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예술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서비스이자, 비즈니스입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업계에 몸담아온 윤기영 사장은 디자인을 이렇게 정의했다. 국내 디자인 회사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디자인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디자인은 제품이나 상품 또는 그 무언가를 제대로 포장해서 사용자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것. 따라서 극단적으로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되어버리면, 그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킴은 물론 상업적으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디자인 벤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윤사장도 그간 걸어온 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니었다. 그는 89년 창업 당시 이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 등을 모두 합친 단돈 3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 돈으로 사무실을 얻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에 자기 집 차고를 사무실로 개조해 사용했다. 그런데 차고 앞에 정화조가 있어서 여름에는 사무실에 ‘이상한 냄새’가 진동을 하기도 했다.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라며 그는 웃었다.
그렇게 처음 2년 정도는 닥치는대로 브로셔도 만들고, 그래픽 작업도 하면서 서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서체를 출시했지만 사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서체를 돈 주고 산다는 인식이 없었던 데다 가격도 100만원으로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타협하지 않았다. 가격도 내리지 않고 계속 폰트 개발에 매달렸다. 그래픽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체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었기에, 다행히 수요가 점차로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그는 다시 한번 시련을 겪어야 했다. 관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40억원대이던 매출이 12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매출의 안정성을 위해 서체 외의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99년 디자인 캐릭터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완패였다. 그가 디자인과 서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캐릭터 사업에 대해서는 꿰지 못했다. 두 사업은 기본 생리부터가 달랐다. 서체 사업이 중간재 사업에 해당한다면, 캐릭터 사업은 최종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사업이었다.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을 맞춰야 했고, 최종소비자까지의 중간 단계도 신경써야 했다.
결국 그는 지난해 8월 신규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손실 처리를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매년 30~40%이던 순이익률이 지난해 10%대로 뚝 떨어졌다. 그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뤘다고 생각한다. “잘 모르는 것은 하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또 남들이 하는 것을 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서체를 중심으로 이와 연관된 사업만 진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운영중인 웹사이트 ‘디자인정글(www.jungle.co.kr)’도 그렇고, 올 초 개발한 ‘파워 프리젠테이션’도 서체 기반의 사업들이다. 윤사장은 올 하반기에는 e―북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디지털 매체로 글을 보는 것에 무리가 있습니다. 폰트 자체가 거칠어 눈에 피로도가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교하고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서체가 필요합니다.” 그는 서체 개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상진기자>
* 약력
59년3월 강원도 양구 출생
83년2월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88년9월 뉴욕, 디자인 프라트 인스티튜트 대학원 (Graduate School of Design Pratt Institute, New York)석사,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
88년10월 광고대행사 삼희기획 입사
89년12월 윤디자인연구소 설립
93년11월 과학기술처 폰트센타 심사위원
미국 ATPI 멤버
94년3월 연세대 최고경영자 과정수료
현재 윤디자인연구소 대표이사, 고려대 경영대학원 재학중
디자인은 제품이나 상품 또는 그 무언가를 제대로 포장해서 사용자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것. 따라서 극단적으로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되어버리면, 그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킴은 물론 상업적으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디자인 벤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윤사장도 그간 걸어온 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니었다. 그는 89년 창업 당시 이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 등을 모두 합친 단돈 3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 돈으로 사무실을 얻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에 자기 집 차고를 사무실로 개조해 사용했다. 그런데 차고 앞에 정화조가 있어서 여름에는 사무실에 ‘이상한 냄새’가 진동을 하기도 했다.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라며 그는 웃었다.
그렇게 처음 2년 정도는 닥치는대로 브로셔도 만들고, 그래픽 작업도 하면서 서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서체를 출시했지만 사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서체를 돈 주고 산다는 인식이 없었던 데다 가격도 100만원으로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타협하지 않았다. 가격도 내리지 않고 계속 폰트 개발에 매달렸다. 그래픽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체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었기에, 다행히 수요가 점차로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그는 다시 한번 시련을 겪어야 했다. 관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40억원대이던 매출이 12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매출의 안정성을 위해 서체 외의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99년 디자인 캐릭터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완패였다. 그가 디자인과 서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캐릭터 사업에 대해서는 꿰지 못했다. 두 사업은 기본 생리부터가 달랐다. 서체 사업이 중간재 사업에 해당한다면, 캐릭터 사업은 최종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사업이었다.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을 맞춰야 했고, 최종소비자까지의 중간 단계도 신경써야 했다.
결국 그는 지난해 8월 신규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손실 처리를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매년 30~40%이던 순이익률이 지난해 10%대로 뚝 떨어졌다. 그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뤘다고 생각한다. “잘 모르는 것은 하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또 남들이 하는 것을 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서체를 중심으로 이와 연관된 사업만 진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운영중인 웹사이트 ‘디자인정글(www.jungle.co.kr)’도 그렇고, 올 초 개발한 ‘파워 프리젠테이션’도 서체 기반의 사업들이다. 윤사장은 올 하반기에는 e―북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디지털 매체로 글을 보는 것에 무리가 있습니다. 폰트 자체가 거칠어 눈에 피로도가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교하고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서체가 필요합니다.” 그는 서체 개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상진기자>
* 약력
59년3월 강원도 양구 출생
83년2월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88년9월 뉴욕, 디자인 프라트 인스티튜트 대학원 (Graduate School of Design Pratt Institute, New York)석사,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
88년10월 광고대행사 삼희기획 입사
89년12월 윤디자인연구소 설립
93년11월 과학기술처 폰트센타 심사위원
미국 ATPI 멤버
94년3월 연세대 최고경영자 과정수료
현재 윤디자인연구소 대표이사, 고려대 경영대학원 재학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