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사행화 부추겨
게임 부정적 인식 조장
최근까지 국내 게임 업계와 문화관광부는 사행성 경품게임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상품권 환전과 릴게임을 매개로한 성인용 경품게임 시장은 불과 1년여만에 수조원대 시장을 형성했는가 하면, 전국 각지에는 성인 오락실을 표방한 `준 카지노 시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검경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 정책을 다듬는 한편,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등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정부와 검경이 성인 게임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 불법 온라인 도박게임을 서비스하는 PC방이 등장하면서 또 다시 전국을 사행 게임장화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도박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주들과 PC방은 이것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영업을 전개하고 있을 만큼 `대범함'을 보이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고 있는 데다, 단속이나 처벌을 받는다 해도 얼마간의 벌금만 내면 그뿐이기에,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기 전가지 `단기간 내에 치고 빠지자'는 식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2~3개월이면 PC방 투자자금은 물론 수십억원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하루가 멀다하게 도박 PC방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올 상반기 중 1만여개가 넘는 도박 PC방이 생겨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도박 PC방 등장 배경 = 지난해 성인용 경품게임장이 성행할 때 이미 온라인게임을 이용한 사행 PC방(온라인 경마게임 전용 PC방)이 등장했다. 이후 성인 경품게임(릴 모사 게임)에 대한 규제와 단속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사행게임 사업자들이 온라인 갬블게임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업으로 분류돼 있는 PC방은 설립이 용이한 데다, 애초에 사행게임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이 PC방에서 온라인 도박게임을 이용한다해도 처벌할 수 없으며, 불법 온라인게임 업체 역시 서버를 외국에 두고 있다면 처벌하기 힘들다.
온라인게임에서 금지하고 있는 환금성 경품 제공 역시, 아이템 중계 사이트를 이용하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더욱이 PC방은 성인 경품게임장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설립, 운영할 수 있다. 즉, 명확한 규제 근거나 단속 조항이 불분명 데다 카지노 게임을 그대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기존 게임장(오락실) 운영 업체들이 대거 사행 PC방으로 업종 전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온라인 도박게임을 만들어 낸 후, 가맹 PC방을 모집하는 형태의 포털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국내 오락실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경품게임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도박 PC방 운영 형태 = 도박 PC방에서 주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은 온라인경마나 고스톱, 포커, 바카라, 블랙잭 등이다. 서비스 형태는 대동소이하다. 특정 업체가 온라인 도박게임을 만들고 가맹 PC방을 모집해서 회원제로 운영하는 형태다. 온라인 도박게임 업체는 가맹 PC방에만 IP를 부여한다. 여기서 서비스되는 게임은 일반 온라인 포커게임이나 고스톱 게임과 달리, 현금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때문에 사용자는 이 사이트에 가입하는 형태가 아니라, PC방에 방문하면 그때그때 새로운 ID 카드를 받게 된다. 이 카드에는 사용자가 지불한 현금 만큼 사이버 머니가 충전돼 있다. 이를 이용해 사이트에 접속한 후, 같은 방식으로 사이트에 접속한 사용자들과 도박을 벌이는 것이다. 여기에서 벌어 들인 사이버 머니는 교묘하게 현금화된다.
현금화의 방식도 다양하다. 경품용 상품권을 받아 환전하거나 PC방 업주가 프린트 해준 종이로 근처 환전소에서 환전할 수도 있다.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받은 뒤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할 수도 있다.
◇왜 불법인가 = 이 같은 온라인 도박장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대부분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받은 게임물이 아니다. 이는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 법률 위반이다. 일부 온라인 경마게임장에서는 스크린 경마게임기를 개변조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음비게법 위반이다.
또 이들 중 다수는 사행게임 관련해 옥외광고물을 설치해 놓고 있으며, 대다수는 근처 환전소를 통해 도박 점수를 현금화해 주고 있다. 이는 각각 음비게법과 사행행위처벌특례법 위반이다.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따른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영업정지, 게임물 폐기 등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500만원에서 20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고작이다.
◇불법 PC방 확산 파장 = 이 같은 영업 형태를 갖춘 PC방은 사실상 준 카지노 시설과 다름이 없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허가받은 곳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게임을 이용,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전국 PC방은 사설 도박장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벌써부터 사행 PC방이 들어선 지역에는 성인 오락실도 장사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임 업계 차원에서는 게임과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성인 오락실로 인해 이미지가 크게 실추돼 있는 상황에서 PC방까지 본격 가세할 경우, 게임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로라면 `도박 게임 망국론'이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물론 기존 PC방 업계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이들 또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행 시장이 확대되면서 창작 게임 분야에 개발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일부 게임 개발자들은 단기간에 수천만원씩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행 사업주들에게 도박 게임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이 사업을 하려는 업주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유혹의 손길도 확산되고 있다.
◇대처 방안은 없나 = 이 문제와 관련해 문화관광부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태 파악과 동시에 규제 근거와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음비게법 등으로는 온라인 PC방을 통해 이뤄지는 불법 행위를 뿌리뽑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최근 개정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에 관련 규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행 PC방의 등장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는 성인 오락실 업계는 정부의 강력한 `선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게임산업법이 시행되는 올 하반기에는 이미 `치고 빠진 뒤'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다소 무리가 따를 지라도 현행 사행행위처벌특례법을 근거로 강력한 단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음비게법에 의거에 영업장을 패쇄하거나 게임기 수거 등의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PC방에 대해서도 등록제로 회귀해 단속 및 사후관리가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불법 사행 PC방이나 오락실에 대한 제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신고 포상제도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게임 부정적 인식 조장
최근까지 국내 게임 업계와 문화관광부는 사행성 경품게임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상품권 환전과 릴게임을 매개로한 성인용 경품게임 시장은 불과 1년여만에 수조원대 시장을 형성했는가 하면, 전국 각지에는 성인 오락실을 표방한 `준 카지노 시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검경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 정책을 다듬는 한편,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등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정부와 검경이 성인 게임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 불법 온라인 도박게임을 서비스하는 PC방이 등장하면서 또 다시 전국을 사행 게임장화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도박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주들과 PC방은 이것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영업을 전개하고 있을 만큼 `대범함'을 보이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고 있는 데다, 단속이나 처벌을 받는다 해도 얼마간의 벌금만 내면 그뿐이기에,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기 전가지 `단기간 내에 치고 빠지자'는 식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2~3개월이면 PC방 투자자금은 물론 수십억원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하루가 멀다하게 도박 PC방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올 상반기 중 1만여개가 넘는 도박 PC방이 생겨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도박 PC방 등장 배경 = 지난해 성인용 경품게임장이 성행할 때 이미 온라인게임을 이용한 사행 PC방(온라인 경마게임 전용 PC방)이 등장했다. 이후 성인 경품게임(릴 모사 게임)에 대한 규제와 단속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사행게임 사업자들이 온라인 갬블게임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업으로 분류돼 있는 PC방은 설립이 용이한 데다, 애초에 사행게임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이 PC방에서 온라인 도박게임을 이용한다해도 처벌할 수 없으며, 불법 온라인게임 업체 역시 서버를 외국에 두고 있다면 처벌하기 힘들다.
온라인게임에서 금지하고 있는 환금성 경품 제공 역시, 아이템 중계 사이트를 이용하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더욱이 PC방은 성인 경품게임장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설립, 운영할 수 있다. 즉, 명확한 규제 근거나 단속 조항이 불분명 데다 카지노 게임을 그대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기존 게임장(오락실) 운영 업체들이 대거 사행 PC방으로 업종 전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온라인 도박게임을 만들어 낸 후, 가맹 PC방을 모집하는 형태의 포털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국내 오락실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경품게임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도박 PC방 운영 형태 = 도박 PC방에서 주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은 온라인경마나 고스톱, 포커, 바카라, 블랙잭 등이다. 서비스 형태는 대동소이하다. 특정 업체가 온라인 도박게임을 만들고 가맹 PC방을 모집해서 회원제로 운영하는 형태다. 온라인 도박게임 업체는 가맹 PC방에만 IP를 부여한다. 여기서 서비스되는 게임은 일반 온라인 포커게임이나 고스톱 게임과 달리, 현금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때문에 사용자는 이 사이트에 가입하는 형태가 아니라, PC방에 방문하면 그때그때 새로운 ID 카드를 받게 된다. 이 카드에는 사용자가 지불한 현금 만큼 사이버 머니가 충전돼 있다. 이를 이용해 사이트에 접속한 후, 같은 방식으로 사이트에 접속한 사용자들과 도박을 벌이는 것이다. 여기에서 벌어 들인 사이버 머니는 교묘하게 현금화된다.
현금화의 방식도 다양하다. 경품용 상품권을 받아 환전하거나 PC방 업주가 프린트 해준 종이로 근처 환전소에서 환전할 수도 있다.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받은 뒤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할 수도 있다.
◇왜 불법인가 = 이 같은 온라인 도박장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대부분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받은 게임물이 아니다. 이는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 법률 위반이다. 일부 온라인 경마게임장에서는 스크린 경마게임기를 개변조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음비게법 위반이다.
또 이들 중 다수는 사행게임 관련해 옥외광고물을 설치해 놓고 있으며, 대다수는 근처 환전소를 통해 도박 점수를 현금화해 주고 있다. 이는 각각 음비게법과 사행행위처벌특례법 위반이다.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따른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영업정지, 게임물 폐기 등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500만원에서 20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고작이다.
◇불법 PC방 확산 파장 = 이 같은 영업 형태를 갖춘 PC방은 사실상 준 카지노 시설과 다름이 없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허가받은 곳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게임을 이용,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전국 PC방은 사설 도박장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벌써부터 사행 PC방이 들어선 지역에는 성인 오락실도 장사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임 업계 차원에서는 게임과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성인 오락실로 인해 이미지가 크게 실추돼 있는 상황에서 PC방까지 본격 가세할 경우, 게임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로라면 `도박 게임 망국론'이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물론 기존 PC방 업계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이들 또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행 시장이 확대되면서 창작 게임 분야에 개발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일부 게임 개발자들은 단기간에 수천만원씩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행 사업주들에게 도박 게임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이 사업을 하려는 업주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유혹의 손길도 확산되고 있다.
◇대처 방안은 없나 = 이 문제와 관련해 문화관광부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태 파악과 동시에 규제 근거와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음비게법 등으로는 온라인 PC방을 통해 이뤄지는 불법 행위를 뿌리뽑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최근 개정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에 관련 규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행 PC방의 등장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는 성인 오락실 업계는 정부의 강력한 `선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게임산업법이 시행되는 올 하반기에는 이미 `치고 빠진 뒤'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다소 무리가 따를 지라도 현행 사행행위처벌특례법을 근거로 강력한 단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음비게법에 의거에 영업장을 패쇄하거나 게임기 수거 등의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PC방에 대해서도 등록제로 회귀해 단속 및 사후관리가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불법 사행 PC방이나 오락실에 대한 제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신고 포상제도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