문대학으로 1990년 닌텐도 지원하에 설립됐다)과 같이 물리역학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곳에서 우수인력을 양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와 일본은 고급수학과 물리의 결합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빨리 이 부문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구철씨는 "물리역학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무료강좌를 하고 있는데 당분간 이것을 계속할 것"이라며 "날이 풀리면 자전거로 미시령, 담양 등을 돌아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강희 씨는 "남편은 언제나 `아임 해피스트 보이 인더 월드(I'm Happiest Boy in the World)'라는 말을 한다. 이렇게 우리는 그동안 순간을 즐기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젊어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지금이 내 인생의 최고 순간이며 앞으로도 이렇게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뒤 삼륜을 타고 한남대교로 떠나는 부부의 뒷모습은 `청춘' 그 자체였다.
이형근기자 bass007@
정년퇴직 후 타기 시작해
국내외 자전거 도로 누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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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하고 어느 날 한강변을 산책하다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보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직립자전거(일반 자전거)를 타다가 리컴번트(누워서 타는 자전거)를거쳐 지금은 삼륜(트라이크 : 바퀴가 세 개인 자전거)을 타고 있습니다. 삼륜은 넘어질 염려가 없고, 힘을 효과적으로 배분해 경사가 심한 언덕도 넘을 수 있어 만족하고 타고 있습니다." 정년퇴임 뒤 2005년부터 자전거 타기로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는 이구철(74)씨와 이강희(72)씨는 이렇게 말했다.
1960년에 결혼해 50년간 함께 한 이씨 부부는 인터넷에서 본명보다 `보리스(이구철님)'와 `코니(이강희님)'라는 아이디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 찾아보기 힘든 삼륜을 타는데다 항상 두 명이 같이 다니니 어디를 가도 눈에 띈다. 인터뷰는 한남대교 바로 밑에 있는 고수부지 커피가게에서 진행됐는데 인터뷰 도중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게 앞에 있는 삼륜을 신기한 듯이 한번씩 쳐다봤다.
이구철씨는 "리컴번트 호퍼를 1년 정도 탔는데 코니가 내리막길에서 넘어져서, 더 안전한 자전거를 찾다가 삼륜으로 옮겨가게 됐다"면서 "지금은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불과 3년 전만해도 삼륜을 타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라고 설명했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1969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대에서 통계역학 교수를 역임한 이구철씨는 정년퇴직 뒤 자전거로 새로운 인생을 찾고 있다. 정년퇴직 이전까지 자전거를 타본 적이 거의 없던 부부는 이제 매일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가 됐다.
이강희씨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산책을 많이 했는데 걷는 것은 느릴 뿐 아니라 쉽게 지치는 반면 자전거는 한번에 40~50㎞도 쉽게 갈 수 있어 안 가본 곳을 효과적으로 돌아볼 수 있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여러모로 좋다"라고 자전거 예찬론을 펼쳤다.
뒤늦게 자전거 타는 재미에 빠진 이씨 부부는 비오는 날이나 바람 부는 날에도 자전거를 타기 위해 집안에 자전거 시뮬레이터도 만들어 놓았다. 자전거 바퀴에 센서를 달아 PC와 연결한 뒤 화면을 보면서 운동을 한다.
부부는 삼륜으로 가깝게는 한강고수부지, 영종도, 춘천 호반, 제주도 1100도로를 정복했으며, 멀리는 미국 데스밸리, 크레이크 레이크 등도 완주했다. LA근방 자전거 도로는 현지인들도 놀랄 정도로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다.
자전거 마니아인 이구철씨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이기도 하다. 구글로 새로운 자전거 및 자전거 코스 관련 자료를 찾고, 블로그(blog.naver.com/dcknsk)에 올려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GPS를 구입해 자신만의 자전거 코스 GPS 로그 파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구리시를 에워싸는 일명 화살촉코스, 영종도 일주코스 등은 이구철씨가 찾아낸 자전거 코스다.
인터넷을 항상 활용하는 이구철씨는 국내 인터넷 문화 문제점에 대해서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인터넷은 일반적인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조금만 기술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관련 정보가 거의 없다. 고급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라며 "또 저작자 허락 없이 글을 마음대로 수정해서 옮기는 일, 고약한 댓글을 다는 문화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이공계 교육환경에 대해서도 조언을 했다. "앞으로 물리학과 프로그래밍이 결합된 물리역학이 중요해질텐데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는 따로 교육하고 있다"라며 "일본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강한 것은 디지펜공과대학(워싱턴에 소재한 게임전문대학으로 1990년 닌텐도 지원하에 설립됐다)과 같이 물리역학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곳에서 우수인력을 양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와 일본은 고급수학과 물리의 결합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빨리 이 부문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구철씨는 "물리역학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무료강좌를 하고 있는데 당분간 이것을 계속할 것"이라며 "날이 풀리면 자전거로 미시령, 담양 등을 돌아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강희 씨는 "남편은 언제나 `아임 해피스트 보이 인더 월드(I'm Happiest Boy in the World)'라는 말을 한다. 이렇게 우리는 그동안 순간을 즐기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젊어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지금이 내 인생의 최고 순간이며 앞으로도 이렇게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뒤 삼륜을 타고 한남대교로 떠나는 부부의 뒷모습은 `청춘' 그 자체였다.
이형근기자 bass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