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계, 케이블방송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 디지털케이블TV방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케이블TV업계 최대 현안인 ‘오픈케이블(OpenCAble)’방식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에 대한 집중적 논의가 이뤄졌다.
<편집자 주>
일시 = 7월 11일 오후 3시 디지털타임스 회의실
참석자(무순)
◈ 손원(사회): 경희대 전자정보학부 전파통신공학과 교수
◈ 이근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디지털방송시험센터 디지털방송시험팀장
◈ 김기범: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디지털사업본부장
◈ 임채욱: 브로드밴드솔루션즈 DTV 기술팀장
▲손원(사회) 우선 현재 논란중인 디지털케이블방송의 표준인 오픈케이블의 표준규격 의무 적용 유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김기범 올해 3월 디지털위성방송이 시작됨에 따라 케이블 방송 가입자들의 이탈이 시작됐다. 특히 저가형이 아니라 1만2000원 이상의 기본형 가입자들의 이탈이 심해졌다. 이는 케이블TV방송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씨앤앰도 지난 3월부터 디지털방송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장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신호송출을 위해서는 헤드엔드 장비에 대한 시설 변경 허가가 필요해 정통부에 외국의 모 회사 장비를 통해 변경 신청을 했는데 답변이 오픈케이블의 기술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허가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의 기술 기준인 OCAP 미들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과 POD(Point Of Deployment)가 분리돼 있지 않았다는 두 가지 점에서 거부됐었다. 이때부터 표준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은 오픈케이블의 실체가 있었다면 도입했겠지만 실체가 없어서 문제였다.
▲손원 오픈케이블의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올초와 비교해 점차 안개가 걷히듯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근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오픈케이블의 시험인증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장비가 없다는 것이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대내외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연내 본방송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마쳤다. TTA에서는 오는 30일 하모닉스, 나그라비전, LG 등이 참여해 사업자들을 오픈케이블 규격을 채용한 제품 시연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픈케이블 제품이 상용화 바로 전 단계까지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임채욱 오픈케이블 관련 장비가 실체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근구 팀장께서 오픈케이블 장비 개발현황을 설명해주셨는데 그건 순전히 솔루션 제공업체들의 입장이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준비된 제품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무엇이냐? 사업자들은 준비된 제품을 원한다. 더 이상 테스트베드가 되고 싶지 않다. 데모환경이 아니라 실제 방송환경에서 인증받은 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손원 기술자 입장에서 우리나라가 오픈케이블 표준이라는 것이 신기술인데 도입과정에서의 문제점이나 어려움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임채욱 그렇다면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처음 하는 거니까 미세한 문제들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점에서 오픈케이블이라는 표준 자체가 사업자들이 그러한 초기희생을 감수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 이미 시장에 나와서 검증받은 기존 제품을 사용한다면 그런 희생은 필요 없을 것이다. 뭘 위해서 감수하는가? 케이블방송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발전인가? 또한 오픈케이블이 기능 면에서 우수한 것은 절대 아니다. 기능 면에서는 거의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손원 그것은 잘못 생각한 것이다. 오픈케이블은 차세대 장치다. 기존 제품에 비해 많은 기능들을 담고 있다.
▲김기범 오픈케이블 표준 규격은 비디오 신호처리 규격인 MPEG-2, 오디오 신호처리 규격인 돌비-AC3, 상·하향 채널 전송 규격인 QAM/QPSK, 미들웨어인 OCAP, 수신제한시스템인 CAS가 포함된 POD등 크게 5부분으로 구성됐다. 현재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위에서 열거한 오픈케이블 규격 전체에 대한 유예가 아니라 오픈케이블 규격을 만든 미국에서 조차도 최종 규격화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상용화 제품 출시가 안되고 있는 ‘OCAP’과 ‘분리형 POD’ 2가지에 대한 유예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근구 POD 분리는 오픈케이블의 핵심이다. 미국에서도 이의 분리를 2005년부터 강제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POD는 기술혁신 및 기술경쟁의 유도로 건전한 산업발전을 꾀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및 사업자의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의 권리를 보장하고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장치다. 제품의 가격인하는 당연히 예상된다. 따라서 POD를 분리하지 않고 일부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내장형 CAS는 오픈케이블 표준방식을 따르지 않고 특정 벤더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CAS, 헤드엔드 시스템, 셋톱박스 등을 모두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은 특정 벤더들에 의해 시장진입이 막힘으로서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국내시장에서조차 끼어들 여지가 없어진다.
▲김기범 사업자들이 오픈케이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서비스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까 경쟁력우위를 위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향후에는 갈 수 있다. 비용은 문제 안된다. 사업자들이 리스크를 안고 가겠다. 향후 장비 전환을 한다고 하면 헤드엔드는 비용 거의 안들고, CAS와 POD만 든다. 셋톱박스는 그 때가서 업그레이드 하면 된다
▲ 손원 셋톱박스 업그레이드는 그리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이근구 지금 현재 오픈된 인터페이스를 도입하지 않으면 특정업체에 구속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이미 NDS라는 CAS 개발업체에 구속돼 있다. 케이블 역시 내장형CAS로 갈 경우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이미 디지털케이블 장비 시장이 모토로라와 사이언티픽 아틀란타라는 두 업체에 장악당하고 있지 않은가?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이제 막 디지털로 전환하려는 시점이라서 바로 오픈케이블을 상용화함으로써 미국처럼 특정 업체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셋톱박스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방송용 콘텐트 산업의 활성화 등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은가? 또한 오픈케이블을 기반으로 전체 디지털 방송 산업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폐쇄된 시장인 미국 시장도 활짝 열어젖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채욱 정통부 표준정책이 산업적인 측면만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쟁업체들은 가만히 있겠는가? 정부의 바램대로 정부가 주도하는 오픈케이블 제품들이 CDMA처럼 전세계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근구 현재 미국에서도 케이블사업자들이 특정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에 의한 시장독점을 막기 위해 뒤늦게 나마 오픈케이블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초기에 특정벤더들의 특혜에 현혹돼 이들 제품을 공급한다면 수 년 뒤에 그 시장은 폐쇄돼 향후 그 특정 벤더들에게 더욱 많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서비스 개발에도 발목이 잡혀 늦어질 것이다. 또한 기술이 특정업체에 종속돼 장비 및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콘텐츠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아 관련 산업의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소비자들도 다양한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 초기에 사업을 시작해 팔아치우는 비도덕적인 기업가들의 배만 채우고 이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업자, 관계자, 소비자 등 모든 국민들이 그 비용을 감수하게 될 것이다.
▲손원 OCAP 미들웨어의 경우 정부에서 관련 제품이 나올때까지 유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역시 내장형CAS의 허용 여부인데...
▲이근구 제품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정부에 확인해보지도 않고 미국 벤더솔루션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왜 유독 우리나라만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가?
▲임채욱 사업자들에게는 인증받은 제품이 필요하다. 오픈케이블은 말 그대로 오픈스탠다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반드시 규격을 만든 케이블랩스의 인증을 받아야지만 상품으로서의 인정을 받게 돼 있다. 내장형 CAS를 허용할 수 없다면 TTA에서 인증을 해달라.
▲이근구 이 자리에서 완벽한 것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 불완전하나마 우선 가고 전체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벤더와 사업자 정부 인증기관이 협력해야 한다. 국내 산업육성을 위해서 오픈인터페이스를 채택해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김기범 방송사업자들은 최소한 미국의 케이블랩스나 국내 TTA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 있어야 방송을 준비할 수 있는데도, 일부 업체에서는 정작 중요한 인증과 관련된 사항은 전혀 준비하지도 않으면서 금년내 방송 가능한 제품의 공급을 운운하는 것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손원 내장형 CAS를 허용하게 되면 그건 오픈이 아니라 클로징이다.
▲임채욱 사업자들이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뢰기관에서 인증받은 제품을 가지고 서비스를 시작해도 상당한 시행착오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지금은 인증받은 제품도 없는 그런 상황인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겠는가?
▲이근구 특정 마켓이 특정 제품에 묶여버리면 다시 활성화되기 어렵다. 1900년 볼티모어에 불이 나서 각지에서 수많은 소방차들이 몰려왔다. 그런데 각 소방차들의 호스와 볼티모어 소화기가 맞지 않아 앉아서 불구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무슨 얘기냐 하면 그만큼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채욱 하지만 현재 국내 시장은 불을 끌 호스도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파워콤망을 사용해 주파수가 낮아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서비스하기 어려운 영세한 실정이다.
▲이근구 대표적인 선두업체들이 벤더솔루션으로 간다면 우리나라 시장은 날라간다. 여지까지 정부가 공들여 추진해온 오픈케이블이라는 세부 표준방식 전체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김기범 케이블 방송 사업의 주체는 영세한 지역사업자와 가입자를 중심으로 한 지역 프랜차이즈인데 영세사업자가 대기업을 먹여 살리는 것은 무리다.
▲임채욱 얼마 전 미국의 케이블랩을 방문했을 때 기술자들에게 ’분리형 POD로 갈 경우 한국은 사업자들이 셋톱박스를 구입해 사용자들에게 임대해줘야 하는데 그럴 경우 사업자에게 올 이익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기술자들은 ’아무 것도 없다’고 대답했다. 오픈케이블은 리테일 모델로 갈 경우의 모델이지 한국처럼 리스의 경우는 아니다.
▲김기범 그렇다면 국내에서 리테일 시장이 과연 열릴 것인가? 각 SO별로 가입자들의 셋톱박스 현황을 보면 셋톱박스를 본인이 구입해 가지고 있는 경우는 10%도 안된다. 대부분이 사용료를 내고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디지털방송을 한다고 해서 가입자들이 그것을 사겠는가? 당연히 안 산다. 결국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사업자가 셋톱박스를 사서 임대해야 하는데, 어느 사업자가 내장형 CAS보다도 비용이 더 들어가는 POD 분리형 셋톱박스를 좋아하겠는가? 리테일시장은 아직 어불성설이다. 마케팅차원에서라도 보급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
▲손원 리스모델로 갈 경우 POD가 필요 없다는 말인가?
▲김기범 위성방송이라는 경쟁매체라는 없을 경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미디어 경쟁을 만들어놓고 이러한 제약을 해놓으면 안된다.
▲이근구 케이블 사업자들이 스카이라이프를 굉장히 의식하는데,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화질이 많이 떨어진다. 또한 재전송이 안된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김기범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방송 가입자가 계속 이탈하고 있으며,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는 벌써 30만명이나 됐다. 위성방송의 지상파재송신 문제도 곧 해결될 것이다. 현재 해지자가 20~30% 이상 되는데, 대부분 그 사유가 위성방송 때문이다. 케이블 사업자는 오픈케이블 표준에 묶여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가입자가 다 빠져나가면 누가 사업하는가? 케이블사업자들이 망하면 누가 셋톱박스를 팔 수 있는가? 그럼 국내 케이블방송 산업은 다 망할 수밖에 없다.
▲이근구 하지만 초기에 특정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의 제품이 들어오게 되면 국내 시장이 모두 죽는다 초기에 사업주도권을 잡은 회사들만 살고 나머지 장비산업은 다 죽어나간다.
▲임채욱 만약 정부의 주장대로 표준인 오픈케이블로 간다면 사업자들은 언제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가?
▲김기범 준비기간을 거쳐 최소한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임채욱 그렇다면 내년 말 기준으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가 얼마나 늘어날까?
▲김기범 만약 지상파재송신 문제가 허용된다면 상당히 늘어날 것이다 약 150만에서 200만 정도 예상된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오피니언리더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케이블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근구 처음부터 기업들이 표준화작업에 들어와서 검토해준다면 빨리 작업이 끝날 것이다. 표준화작업에 적극 동참해 파일럿 서비스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2월말에 양산모델이 나온다. 9월 말이면 바로 서비스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사업자들이 잘 협조해주기만 한다면 일찍 표준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김기범 사업자들의 협조가 미온적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표준관련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케이블 사업자들이 많아 의견수렴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현재 정부의 표준화추진회의에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을 대표해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KDMC가 참여하고 있는데 KDMC는 대부분의 케이블사업자들과 방향이 다르다. 표준은 기술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협회나 KDMC가 아니라 대표성을 띤 업체들이 참여해야 한다. 표준 연구반에 사업자들을 참여하게 해달라. 대표성도 없는 한 두 업체만 참석해서는 안된다.
▲김기범 한가지 더 밝히고 싶은 것은 국가산업발전을 위해 오픈케이블규격을 위해 외부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셋톱박스만큼은 국산제품을 사용하려고 한다. 라이센스를 오픈하고 셋톱박스 내재형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 업체들과 많이 얘기하고 있다. 일부 셋톱박스 개발업체들의 경우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임채욱 현재 미국 FCC에서는 케이블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POD 분리형으로 가더라도 보안상의 문제나 꼭 필요한 서비스가 지원되지 못할 경우 POD 분리형을 적용하지 않아도 좋다는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는 현재 인증제품이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내장형 CAS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인증이 나오고 나서도 제품의 안정화작업을 위해서는 9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사업자들이 그걸 기다리기엔 너무 멀다. 우선은 솔루션 벤더들의 제품을 사용하고 향후 인증제품을 사용하겠다. 우리나라 정부도 미국처럼 예외조항을 줘야 한다.
▲손원 마지막으로 DMC 구축 활성화 방안에 대해 얘기해보자
▲이근구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도 정말 실효성 있도록 자금과 기술력, 세제혜택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정통부에 건의하고 싶다. 왜냐면 이 사업과 현시점은 장래 국가 디지털방송 인프라의 중대한 사업이며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발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손원 많은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디지털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중복투자가 우려된다. 이를 막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해달라.
▲이근구 중복투자를 가능한 한 적게 하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각 사업의 마인드가 다를 경우에는 즉 각 DMC마다 특화된 서비스 내용을 개발 육성할 계획이 있고, 이에 따른 특정 서비스 솔루션을 보다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분명한 계획과 비전이 있다면 이를 난립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되도록 오히려 유도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물론 특화된 서비스 솔루션없이 수만 불어난다면 그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고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에 따른 각 DMC끼리 사업적인 합의에 의해, 예를 들면 통합된 Hub-DMC같은 것을 설립해 공통된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것은 각 DMC끼리 협의에 의해 그렇게 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공동된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는 요구와 합의를 이루어 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기범 강제적인 법제논리보다는 시장논리에 의해 통폐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 시장논리를 뒷받침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위해서는 전송망 업그레이드를 포함해 헤드엔드 장비, 셋톱박스, 서비스 관련 SMS·빌링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적정 규모 이상의 가입자 확보가 필요하듯이 이러한 규모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사업자들은 자연히 합종연횡을 하거나 DMC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난립투자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 자연스럽게 통폐합이 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것은 풀어서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계유선의 종합유선사업자로의 전환 등이 지원돼야 할 것이다.
<편집자 주>
일시 = 7월 11일 오후 3시 디지털타임스 회의실
참석자(무순)
◈ 손원(사회): 경희대 전자정보학부 전파통신공학과 교수
◈ 이근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디지털방송시험센터 디지털방송시험팀장
◈ 김기범: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디지털사업본부장
◈ 임채욱: 브로드밴드솔루션즈 DTV 기술팀장
▲손원(사회) 우선 현재 논란중인 디지털케이블방송의 표준인 오픈케이블의 표준규격 의무 적용 유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김기범 올해 3월 디지털위성방송이 시작됨에 따라 케이블 방송 가입자들의 이탈이 시작됐다. 특히 저가형이 아니라 1만2000원 이상의 기본형 가입자들의 이탈이 심해졌다. 이는 케이블TV방송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씨앤앰도 지난 3월부터 디지털방송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장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신호송출을 위해서는 헤드엔드 장비에 대한 시설 변경 허가가 필요해 정통부에 외국의 모 회사 장비를 통해 변경 신청을 했는데 답변이 오픈케이블의 기술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허가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의 기술 기준인 OCAP 미들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과 POD(Point Of Deployment)가 분리돼 있지 않았다는 두 가지 점에서 거부됐었다. 이때부터 표준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은 오픈케이블의 실체가 있었다면 도입했겠지만 실체가 없어서 문제였다.
▲손원 오픈케이블의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올초와 비교해 점차 안개가 걷히듯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근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오픈케이블의 시험인증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장비가 없다는 것이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대내외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연내 본방송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마쳤다. TTA에서는 오는 30일 하모닉스, 나그라비전, LG 등이 참여해 사업자들을 오픈케이블 규격을 채용한 제품 시연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픈케이블 제품이 상용화 바로 전 단계까지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임채욱 오픈케이블 관련 장비가 실체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근구 팀장께서 오픈케이블 장비 개발현황을 설명해주셨는데 그건 순전히 솔루션 제공업체들의 입장이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준비된 제품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무엇이냐? 사업자들은 준비된 제품을 원한다. 더 이상 테스트베드가 되고 싶지 않다. 데모환경이 아니라 실제 방송환경에서 인증받은 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손원 기술자 입장에서 우리나라가 오픈케이블 표준이라는 것이 신기술인데 도입과정에서의 문제점이나 어려움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임채욱 그렇다면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처음 하는 거니까 미세한 문제들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점에서 오픈케이블이라는 표준 자체가 사업자들이 그러한 초기희생을 감수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 이미 시장에 나와서 검증받은 기존 제품을 사용한다면 그런 희생은 필요 없을 것이다. 뭘 위해서 감수하는가? 케이블방송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발전인가? 또한 오픈케이블이 기능 면에서 우수한 것은 절대 아니다. 기능 면에서는 거의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손원 그것은 잘못 생각한 것이다. 오픈케이블은 차세대 장치다. 기존 제품에 비해 많은 기능들을 담고 있다.
▲김기범 오픈케이블 표준 규격은 비디오 신호처리 규격인 MPEG-2, 오디오 신호처리 규격인 돌비-AC3, 상·하향 채널 전송 규격인 QAM/QPSK, 미들웨어인 OCAP, 수신제한시스템인 CAS가 포함된 POD등 크게 5부분으로 구성됐다. 현재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위에서 열거한 오픈케이블 규격 전체에 대한 유예가 아니라 오픈케이블 규격을 만든 미국에서 조차도 최종 규격화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상용화 제품 출시가 안되고 있는 ‘OCAP’과 ‘분리형 POD’ 2가지에 대한 유예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근구 POD 분리는 오픈케이블의 핵심이다. 미국에서도 이의 분리를 2005년부터 강제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POD는 기술혁신 및 기술경쟁의 유도로 건전한 산업발전을 꾀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및 사업자의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의 권리를 보장하고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장치다. 제품의 가격인하는 당연히 예상된다. 따라서 POD를 분리하지 않고 일부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내장형 CAS는 오픈케이블 표준방식을 따르지 않고 특정 벤더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CAS, 헤드엔드 시스템, 셋톱박스 등을 모두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은 특정 벤더들에 의해 시장진입이 막힘으로서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국내시장에서조차 끼어들 여지가 없어진다.
▲김기범 사업자들이 오픈케이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서비스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까 경쟁력우위를 위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향후에는 갈 수 있다. 비용은 문제 안된다. 사업자들이 리스크를 안고 가겠다. 향후 장비 전환을 한다고 하면 헤드엔드는 비용 거의 안들고, CAS와 POD만 든다. 셋톱박스는 그 때가서 업그레이드 하면 된다
▲ 손원 셋톱박스 업그레이드는 그리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이근구 지금 현재 오픈된 인터페이스를 도입하지 않으면 특정업체에 구속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이미 NDS라는 CAS 개발업체에 구속돼 있다. 케이블 역시 내장형CAS로 갈 경우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이미 디지털케이블 장비 시장이 모토로라와 사이언티픽 아틀란타라는 두 업체에 장악당하고 있지 않은가?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이제 막 디지털로 전환하려는 시점이라서 바로 오픈케이블을 상용화함으로써 미국처럼 특정 업체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셋톱박스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방송용 콘텐트 산업의 활성화 등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은가? 또한 오픈케이블을 기반으로 전체 디지털 방송 산업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폐쇄된 시장인 미국 시장도 활짝 열어젖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채욱 정통부 표준정책이 산업적인 측면만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쟁업체들은 가만히 있겠는가? 정부의 바램대로 정부가 주도하는 오픈케이블 제품들이 CDMA처럼 전세계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근구 현재 미국에서도 케이블사업자들이 특정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에 의한 시장독점을 막기 위해 뒤늦게 나마 오픈케이블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초기에 특정벤더들의 특혜에 현혹돼 이들 제품을 공급한다면 수 년 뒤에 그 시장은 폐쇄돼 향후 그 특정 벤더들에게 더욱 많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서비스 개발에도 발목이 잡혀 늦어질 것이다. 또한 기술이 특정업체에 종속돼 장비 및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콘텐츠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아 관련 산업의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소비자들도 다양한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 초기에 사업을 시작해 팔아치우는 비도덕적인 기업가들의 배만 채우고 이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업자, 관계자, 소비자 등 모든 국민들이 그 비용을 감수하게 될 것이다.
▲손원 OCAP 미들웨어의 경우 정부에서 관련 제품이 나올때까지 유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역시 내장형CAS의 허용 여부인데...
▲이근구 제품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정부에 확인해보지도 않고 미국 벤더솔루션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왜 유독 우리나라만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가?
▲임채욱 사업자들에게는 인증받은 제품이 필요하다. 오픈케이블은 말 그대로 오픈스탠다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반드시 규격을 만든 케이블랩스의 인증을 받아야지만 상품으로서의 인정을 받게 돼 있다. 내장형 CAS를 허용할 수 없다면 TTA에서 인증을 해달라.
▲이근구 이 자리에서 완벽한 것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 불완전하나마 우선 가고 전체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벤더와 사업자 정부 인증기관이 협력해야 한다. 국내 산업육성을 위해서 오픈인터페이스를 채택해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김기범 방송사업자들은 최소한 미국의 케이블랩스나 국내 TTA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 있어야 방송을 준비할 수 있는데도, 일부 업체에서는 정작 중요한 인증과 관련된 사항은 전혀 준비하지도 않으면서 금년내 방송 가능한 제품의 공급을 운운하는 것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손원 내장형 CAS를 허용하게 되면 그건 오픈이 아니라 클로징이다.
▲임채욱 사업자들이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뢰기관에서 인증받은 제품을 가지고 서비스를 시작해도 상당한 시행착오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지금은 인증받은 제품도 없는 그런 상황인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겠는가?
▲이근구 특정 마켓이 특정 제품에 묶여버리면 다시 활성화되기 어렵다. 1900년 볼티모어에 불이 나서 각지에서 수많은 소방차들이 몰려왔다. 그런데 각 소방차들의 호스와 볼티모어 소화기가 맞지 않아 앉아서 불구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무슨 얘기냐 하면 그만큼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채욱 하지만 현재 국내 시장은 불을 끌 호스도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파워콤망을 사용해 주파수가 낮아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서비스하기 어려운 영세한 실정이다.
▲이근구 대표적인 선두업체들이 벤더솔루션으로 간다면 우리나라 시장은 날라간다. 여지까지 정부가 공들여 추진해온 오픈케이블이라는 세부 표준방식 전체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김기범 케이블 방송 사업의 주체는 영세한 지역사업자와 가입자를 중심으로 한 지역 프랜차이즈인데 영세사업자가 대기업을 먹여 살리는 것은 무리다.
▲임채욱 얼마 전 미국의 케이블랩을 방문했을 때 기술자들에게 ’분리형 POD로 갈 경우 한국은 사업자들이 셋톱박스를 구입해 사용자들에게 임대해줘야 하는데 그럴 경우 사업자에게 올 이익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기술자들은 ’아무 것도 없다’고 대답했다. 오픈케이블은 리테일 모델로 갈 경우의 모델이지 한국처럼 리스의 경우는 아니다.
▲김기범 그렇다면 국내에서 리테일 시장이 과연 열릴 것인가? 각 SO별로 가입자들의 셋톱박스 현황을 보면 셋톱박스를 본인이 구입해 가지고 있는 경우는 10%도 안된다. 대부분이 사용료를 내고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디지털방송을 한다고 해서 가입자들이 그것을 사겠는가? 당연히 안 산다. 결국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사업자가 셋톱박스를 사서 임대해야 하는데, 어느 사업자가 내장형 CAS보다도 비용이 더 들어가는 POD 분리형 셋톱박스를 좋아하겠는가? 리테일시장은 아직 어불성설이다. 마케팅차원에서라도 보급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
▲손원 리스모델로 갈 경우 POD가 필요 없다는 말인가?
▲김기범 위성방송이라는 경쟁매체라는 없을 경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미디어 경쟁을 만들어놓고 이러한 제약을 해놓으면 안된다.
▲이근구 케이블 사업자들이 스카이라이프를 굉장히 의식하는데,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화질이 많이 떨어진다. 또한 재전송이 안된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김기범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방송 가입자가 계속 이탈하고 있으며,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는 벌써 30만명이나 됐다. 위성방송의 지상파재송신 문제도 곧 해결될 것이다. 현재 해지자가 20~30% 이상 되는데, 대부분 그 사유가 위성방송 때문이다. 케이블 사업자는 오픈케이블 표준에 묶여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가입자가 다 빠져나가면 누가 사업하는가? 케이블사업자들이 망하면 누가 셋톱박스를 팔 수 있는가? 그럼 국내 케이블방송 산업은 다 망할 수밖에 없다.
▲이근구 하지만 초기에 특정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의 제품이 들어오게 되면 국내 시장이 모두 죽는다 초기에 사업주도권을 잡은 회사들만 살고 나머지 장비산업은 다 죽어나간다.
▲임채욱 만약 정부의 주장대로 표준인 오픈케이블로 간다면 사업자들은 언제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가?
▲김기범 준비기간을 거쳐 최소한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임채욱 그렇다면 내년 말 기준으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가 얼마나 늘어날까?
▲김기범 만약 지상파재송신 문제가 허용된다면 상당히 늘어날 것이다 약 150만에서 200만 정도 예상된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오피니언리더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케이블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근구 처음부터 기업들이 표준화작업에 들어와서 검토해준다면 빨리 작업이 끝날 것이다. 표준화작업에 적극 동참해 파일럿 서비스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2월말에 양산모델이 나온다. 9월 말이면 바로 서비스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사업자들이 잘 협조해주기만 한다면 일찍 표준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김기범 사업자들의 협조가 미온적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표준관련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케이블 사업자들이 많아 의견수렴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현재 정부의 표준화추진회의에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을 대표해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KDMC가 참여하고 있는데 KDMC는 대부분의 케이블사업자들과 방향이 다르다. 표준은 기술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협회나 KDMC가 아니라 대표성을 띤 업체들이 참여해야 한다. 표준 연구반에 사업자들을 참여하게 해달라. 대표성도 없는 한 두 업체만 참석해서는 안된다.
▲김기범 한가지 더 밝히고 싶은 것은 국가산업발전을 위해 오픈케이블규격을 위해 외부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셋톱박스만큼은 국산제품을 사용하려고 한다. 라이센스를 오픈하고 셋톱박스 내재형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 업체들과 많이 얘기하고 있다. 일부 셋톱박스 개발업체들의 경우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임채욱 현재 미국 FCC에서는 케이블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POD 분리형으로 가더라도 보안상의 문제나 꼭 필요한 서비스가 지원되지 못할 경우 POD 분리형을 적용하지 않아도 좋다는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는 현재 인증제품이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내장형 CAS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인증이 나오고 나서도 제품의 안정화작업을 위해서는 9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사업자들이 그걸 기다리기엔 너무 멀다. 우선은 솔루션 벤더들의 제품을 사용하고 향후 인증제품을 사용하겠다. 우리나라 정부도 미국처럼 예외조항을 줘야 한다.
▲손원 마지막으로 DMC 구축 활성화 방안에 대해 얘기해보자
▲이근구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도 정말 실효성 있도록 자금과 기술력, 세제혜택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정통부에 건의하고 싶다. 왜냐면 이 사업과 현시점은 장래 국가 디지털방송 인프라의 중대한 사업이며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발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손원 많은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디지털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중복투자가 우려된다. 이를 막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해달라.
▲이근구 중복투자를 가능한 한 적게 하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각 사업의 마인드가 다를 경우에는 즉 각 DMC마다 특화된 서비스 내용을 개발 육성할 계획이 있고, 이에 따른 특정 서비스 솔루션을 보다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분명한 계획과 비전이 있다면 이를 난립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되도록 오히려 유도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물론 특화된 서비스 솔루션없이 수만 불어난다면 그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고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에 따른 각 DMC끼리 사업적인 합의에 의해, 예를 들면 통합된 Hub-DMC같은 것을 설립해 공통된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것은 각 DMC끼리 협의에 의해 그렇게 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공동된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는 요구와 합의를 이루어 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기범 강제적인 법제논리보다는 시장논리에 의해 통폐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 시장논리를 뒷받침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위해서는 전송망 업그레이드를 포함해 헤드엔드 장비, 셋톱박스, 서비스 관련 SMS·빌링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적정 규모 이상의 가입자 확보가 필요하듯이 이러한 규모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사업자들은 자연히 합종연횡을 하거나 DMC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난립투자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 자연스럽게 통폐합이 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것은 풀어서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계유선의 종합유선사업자로의 전환 등이 지원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