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4월 17일
장소 : 디지털타임스 회의실
대담 : 이정욱 편집국 부국장
오는 21일 제34회 과학의 날은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날이다. 정부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학기술 훈·포장 제도를 마련, 과학기술 유공자에게 처음으로 수여하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올해 연구개발 예산(정부예산의 4.4%)을 크게 늘려 과학기술을 집중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 그만큼 과학기술부의 책임은 크고, 할 일은 많다. 본지 편집국 이정욱 부국장이 최근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부임한 김영환 장관을 만나 과학기술계의 현안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책과 과학기술 육성계획 등을 들어 봤다.
- 국회 상임위(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활동을 통해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노력을 보여줬는데 이제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가장 먼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과학기술을 사회의 중심, 국정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안정적 경제성장은 물론,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건설과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인력 양성, 연구환경의 안정, 국가 지원정책, 국민들의 지지가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국가혁신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과학기술계의 사기진작으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한편 국민들의 경제적 지원에 보답하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체제를 구축하고, 국민들 역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참여와 지지를 보내는 ’국민과 함께 하는 과학기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사이언스 북 스타트(Science Book Start)’ 운동을 펼칠 생각이다. 과학기술자들이 한권의 과학책을 국민들에게 보내는 운동이다.”
- 정보기술(IT)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부 부처들이 제각기 IT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이로 인해 부처간의 밥그릇싸움이 잦고 중복투자의 우려가 높다. IT도 과학기술의 한 분야인데, 과기부가 종합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 과기부는 어떤 IT 육성책을 가지고 있는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나의 연구에 5.8개 부처가 관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정보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됨에 따라 부처간 업무경계가 모호해지고 소관업무를 둘러싼 갈등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산업육성에 대한 부처간 역할 조정은 국무회의 등에서 다루어야 하겠지만, 과기부는 IT 고도화와 연구개발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국가연구개발조사평가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IT분야 전체 지원규모는 1조 6985억원이다. 과기부는 올해 광기술, 비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먼인터페이스 등 IT분야(NT 제외)에 102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원천기술 빈국의 오명을 씻고 기술무역적자 추세를 완화하기 위해 IT 원천기술 확보와 기초연구 활성화, 우수 연구인력 양성 등 고유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IT원천기술개발계획’을 수립 시행할 예정이다.”
-장관은 취임 후 과학 대중화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고, 서울대공원에서 과학기술 홍보 가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특별히 과학 대중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는 사회구조 실현을 위해 국민들의 관심을 과학기술에 우선 순위로 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과학기술부는 홈페이지와 이메일클럽을 통해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과학기술정책 배심원 또는 합의회의’(가칭) 등을 통해 정책 형성과정에서 일반시민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과학기술부가 최근 과학 전문 인터넷방송국을 개국한 데 이어, 정부와 여당이 케이블방송 또는 디지털위성방송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과학 위성채널은 국민의 과학기술문화 창달을 위한 효과적인 매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또 정부가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민간에서 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일 개국한 과학 인터넷방송국의 운영을 통해 양질의 과학 콘텐츠 및 시청자를 확보해 과학위성채널 설립에 대비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과학위성채널을 설립하는 것이 타당한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과학관은 수도권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너무 좁고 낡았다. 한편에서는 현 위치에 새로운 건물을 짓자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립중앙과학관을 과천으로 옮기자는 의견도 있다.
“선진 외국의 경우 과학관은 박물관, 미술관과 함께 수도권에 위치해 외국 관람객에게 그 나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관광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의 서울과학관은 부지가 협소해 충분한 규모의 확충 건설이 곤란하고, 대전의 국립중앙과학관은 중부이남지역의 주민을 위한 과학 대중화의 장으로 역할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도권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국립서울과학관’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현재 진행중인 건립타당성 조사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을 지원하면서 계속사업의 경우 탈락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다. 평가제도가 부실하기 때문이 아닌가.
“연구를 객관적으로 엄정하게 평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과학기술평가원의 평가체계를 다시 검토 중이다. 현재 창의사업을 포함한 특정연구개발사업의 모든 계속사업에 대해 매년 5%를 탈락시키는 강제탈락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구결과가 미흡한 과제에 대해서는 탈락강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현재의 PBS는 운영상의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예를 들어 성과가 잘 나지 않는 기초연구에 무리하게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동안 운영과정에서 과제선정시 출연(연)에 불리한 점, 인건비 확보를 위해 과다한 수주활동을 해야 한다는 애로점, 그리고 기관운영 간접비와 연간 연구원의 인건비 보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제도를 개선했다. 또 PBS 제도가 과기부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고 출연연구기관의 고유사업비 비중이 감소되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PBS제도를 여타 부처로 확대되도록 ‘국가연구개발사업공동관리규정’(가칭)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출연기관의 기관고유사업비는 출연(연)의 기능정립 등과 연계되도록 검토할 계획이다.”
-결국 연구의 효율성이 문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 등을 보면 연구개발 투자는 세계 10위권인데, 과학기술 28위 권이다. 이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IMD 순위가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산출의 효율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정책수립시 우리나라의 취약점을 감안하기 위한 참고자료가 되고 있다. IMD 평가항목중 우리나라의 순위가 낮은 항목들은 기업경영자들이 느끼는 우리나라의 취약점으로서 정부가 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는 IMD 정책수립시 평가결과에서 취약점으로 나타난 항목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 기획예산처에서 15개 출연(연)의 기관 고유사업비를 지급하지 않아, 과학기술노조 등이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기획예산처 경영혁신 과정에서 출연(연)중 15개 기관에 대해 경영혁신의 부진을 이유로 기관고유사업비를 수시배정항목으로 결정했고, 현재 지급을 유보하고 있다. 과기부 산하 8개 기관은 지난해 경영혁신을 완료해 연구비가 지급된다. 경영혁신이 완료된 타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경영혁신이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돼 유보된 연구비를 배정받도록 유도하겠다. 노조를 포함한 출연(연) 연구원들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과학기술자로서의 긍지, 자존심, 사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관련부처와 협의·수립해, 올 7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 정부는 생명윤리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다. 생명윤리를 존중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생명공학자들에게 인간배아복제 등에 대해 법을 통한 면제부를 주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97년 복제양 돌리, 99년 복제소 영롱이 등 동물복제 기술이 급속히 발전되면서 유전병 치료, 장기생산, 불임치료 등 복제기술에 대한 관심과 연구활동이 증가되고 있다. 그런데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은 인간복제 금지를 주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인간 수정란의 조작·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영국은 배아간세포연구를 위한 배아복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은 수정란조작 및 배아 연구는 허용하나, 배아의 태내이식과 인간복제는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과학기술부장관 소속으로 ‘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중에 있다. 인문·사회과학자, 시민단체, 종교계, 생명과학자 등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갖춘 20인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현재까지 10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이 위원회는 2001년 상반기중에 생명윤리에 관한 정부건의안을 제출하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한 법률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4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거치면서, 과학기술 협력에 대한 논의는 한번도 없었다. 그만큼 과학기술 의제는 다른 의제에 밀리고 있다. 장관은 남북과학기술협력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또 얼마전 밝힌 ‘복제소 북한 보내기’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남북간 과학기술 교류는 탈정치적이고,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으로 통일을 앞당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북한 경제가 너무 어려워 지금까지 과학기술이 남북협력의 의제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으나, 북한도 과학기술이 경제회생의 근본임을 알고 있으므로 조만간 협력이 활성화될 것이다. 현재 정부는 북한 현안인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슈퍼옥수수 개발, 북한 적응형 농약개발 과제와 컴퓨터소프트웨어 공동연구 등 기술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공동연구, 생물자원 조사, 임진강유역 수해방지를 위한 기상협력 등을 적극 협의·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재 설치·운영중인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과학기술시찰단 상호방문’, ‘통일과학문화축전 개최’ 등을 협의해 남북 과학기술자 및 청소년간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남북과학기술교류·협력실무협의회‘를 설치해 보다 체계적으로 협력사업을 발굴·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복제소는 생명공학 연구 차원의 교류로 생각해 본 것으로 남북간 합의된 바는 없다. 또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
<정리=홍대길기자>
장소 : 디지털타임스 회의실
대담 : 이정욱 편집국 부국장
오는 21일 제34회 과학의 날은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날이다. 정부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학기술 훈·포장 제도를 마련, 과학기술 유공자에게 처음으로 수여하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올해 연구개발 예산(정부예산의 4.4%)을 크게 늘려 과학기술을 집중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 그만큼 과학기술부의 책임은 크고, 할 일은 많다. 본지 편집국 이정욱 부국장이 최근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부임한 김영환 장관을 만나 과학기술계의 현안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책과 과학기술 육성계획 등을 들어 봤다.
- 국회 상임위(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활동을 통해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노력을 보여줬는데 이제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가장 먼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과학기술을 사회의 중심, 국정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안정적 경제성장은 물론,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건설과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인력 양성, 연구환경의 안정, 국가 지원정책, 국민들의 지지가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국가혁신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과학기술계의 사기진작으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한편 국민들의 경제적 지원에 보답하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체제를 구축하고, 국민들 역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참여와 지지를 보내는 ’국민과 함께 하는 과학기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사이언스 북 스타트(Science Book Start)’ 운동을 펼칠 생각이다. 과학기술자들이 한권의 과학책을 국민들에게 보내는 운동이다.”
- 정보기술(IT)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부 부처들이 제각기 IT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이로 인해 부처간의 밥그릇싸움이 잦고 중복투자의 우려가 높다. IT도 과학기술의 한 분야인데, 과기부가 종합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 과기부는 어떤 IT 육성책을 가지고 있는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나의 연구에 5.8개 부처가 관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정보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됨에 따라 부처간 업무경계가 모호해지고 소관업무를 둘러싼 갈등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산업육성에 대한 부처간 역할 조정은 국무회의 등에서 다루어야 하겠지만, 과기부는 IT 고도화와 연구개발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국가연구개발조사평가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IT분야 전체 지원규모는 1조 6985억원이다. 과기부는 올해 광기술, 비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먼인터페이스 등 IT분야(NT 제외)에 102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원천기술 빈국의 오명을 씻고 기술무역적자 추세를 완화하기 위해 IT 원천기술 확보와 기초연구 활성화, 우수 연구인력 양성 등 고유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IT원천기술개발계획’을 수립 시행할 예정이다.”
-장관은 취임 후 과학 대중화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고, 서울대공원에서 과학기술 홍보 가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특별히 과학 대중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는 사회구조 실현을 위해 국민들의 관심을 과학기술에 우선 순위로 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과학기술부는 홈페이지와 이메일클럽을 통해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과학기술정책 배심원 또는 합의회의’(가칭) 등을 통해 정책 형성과정에서 일반시민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과학기술부가 최근 과학 전문 인터넷방송국을 개국한 데 이어, 정부와 여당이 케이블방송 또는 디지털위성방송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과학 위성채널은 국민의 과학기술문화 창달을 위한 효과적인 매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또 정부가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민간에서 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일 개국한 과학 인터넷방송국의 운영을 통해 양질의 과학 콘텐츠 및 시청자를 확보해 과학위성채널 설립에 대비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과학위성채널을 설립하는 것이 타당한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과학관은 수도권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너무 좁고 낡았다. 한편에서는 현 위치에 새로운 건물을 짓자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립중앙과학관을 과천으로 옮기자는 의견도 있다.
“선진 외국의 경우 과학관은 박물관, 미술관과 함께 수도권에 위치해 외국 관람객에게 그 나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관광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의 서울과학관은 부지가 협소해 충분한 규모의 확충 건설이 곤란하고, 대전의 국립중앙과학관은 중부이남지역의 주민을 위한 과학 대중화의 장으로 역할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도권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국립서울과학관’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현재 진행중인 건립타당성 조사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을 지원하면서 계속사업의 경우 탈락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다. 평가제도가 부실하기 때문이 아닌가.
“연구를 객관적으로 엄정하게 평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과학기술평가원의 평가체계를 다시 검토 중이다. 현재 창의사업을 포함한 특정연구개발사업의 모든 계속사업에 대해 매년 5%를 탈락시키는 강제탈락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구결과가 미흡한 과제에 대해서는 탈락강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현재의 PBS는 운영상의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예를 들어 성과가 잘 나지 않는 기초연구에 무리하게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동안 운영과정에서 과제선정시 출연(연)에 불리한 점, 인건비 확보를 위해 과다한 수주활동을 해야 한다는 애로점, 그리고 기관운영 간접비와 연간 연구원의 인건비 보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제도를 개선했다. 또 PBS 제도가 과기부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고 출연연구기관의 고유사업비 비중이 감소되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PBS제도를 여타 부처로 확대되도록 ‘국가연구개발사업공동관리규정’(가칭)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출연기관의 기관고유사업비는 출연(연)의 기능정립 등과 연계되도록 검토할 계획이다.”
-결국 연구의 효율성이 문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 등을 보면 연구개발 투자는 세계 10위권인데, 과학기술 28위 권이다. 이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IMD 순위가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산출의 효율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정책수립시 우리나라의 취약점을 감안하기 위한 참고자료가 되고 있다. IMD 평가항목중 우리나라의 순위가 낮은 항목들은 기업경영자들이 느끼는 우리나라의 취약점으로서 정부가 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는 IMD 정책수립시 평가결과에서 취약점으로 나타난 항목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 기획예산처에서 15개 출연(연)의 기관 고유사업비를 지급하지 않아, 과학기술노조 등이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기획예산처 경영혁신 과정에서 출연(연)중 15개 기관에 대해 경영혁신의 부진을 이유로 기관고유사업비를 수시배정항목으로 결정했고, 현재 지급을 유보하고 있다. 과기부 산하 8개 기관은 지난해 경영혁신을 완료해 연구비가 지급된다. 경영혁신이 완료된 타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경영혁신이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돼 유보된 연구비를 배정받도록 유도하겠다. 노조를 포함한 출연(연) 연구원들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과학기술자로서의 긍지, 자존심, 사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관련부처와 협의·수립해, 올 7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 정부는 생명윤리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다. 생명윤리를 존중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생명공학자들에게 인간배아복제 등에 대해 법을 통한 면제부를 주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97년 복제양 돌리, 99년 복제소 영롱이 등 동물복제 기술이 급속히 발전되면서 유전병 치료, 장기생산, 불임치료 등 복제기술에 대한 관심과 연구활동이 증가되고 있다. 그런데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은 인간복제 금지를 주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인간 수정란의 조작·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영국은 배아간세포연구를 위한 배아복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은 수정란조작 및 배아 연구는 허용하나, 배아의 태내이식과 인간복제는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과학기술부장관 소속으로 ‘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중에 있다. 인문·사회과학자, 시민단체, 종교계, 생명과학자 등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갖춘 20인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현재까지 10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이 위원회는 2001년 상반기중에 생명윤리에 관한 정부건의안을 제출하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한 법률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4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거치면서, 과학기술 협력에 대한 논의는 한번도 없었다. 그만큼 과학기술 의제는 다른 의제에 밀리고 있다. 장관은 남북과학기술협력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또 얼마전 밝힌 ‘복제소 북한 보내기’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남북간 과학기술 교류는 탈정치적이고,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으로 통일을 앞당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북한 경제가 너무 어려워 지금까지 과학기술이 남북협력의 의제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으나, 북한도 과학기술이 경제회생의 근본임을 알고 있으므로 조만간 협력이 활성화될 것이다. 현재 정부는 북한 현안인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슈퍼옥수수 개발, 북한 적응형 농약개발 과제와 컴퓨터소프트웨어 공동연구 등 기술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공동연구, 생물자원 조사, 임진강유역 수해방지를 위한 기상협력 등을 적극 협의·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재 설치·운영중인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과학기술시찰단 상호방문’, ‘통일과학문화축전 개최’ 등을 협의해 남북 과학기술자 및 청소년간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남북과학기술교류·협력실무협의회‘를 설치해 보다 체계적으로 협력사업을 발굴·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복제소는 생명공학 연구 차원의 교류로 생각해 본 것으로 남북간 합의된 바는 없다. 또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
<정리=홍대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