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서강대 교수
대통령선거 열기가 가장 뜨겁던 지난해 11월 말, 필자는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머리의 문화'가 충만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대통령후보를 초청해 정책토론회를 벌인 적이 있다. 그곳에서 필자는 유일한 사회과학자 패널리스트로 참여해 `과학과 사회'에 관해 노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몸의 문화'가 범람하는 곳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지난해만 예를 들더라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열렸었고, 월드컵 4강 진입과 아시아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 2위의 스포츠 대국을 과시할 수 있었다. 최근에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해서도 각국의 대표들이 건네는 인사속에서 월드컵이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국위선양의 우선순위를 `몸의 문화'에서 `머리의 문화'로 돌릴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본이 스포츠에서 우리에게 밀리는 동안에 그들은 `머리의 문화'를 상징하는 노벨과학상을 내리 3년째 수상하고 있다. 노벨과학상은 30년이라는 적어도 한 세대 이상의 치열한 노력을 거쳐서야 얻어지는 성과이다. 이제 진정한 의미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몸싸움'에 대한 투자는 그만 하고, `머리싸움'에 대한 투자로 대전환을 시도할 때다.
당시 노 후보에게 전국민을 대상으로 `머리의 문화'를 진작시키기 위한 세 가지 추진방안을 촉구한 적이 있다. 첫째는 전국체전처럼 전국과학제전을 개최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공중파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 대해 과학문화를 진흥시키는 방송프로그램 할당제를 실시하라는 것이고, 셋째는 시？군 단위까지 시민이 향유하는 과학관들을 설치하라는 것이었다.
범정부 차원에서 후원하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전국과학제전이 지역을 순회하면서 열릴 경우, 그 지역의 과학문화 인프라 구축과 지역민의 과학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다.
지금 방송환경에 대한 개혁만큼 필요한 국가과제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의 소유인 KBS와 MBC는 전국민의 `머리의 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핵심기관이다. 그러나 그들은 상업주의에 매몰돼 공익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며, 흔히 공영방송의 존재이유로 거론되는 국민의 건강한 정신을 기르기 위한 보편적 서비스 개념에서도 멀어져 있다. 이제 그들에 대해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전자를 택할 경우 광고를 없애고 전적으로 국민이 낸 시청료 내지 헌납금으로만 충당하는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 시청률에 좌우되지 않는 공익적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고, 나아가 디지털방송과 같은 장기적인 국가의 방송발전 목표를 지향할 수 있다.
일본의 NHK, 영국의 BBC, 미국의 PBS 등과 같은 공영방송들이 과학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대량으로 내보낼 수 있는 것도 그런 공영원칙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중파 방송이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제 우리도 공영방송들에 과학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전체 방송의 20% 이상 할당해 `머리의 문화'를 진흥하는 데 기여토록 할 필요가 있다.
시？군 단위까지 과학관을 설치하는 것은 청소년과 시민의 과학교육을 위해 너무나 기초적인 인프라이다. 현재 지역마다 문화관？공설운동장？공공도서관 등은 웬만큼 갖추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구축해야 할 공공시설은 과학관들이다.
대통령선거 열기가 가장 뜨겁던 지난해 11월 말, 필자는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머리의 문화'가 충만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대통령후보를 초청해 정책토론회를 벌인 적이 있다. 그곳에서 필자는 유일한 사회과학자 패널리스트로 참여해 `과학과 사회'에 관해 노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몸의 문화'가 범람하는 곳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지난해만 예를 들더라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열렸었고, 월드컵 4강 진입과 아시아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 2위의 스포츠 대국을 과시할 수 있었다. 최근에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해서도 각국의 대표들이 건네는 인사속에서 월드컵이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국위선양의 우선순위를 `몸의 문화'에서 `머리의 문화'로 돌릴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본이 스포츠에서 우리에게 밀리는 동안에 그들은 `머리의 문화'를 상징하는 노벨과학상을 내리 3년째 수상하고 있다. 노벨과학상은 30년이라는 적어도 한 세대 이상의 치열한 노력을 거쳐서야 얻어지는 성과이다. 이제 진정한 의미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몸싸움'에 대한 투자는 그만 하고, `머리싸움'에 대한 투자로 대전환을 시도할 때다.
당시 노 후보에게 전국민을 대상으로 `머리의 문화'를 진작시키기 위한 세 가지 추진방안을 촉구한 적이 있다. 첫째는 전국체전처럼 전국과학제전을 개최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공중파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 대해 과학문화를 진흥시키는 방송프로그램 할당제를 실시하라는 것이고, 셋째는 시？군 단위까지 시민이 향유하는 과학관들을 설치하라는 것이었다.
범정부 차원에서 후원하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전국과학제전이 지역을 순회하면서 열릴 경우, 그 지역의 과학문화 인프라 구축과 지역민의 과학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다.
지금 방송환경에 대한 개혁만큼 필요한 국가과제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의 소유인 KBS와 MBC는 전국민의 `머리의 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핵심기관이다. 그러나 그들은 상업주의에 매몰돼 공익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며, 흔히 공영방송의 존재이유로 거론되는 국민의 건강한 정신을 기르기 위한 보편적 서비스 개념에서도 멀어져 있다. 이제 그들에 대해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전자를 택할 경우 광고를 없애고 전적으로 국민이 낸 시청료 내지 헌납금으로만 충당하는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 시청률에 좌우되지 않는 공익적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고, 나아가 디지털방송과 같은 장기적인 국가의 방송발전 목표를 지향할 수 있다.
일본의 NHK, 영국의 BBC, 미국의 PBS 등과 같은 공영방송들이 과학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대량으로 내보낼 수 있는 것도 그런 공영원칙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중파 방송이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제 우리도 공영방송들에 과학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전체 방송의 20% 이상 할당해 `머리의 문화'를 진흥하는 데 기여토록 할 필요가 있다.
시？군 단위까지 과학관을 설치하는 것은 청소년과 시민의 과학교육을 위해 너무나 기초적인 인프라이다. 현재 지역마다 문화관？공설운동장？공공도서관 등은 웬만큼 갖추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구축해야 할 공공시설은 과학관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