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의 저력 및 매력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국내서는 비록 전국 단관 개봉되는 처량한 신세지만, 본국에서는 380만 명에 가까운 프랑스인들이 찾았다. 작년 프랑스 박스 오피스에서, 이 작품은 무려 1000만 이상을 동원한 1위작 ’택시 2’와, 화제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식스 센스’, ’글래디에이터’, ’토이 스토리 2’, ’미션 임파서블 2’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작품성 또한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올해 프랑스의 오스카 상인 세자르 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남녀 조연상 4개 부문을 거머쥐었다. ’와호장룡’에 밀려 수상엔 실패했지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후보지명 된 바 있다.
’타인의 취향’은 한번쯤은 멈춰 서서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할 캐릭터 드라마이자 관계의 코믹 드라마이다. 영화의 참맛은 따라서 때론 어긋나고 때론 화합하는 등장인물들의 상호작용을 음미할 때 우러난다. 중심인물은 여느 영화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미남미녀가 아닌 중년의 두 남녀, 카스텔라(장-피에르 바크리)와 클라라(안느 알바로). 그들을 축으로 브루노(알랭 샤바), 프랑크(제라르 랑뱅), 마니(아녜스 자우이) 등이 포진하고 있다. 한결 같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면서 각양각색의 취향과 개성을 지닌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이다.
카스텔라는 잘 나가는 중소기업 사장이건만 부하직원에게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받기 일쑤다. 설상가상 남편의 취향에 아랑곳없는 아내 앙젤리크(크리스티안느 밀레)로부터는 살찐다고 구박받곤 한다. 교양이 부족하고 다소 경박하지만 가식 없는 그에게 어느 날, 사랑의 이름으로 변화의 계기가 주어진다. 그저 조카가 나온다는 이유로 아내와 함께 마지못해 간 연극의 여주인공 클라라의 열연에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큰 감명을 받아 완전히 매료된 것. 알고 보니 클라라는 영어를 개인교습받기 위해 만났던 바로 그 여인 아닌가. 집세를 걱정해야 할만큼 늘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지만 여성으로서, 예술가로서 자존심은 꼿꼿이 지킬 줄 아는 노처녀...
카스텔라는 클라라에게 사랑 공세를 펼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가면서 자신의 숨겨진 취향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서서히 변화해간다. 클라라가 마침내 자신의 선입견을 접고 그에게 마음문을 활짝 열 때까지. 그 과정이 참으로 눈물겨우면서도 유쾌하다. 감동적이기조차 하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다름 아닌 우리들의 그것이라는 느낌 탓에 마치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듯이 정겹다. 그들에게서 연유하는 뉘앙스의 맛깔이 여간 진하질 않다. 이러한 미덕들 덕분에 스타도 액션도 특수 효과도 없는, 어찌 보면 심심할 수 있을 영화가 매혹적으로 다가선다. 혹 우리에게 자리하고 있는 편견의 흔적을 감지하고 당황할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타인의 취향을 과연 얼마나 존중해주고 있는 걸까, 하고...
<전찬일 영화 평론가 chohye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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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또한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올해 프랑스의 오스카 상인 세자르 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남녀 조연상 4개 부문을 거머쥐었다. ’와호장룡’에 밀려 수상엔 실패했지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후보지명 된 바 있다.
’타인의 취향’은 한번쯤은 멈춰 서서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할 캐릭터 드라마이자 관계의 코믹 드라마이다. 영화의 참맛은 따라서 때론 어긋나고 때론 화합하는 등장인물들의 상호작용을 음미할 때 우러난다. 중심인물은 여느 영화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미남미녀가 아닌 중년의 두 남녀, 카스텔라(장-피에르 바크리)와 클라라(안느 알바로). 그들을 축으로 브루노(알랭 샤바), 프랑크(제라르 랑뱅), 마니(아녜스 자우이) 등이 포진하고 있다. 한결 같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면서 각양각색의 취향과 개성을 지닌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이다.
카스텔라는 잘 나가는 중소기업 사장이건만 부하직원에게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받기 일쑤다. 설상가상 남편의 취향에 아랑곳없는 아내 앙젤리크(크리스티안느 밀레)로부터는 살찐다고 구박받곤 한다. 교양이 부족하고 다소 경박하지만 가식 없는 그에게 어느 날, 사랑의 이름으로 변화의 계기가 주어진다. 그저 조카가 나온다는 이유로 아내와 함께 마지못해 간 연극의 여주인공 클라라의 열연에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큰 감명을 받아 완전히 매료된 것. 알고 보니 클라라는 영어를 개인교습받기 위해 만났던 바로 그 여인 아닌가. 집세를 걱정해야 할만큼 늘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지만 여성으로서, 예술가로서 자존심은 꼿꼿이 지킬 줄 아는 노처녀...
카스텔라는 클라라에게 사랑 공세를 펼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가면서 자신의 숨겨진 취향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서서히 변화해간다. 클라라가 마침내 자신의 선입견을 접고 그에게 마음문을 활짝 열 때까지. 그 과정이 참으로 눈물겨우면서도 유쾌하다. 감동적이기조차 하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다름 아닌 우리들의 그것이라는 느낌 탓에 마치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듯이 정겹다. 그들에게서 연유하는 뉘앙스의 맛깔이 여간 진하질 않다. 이러한 미덕들 덕분에 스타도 액션도 특수 효과도 없는, 어찌 보면 심심할 수 있을 영화가 매혹적으로 다가선다. 혹 우리에게 자리하고 있는 편견의 흔적을 감지하고 당황할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타인의 취향을 과연 얼마나 존중해주고 있는 걸까, 하고...
<전찬일 영화 평론가 chohye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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