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새해 경제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침체된 내수 경기에 탄력을 주기 위해 디지털 뉴딜을 포함한 종합투자계획이 조기 집행될 예정이고, 동시에 경제성장률 5% 달성과 고용 확대를 위한 총체적인 노력이 전개될 예정이다. 또한 시중 부동자금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돌리고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사모투자펀드가 본격 운영되고, 한국씨티은행 출범에서 촉발된 은행간 격전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을유년 새해 경제ㆍ금융계 핵심 이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성장 불지피기…상반기 100조 재정투입
정부가 종합투자계획 및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올해 5% 경제성장과 40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원 조달 및 외부환경 등의 변수가 많아 정책 목표 달성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대표적 경제전망기관인 한국은행과 KDI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4.0%로 올해보다 낮춰 잡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도 종합투자계획은 하반기에 집행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상반기 100조원 가량의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특히 종합투자계획중 데이터베이스 사업 등 디지털 뉴딜(IT 뉴딜)을 통해 실업문제의 아킬레스건인 청년 실업을 해결한다는 복안이지만, 고용의 질에 있어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되며 `반짝 효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디지털뉴딜 예산(정부 추진안)이 당초 4233억원에서 국회 예결위 소위를 거치면서 2560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실업 관련 DB 사업은 원안 수준에서 통과됐다는 점이다. 국회 예결위에서 결정된 DB사업 규모는 행정DB가 1225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지식DB는 270억원에서 234억원으로 감소했고, ITS 표준화 및 통합 DB 구축은 80억원 그대로 유지됐다.
코스닥 퇴출 강화…가격제한폭도 15%로 확대
올해부터는 성장성 있는 벤처기업의 코스닥시장 진입요건이 완화되는 반면, 부실기업들은 신속히 퇴출된다. 또한 가격제한폭이 12%에서 15%로 확대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연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발표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방안이 2000년 이후 벤처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장기간 조정을 받아온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란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 벤처 거품 당시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내세웠다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며 코스닥시장의 신인도를 떨어뜨렸던 사례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또한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과 단기매매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가격제한폭 확대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투기적인 거래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방안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제대로 평가해낼 수 있는가가 최대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담보로 등록되는 경우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분석 도구와 심사과정에서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소송제' 실시…재계 분식회계 '주의보'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증권관련집단소송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소액주주가 대기업의 과거 분식회계 등 문제를 따질 수 있는 `증권집단소송제'가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1월부터 실시된다.
증권집단소송법이 실시되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ㆍ등록 기업의 분식회계와 주가 조작, 허위 공시 등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경우, 대표 주주 몇 명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승소하면 다른 주주들도 똑같은 보상을 받게 된다.
우리 기업이 과거 성장 드라이브를 하는 과정에서 분식 회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 등 재계에서는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유예해달라는 입장을 보였었다.
재계는 법사위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과거 분식회계 법적용 유예와 관련된 재정경제부안을 검토하기로 한데 한가닥 희망을 걸고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정치권을 상대로 다시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과거 기업경영 행태에서 불법적인 의도가 아니고 경영효율성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회계처리가 현재의 잣대로 본의 아니게 분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모든 행동이 집단소송대상이 된다면 선의의 기업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고 기업경영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카드 정상화 원년…1조원대 순익 야심
내수 부진의 원흉이기도 한 카드업계가 작년부터 월 흑자로 돌아서 경영정상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 흑자 경영 달성,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실 정리 등으로 2005년 1조원대의 순이익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청산이냐 증자참여냐 등을 놓고 실랑이가 한창이던 은행채권단과 LG그룹의 극한 대치가 결국 각각 5000억원을 분담키로 합의함에 따라 LG카드 활로 마련에 따른 카드업계 정상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LG카드는 추가 자본확충이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활동을 통해 2006년말까지 자본잠식을 완전 해소하고 장기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적정 자본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다른 카드사에게도 희망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출범 1년을 맞은 롯데카드는 2004년 500여억원의 흑자를 달성했고, 신한카드도 2004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5월 처음 월별 흑자를 기록한 이후 3분기에는 11억원의 흑자를 내 분기 기준으로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경영 정상화의 고비에 서 있던 카드업계가 올해 불황의 터널을 뚫고 카드대란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작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각종 경영 지표가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카드업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 육성 본격화… 제2의 부흥 기대
올해는 `벤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마련한 벤처활성화 대책을 토대로 벤처기업 육성 및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상당수 법률이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완화ㆍ개선된다.
우선 중소기업의 창업절차 간소화 및 창업투자사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4월부터 개정된 `중소기업창업지원법개정법률`이 시행된다. 창업사업계획승인 처리기간이 30일에서 20일로 대폭 단축되고, 창업 사업계획 승인시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인ㆍ허가 대상도 16개 추가해 총 63개로 확대됐다. 이같은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중소기업의 공장설립이 빨라지고 사전협의제를 신설해 제반서류 준비에 소요되는 6000만원 정도와 1~2개월간의 시간 손실을 방지함으로써 창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벤처캐피털 활성화와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창투사 투자활동 공시제가 시행된다. 등록이 말소된 창투사에서 재직중 위법사실이 확인된 임원은 위법사실이 통보된 날부터 5년간 다른 창투사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고, 위법행위를 한 창투사 임직원에 대한 문책요구 및 시정명령 등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창투사 조합 스스로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시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연차별 투자의무규정을 폐지하고, 창투조합 조합원 동의시 업무집행조합원을 변경할 수 있도록 창투사 및 조합의 규제완화도 병행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창투사, 조합 자산운용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로 투자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는 등 중소ㆍ벤처투자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씨티은 출범…은행판도 지각변동 가속
작년 11월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 등을 계기로 올해 은행간 대전이 본격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1일 김정태 전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국민은행의 새 사령탑에 오른 강정원 행장이 내뱉은 첫 일성은 "은행들의 전쟁"이었다.
그는 한국씨티은행이 공식 출범한 날이기도 한 이날 "은행들의 일대 격전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내년은 은행대전의 해이다"라고 거들었고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사활을 건 대회전이 발등의 불이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이 벌써부터 은행 대전에 대응한 임직원 인사를 단행하는 등 조직 및 영업 등 전열 재정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대전은 은행중심의 금융정책과 맞물려 합병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본격 실현하는 것으로, 은행은 밖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안으로는 사활을 건 내전을 동시에 치러야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은행산업 판도가 4강 혹은 5강, 심지어 2~3강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이 제일은행 인수에 나서 은행 대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제2 방카슈랑스 도입…보험업계 초긴장
올해 4월부터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도 은행 등 금융기관 창구를 통해 판매된다. 보험업계와 은행권의 논란 때문에 시행 연기 및 제도 보완 등이 논의중이긴 하지만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는 현재로선 확정된 것이 없고 당초 계획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성 보험 등부터 우선 판매되기 시작된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이 은행 상품과 유사해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이 덜했지만 끼워팔기, 은행ㆍ보험사간 수수료 협상시 보험사의 불리한 위치 등 부작용을 드러냈다. 더욱이 2단계 시행시 보장성 보험과 자동차보험까지 확대되면 설계사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손해보험업계에 큰 타격을 미친다는 점에서 보험업계가 크게 반발해 왔다.
박재식 재경부 보험제도과장은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49% 초과해 판매할 수 없는 규정(49% 룰)을 더욱 낮추는 것을 비롯해 제도 보완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동차 보험 시행 연기 등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방카슈랑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불공정ㆍ불법행위 등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은행이 특정 보험상품만 권유하는 행태에 대해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EF시대 활짝…은행간 자존심 대결 '볼만'
사모투자펀드 시대가 활짝 열렸다. 사모투자펀드전문회사인 `미래에셋파트너스1호PEF`와 `우리제1호PEF'가 정식 등록되며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투자가 시작됐다. 이외에 신한금융지주, 국민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이 PEF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올 상반기에는 다수의 PEF가 출범할 전망이다. 특히 선두 경쟁에 나선 은행권은 PEF를 중요한 수익 다각화 채널로 보고 전력투구하고 있어 은행간 자존심 대결도 첨예할 것으로 전망된다.
PEF는 운용주체 및 투자대상 등에 제한 없이 다른 회사의 주식ㆍ지분 등에 투자해 경영권 참여, 사업구조, 지배구조 개선 등의 방법으로 투자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장기ㆍ대형투자펀드로, 해외 PEF와 본격적인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유사 기능을 수행해 온 기업구조조정조합(CRC), 창업투자조합, 사모M&A 등은 투자대상의 제한, 투자규모 영세성 등으로 인해 사실상 해외 대형 PEF와 경쟁이 불가능했다.
PEF 설립사들은 대다수가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가치를 높이는 기업구조조정의 새로운 전략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5%성장 불지피기…상반기 100조 재정투입
정부가 종합투자계획 및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올해 5% 경제성장과 40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원 조달 및 외부환경 등의 변수가 많아 정책 목표 달성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대표적 경제전망기관인 한국은행과 KDI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4.0%로 올해보다 낮춰 잡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도 종합투자계획은 하반기에 집행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상반기 100조원 가량의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특히 종합투자계획중 데이터베이스 사업 등 디지털 뉴딜(IT 뉴딜)을 통해 실업문제의 아킬레스건인 청년 실업을 해결한다는 복안이지만, 고용의 질에 있어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되며 `반짝 효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디지털뉴딜 예산(정부 추진안)이 당초 4233억원에서 국회 예결위 소위를 거치면서 2560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실업 관련 DB 사업은 원안 수준에서 통과됐다는 점이다. 국회 예결위에서 결정된 DB사업 규모는 행정DB가 1225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지식DB는 270억원에서 234억원으로 감소했고, ITS 표준화 및 통합 DB 구축은 80억원 그대로 유지됐다.
코스닥 퇴출 강화…가격제한폭도 15%로 확대
올해부터는 성장성 있는 벤처기업의 코스닥시장 진입요건이 완화되는 반면, 부실기업들은 신속히 퇴출된다. 또한 가격제한폭이 12%에서 15%로 확대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연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발표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방안이 2000년 이후 벤처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장기간 조정을 받아온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란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 벤처 거품 당시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내세웠다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며 코스닥시장의 신인도를 떨어뜨렸던 사례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또한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과 단기매매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가격제한폭 확대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투기적인 거래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방안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제대로 평가해낼 수 있는가가 최대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담보로 등록되는 경우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분석 도구와 심사과정에서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소송제' 실시…재계 분식회계 '주의보'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증권관련집단소송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소액주주가 대기업의 과거 분식회계 등 문제를 따질 수 있는 `증권집단소송제'가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1월부터 실시된다.
증권집단소송법이 실시되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ㆍ등록 기업의 분식회계와 주가 조작, 허위 공시 등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경우, 대표 주주 몇 명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승소하면 다른 주주들도 똑같은 보상을 받게 된다.
우리 기업이 과거 성장 드라이브를 하는 과정에서 분식 회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 등 재계에서는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유예해달라는 입장을 보였었다.
재계는 법사위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과거 분식회계 법적용 유예와 관련된 재정경제부안을 검토하기로 한데 한가닥 희망을 걸고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정치권을 상대로 다시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과거 기업경영 행태에서 불법적인 의도가 아니고 경영효율성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회계처리가 현재의 잣대로 본의 아니게 분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모든 행동이 집단소송대상이 된다면 선의의 기업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고 기업경영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카드 정상화 원년…1조원대 순익 야심
내수 부진의 원흉이기도 한 카드업계가 작년부터 월 흑자로 돌아서 경영정상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 흑자 경영 달성,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실 정리 등으로 2005년 1조원대의 순이익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청산이냐 증자참여냐 등을 놓고 실랑이가 한창이던 은행채권단과 LG그룹의 극한 대치가 결국 각각 5000억원을 분담키로 합의함에 따라 LG카드 활로 마련에 따른 카드업계 정상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LG카드는 추가 자본확충이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활동을 통해 2006년말까지 자본잠식을 완전 해소하고 장기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적정 자본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다른 카드사에게도 희망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출범 1년을 맞은 롯데카드는 2004년 500여억원의 흑자를 달성했고, 신한카드도 2004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5월 처음 월별 흑자를 기록한 이후 3분기에는 11억원의 흑자를 내 분기 기준으로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경영 정상화의 고비에 서 있던 카드업계가 올해 불황의 터널을 뚫고 카드대란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작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각종 경영 지표가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카드업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 육성 본격화… 제2의 부흥 기대
올해는 `벤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마련한 벤처활성화 대책을 토대로 벤처기업 육성 및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상당수 법률이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완화ㆍ개선된다.
우선 중소기업의 창업절차 간소화 및 창업투자사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4월부터 개정된 `중소기업창업지원법개정법률`이 시행된다. 창업사업계획승인 처리기간이 30일에서 20일로 대폭 단축되고, 창업 사업계획 승인시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인ㆍ허가 대상도 16개 추가해 총 63개로 확대됐다. 이같은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중소기업의 공장설립이 빨라지고 사전협의제를 신설해 제반서류 준비에 소요되는 6000만원 정도와 1~2개월간의 시간 손실을 방지함으로써 창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벤처캐피털 활성화와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창투사 투자활동 공시제가 시행된다. 등록이 말소된 창투사에서 재직중 위법사실이 확인된 임원은 위법사실이 통보된 날부터 5년간 다른 창투사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고, 위법행위를 한 창투사 임직원에 대한 문책요구 및 시정명령 등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창투사 조합 스스로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시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연차별 투자의무규정을 폐지하고, 창투조합 조합원 동의시 업무집행조합원을 변경할 수 있도록 창투사 및 조합의 규제완화도 병행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창투사, 조합 자산운용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로 투자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는 등 중소ㆍ벤처투자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씨티은 출범…은행판도 지각변동 가속
작년 11월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 등을 계기로 올해 은행간 대전이 본격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1일 김정태 전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국민은행의 새 사령탑에 오른 강정원 행장이 내뱉은 첫 일성은 "은행들의 전쟁"이었다.
그는 한국씨티은행이 공식 출범한 날이기도 한 이날 "은행들의 일대 격전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내년은 은행대전의 해이다"라고 거들었고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사활을 건 대회전이 발등의 불이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이 벌써부터 은행 대전에 대응한 임직원 인사를 단행하는 등 조직 및 영업 등 전열 재정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대전은 은행중심의 금융정책과 맞물려 합병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본격 실현하는 것으로, 은행은 밖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안으로는 사활을 건 내전을 동시에 치러야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은행산업 판도가 4강 혹은 5강, 심지어 2~3강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이 제일은행 인수에 나서 은행 대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제2 방카슈랑스 도입…보험업계 초긴장
올해 4월부터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도 은행 등 금융기관 창구를 통해 판매된다. 보험업계와 은행권의 논란 때문에 시행 연기 및 제도 보완 등이 논의중이긴 하지만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는 현재로선 확정된 것이 없고 당초 계획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성 보험 등부터 우선 판매되기 시작된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이 은행 상품과 유사해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이 덜했지만 끼워팔기, 은행ㆍ보험사간 수수료 협상시 보험사의 불리한 위치 등 부작용을 드러냈다. 더욱이 2단계 시행시 보장성 보험과 자동차보험까지 확대되면 설계사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손해보험업계에 큰 타격을 미친다는 점에서 보험업계가 크게 반발해 왔다.
박재식 재경부 보험제도과장은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49% 초과해 판매할 수 없는 규정(49% 룰)을 더욱 낮추는 것을 비롯해 제도 보완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동차 보험 시행 연기 등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방카슈랑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불공정ㆍ불법행위 등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은행이 특정 보험상품만 권유하는 행태에 대해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EF시대 활짝…은행간 자존심 대결 '볼만'
사모투자펀드 시대가 활짝 열렸다. 사모투자펀드전문회사인 `미래에셋파트너스1호PEF`와 `우리제1호PEF'가 정식 등록되며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투자가 시작됐다. 이외에 신한금융지주, 국민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이 PEF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올 상반기에는 다수의 PEF가 출범할 전망이다. 특히 선두 경쟁에 나선 은행권은 PEF를 중요한 수익 다각화 채널로 보고 전력투구하고 있어 은행간 자존심 대결도 첨예할 것으로 전망된다.
PEF는 운용주체 및 투자대상 등에 제한 없이 다른 회사의 주식ㆍ지분 등에 투자해 경영권 참여, 사업구조, 지배구조 개선 등의 방법으로 투자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장기ㆍ대형투자펀드로, 해외 PEF와 본격적인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유사 기능을 수행해 온 기업구조조정조합(CRC), 창업투자조합, 사모M&A 등은 투자대상의 제한, 투자규모 영세성 등으로 인해 사실상 해외 대형 PEF와 경쟁이 불가능했다.
PEF 설립사들은 대다수가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가치를 높이는 기업구조조정의 새로운 전략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