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년 스위스에서 지적재산권보호 국제협동사무국(BIRPI)이 만들어진 이래, 과학· 문학· 예술분야의 지적창작물을 보호하는 법· 제도가 발전하는 속도만큼 이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기술 또한 눈부시게(?) 성장해 왔다.
헛점투성이 법·제도를 미더워하지 못한 일부 콘텐츠 창작자들은 독자적으로 더욱 단단한 방패를 만들었다. 바로 복제방지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복제방지기술은 실상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쪽에 더욱 가깝다.
한동안 콘텐츠 사용자 인증기술은 콘텐츠도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해결사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작년 말 발생한 ‘B양 사건’은 이 콘텐츠 사용자 인증기술에 대한 환상이 너무 성급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했다.
이른바 ‘B양 동영상’파일이 등장한 것은 작년 12월 22일. 35초짜리 맛뵈기에 이어 등장한 40분짜리 원본동영상은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이 탑재돼 있어 일부만 볼 수 있었지만, 불과 3일만에 무장해제 당했다.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은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비즈니스를 가능케 하고 인증시스템에 연결해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재생· 실행할 수 없지만, 누구든지 내려받을 수 있고 전송· 복사할 수 있는 백도어가 존재했다.
이후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CD롬· DVD(디지털다기능디스크)롬 등 광저장매체에 하드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을 적용해 인증된 사용자가 아니라면 재생· 실행은 물론 전송· 복사조차 할 수 없도록 하는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CD Protection)은 크게 하드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과 소프트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을 가진 업체로 미국 마크로비전(www.macrovision.com)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98년 8월 CD롬 복제방지솔루션인 ‘세이프 디스크(SAFEDISC)’를 선보였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 기술은 원래 영국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 개발업체인 씨-딜라(C―Dilla)가 개발한 것이고, 마크로비전이 가능성을 보고 이를 인수한 것이다.
이 기술은 복사· 전송이 되지 않는 00000001.tmp, clcd16.dll 등 특수 파일들을 원본CD에 넣어놓은 방식이다. 그러나 출시된지 오래됐고, 크래커들의 집중적인 공략으로 중급정도의 컴퓨터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원본CD를 금방 복사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먼저 관련제품을 출시한만큼 시장장악력이 매우 높다. 디아블로2· 팔콘4· 맥워리어3· 레인보우6· 워존6· 비바풋볼· 롤러코스터타이푼· NBA인사이드 드라이브 2000 등 약 60여종에 달하는 세계적인 게임CD가 이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굳이 이 솔루션의 경쟁업체를 꼽으라면 그리스 MLS 레이저락 인터내셔널(www.laserlock.com) 정도를 들 수 있다. ‘레이저락’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원본CD 루트 디렉토리에 ‘레이저락’이라는 히든디렉토리를 만들어 놓는 방식이다.
메시나· 메트로폴리스· 재기드얼라이언스2· 아웃캐스트· 슈고 등의 게임이 이 기술을 탑재, 원본CD 불법복제를 막고 있다.
물론 이들 기술은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에 비해서는 복제방지성능이 뛰어나고, 기존 광저장매체 제조시설을 교체하지 않는 장점은 있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백도어가 존재한다.
일례로 세이프디스크는 블라인드리드· 디덤프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원본CD로 복제CD를 만들 수 있다. 또 제네릭 세이프디스크 패치, 대몬 툴스 등을 이용하면 복제CD에 담겨 있는 게임 또는 동영상을 실행시킬 수 있다.
이에 마크로비전은 작년 9월 이 솔루션을 보다 강화한 ‘세이프디스크2’를 선보였지만, 이 솔루션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몇달만에 복제방지기술 구현방법은 물론 이를 피해나갈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된 상태다.
크래커들의 집요한 공격에 MLS 레이저락 인터내셔널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LL32ICA 제네릭 레이저락 패치 또는 레이저락 임포트 픽서 등을 사용하면 복제방지기술을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 있다. 물론 복제CD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소프트웨어적인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을 보완한 것이 바로 하드웨어적인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이다. 이 분야는 한국과 일본이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업체로는 지난 4월 관련 기술을 선보인 쎄텍(www.settec.co.kr 대표 승흥찬)이 있다. 1997년에 설립된 이 업체는 2년동안의 개발기간을 거쳐 ‘알파 디스크’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디스크 제조공정에서 원본임을 증명하는 특수한 구조의 기호(Signature)와 이를 인식해 원본사용을 인증해주는 정보영역이 임의의 위치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입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콘텐츠 재가공판매업체인 나노엔터테인먼트(www.nano.co.kr 대표 신동우)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DVD롬 드라이브와 호환되면서 복제방지기술이 적용된 광저장매체인 DXD(Digitla eXtended Disc)를 국내외에 선보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한 오는 9월에 알파 디스크 기술이 적용된 CD를 선보일 방침이며, 연말에는 가정용 DVD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으면서 불법복제방지기술이 탑재된 광저장매체의 베타버전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하드웨어적인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은 일본 에드-컨트리브(www.ed―contrive.co.jp)사의 ‘링 프로텍트(Ring PROTECH)’다. 이 기술도 디스크 제조공정상에 눈에 보일 정도로 데이터가 없는 트랙을 만들어 복제방지를 한 것이다.
이처럼 돼 있을 경우, 일반적으로 디스크 읽기를 할 수 없지만 링 프로텍트는 디스크 어느 부분에 데이터가 없는 트랙이 있음을 알려주는 정보를 같이 기입해 두어, 드라이브에서 이를 인지하고 건너뛰게 된다.
이들 업체 이외에도 전세계에는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을 개발중인 업체는 10여개 달한다.
<문대영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헛점투성이 법·제도를 미더워하지 못한 일부 콘텐츠 창작자들은 독자적으로 더욱 단단한 방패를 만들었다. 바로 복제방지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복제방지기술은 실상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쪽에 더욱 가깝다.
한동안 콘텐츠 사용자 인증기술은 콘텐츠도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해결사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작년 말 발생한 ‘B양 사건’은 이 콘텐츠 사용자 인증기술에 대한 환상이 너무 성급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했다.
이른바 ‘B양 동영상’파일이 등장한 것은 작년 12월 22일. 35초짜리 맛뵈기에 이어 등장한 40분짜리 원본동영상은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이 탑재돼 있어 일부만 볼 수 있었지만, 불과 3일만에 무장해제 당했다.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은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비즈니스를 가능케 하고 인증시스템에 연결해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재생· 실행할 수 없지만, 누구든지 내려받을 수 있고 전송· 복사할 수 있는 백도어가 존재했다.
이후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CD롬· DVD(디지털다기능디스크)롬 등 광저장매체에 하드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을 적용해 인증된 사용자가 아니라면 재생· 실행은 물론 전송· 복사조차 할 수 없도록 하는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CD Protection)은 크게 하드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과 소프트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적인 복제방지기술을 가진 업체로 미국 마크로비전(www.macrovision.com)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98년 8월 CD롬 복제방지솔루션인 ‘세이프 디스크(SAFEDISC)’를 선보였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 기술은 원래 영국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 개발업체인 씨-딜라(C―Dilla)가 개발한 것이고, 마크로비전이 가능성을 보고 이를 인수한 것이다.
이 기술은 복사· 전송이 되지 않는 00000001.tmp, clcd16.dll 등 특수 파일들을 원본CD에 넣어놓은 방식이다. 그러나 출시된지 오래됐고, 크래커들의 집중적인 공략으로 중급정도의 컴퓨터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원본CD를 금방 복사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먼저 관련제품을 출시한만큼 시장장악력이 매우 높다. 디아블로2· 팔콘4· 맥워리어3· 레인보우6· 워존6· 비바풋볼· 롤러코스터타이푼· NBA인사이드 드라이브 2000 등 약 60여종에 달하는 세계적인 게임CD가 이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굳이 이 솔루션의 경쟁업체를 꼽으라면 그리스 MLS 레이저락 인터내셔널(www.laserlock.com) 정도를 들 수 있다. ‘레이저락’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원본CD 루트 디렉토리에 ‘레이저락’이라는 히든디렉토리를 만들어 놓는 방식이다.
메시나· 메트로폴리스· 재기드얼라이언스2· 아웃캐스트· 슈고 등의 게임이 이 기술을 탑재, 원본CD 불법복제를 막고 있다.
물론 이들 기술은 콘텐츠 사용자 인증 기술에 비해서는 복제방지성능이 뛰어나고, 기존 광저장매체 제조시설을 교체하지 않는 장점은 있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백도어가 존재한다.
일례로 세이프디스크는 블라인드리드· 디덤프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원본CD로 복제CD를 만들 수 있다. 또 제네릭 세이프디스크 패치, 대몬 툴스 등을 이용하면 복제CD에 담겨 있는 게임 또는 동영상을 실행시킬 수 있다.
이에 마크로비전은 작년 9월 이 솔루션을 보다 강화한 ‘세이프디스크2’를 선보였지만, 이 솔루션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몇달만에 복제방지기술 구현방법은 물론 이를 피해나갈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된 상태다.
크래커들의 집요한 공격에 MLS 레이저락 인터내셔널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LL32ICA 제네릭 레이저락 패치 또는 레이저락 임포트 픽서 등을 사용하면 복제방지기술을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 있다. 물론 복제CD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소프트웨어적인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을 보완한 것이 바로 하드웨어적인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이다. 이 분야는 한국과 일본이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업체로는 지난 4월 관련 기술을 선보인 쎄텍(www.settec.co.kr 대표 승흥찬)이 있다. 1997년에 설립된 이 업체는 2년동안의 개발기간을 거쳐 ‘알파 디스크’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디스크 제조공정에서 원본임을 증명하는 특수한 구조의 기호(Signature)와 이를 인식해 원본사용을 인증해주는 정보영역이 임의의 위치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입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콘텐츠 재가공판매업체인 나노엔터테인먼트(www.nano.co.kr 대표 신동우)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DVD롬 드라이브와 호환되면서 복제방지기술이 적용된 광저장매체인 DXD(Digitla eXtended Disc)를 국내외에 선보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한 오는 9월에 알파 디스크 기술이 적용된 CD를 선보일 방침이며, 연말에는 가정용 DVD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으면서 불법복제방지기술이 탑재된 광저장매체의 베타버전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하드웨어적인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은 일본 에드-컨트리브(www.ed―contrive.co.jp)사의 ‘링 프로텍트(Ring PROTECH)’다. 이 기술도 디스크 제조공정상에 눈에 보일 정도로 데이터가 없는 트랙을 만들어 복제방지를 한 것이다.
이처럼 돼 있을 경우, 일반적으로 디스크 읽기를 할 수 없지만 링 프로텍트는 디스크 어느 부분에 데이터가 없는 트랙이 있음을 알려주는 정보를 같이 기입해 두어, 드라이브에서 이를 인지하고 건너뛰게 된다.
이들 업체 이외에도 전세계에는 광저장매체 복제방지기술을 개발중인 업체는 10여개 달한다.
<문대영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