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활용따라 세계적 경쟁력 확보”
"공개 소프트웨어(SW)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공개SW를 잘 활용하면 더욱 손쉽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개SW 진영의 글로벌 리더들이 한국 SW산업 발전을 위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리눅스 월드 코리아 2006' 전시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스튜어크 코헨 OSDL 대표, 짐 젬린 FSG 대표,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오픈오피스그룹 대표 등 3명이 대표적인 공개SW 진영의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의 SW산업에 대한 조언을 했다. 이들이 쏟아낸 다양한 진단과 제언은 "한국의 정부와 개발자,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특정 분야를 선정하고 공개된 전 세계 SW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SW를 개발한다면 레드햇, 마이SQL과 같은 세계적인 공개SW 기업을 다수 키워낼 수 있다"는 말로 모아졌다. 한국 측에서는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 김우진 한국HP 오픈소스&리눅스 총괄팀장이 참가했다.
일시: 6월 6일
장소: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참석자:
스튜어트 코헨 오픈소스디벨로프먼트랩(OSDL) 대표
짐 젬린 프리스탠다드그룹(FSG) 대표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오픈오피스그룹 대표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
김우진 한국HP 오픈소스&리눅스 총괄팀장
△김우진 한국HP 팀장 =최근 SW가 화두다. 한국이 SW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느냐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조광제 한컴 상무 =정부는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해 한국 SW산업, 특히 공개SW 산업을 일으키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공개 SW 개발과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의 IT 담당자들은 리눅스와 공개 SW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김우진 =지난해 정부는 40억원 가량을 지원해 정부기관이나 학교들이 공개 SW를 채택하도록 했다. 또 올해는 37개 공개SW 프로젝트(735억원 규모)를 추진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도 리눅스의 인지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고, 여전히 정부를 쫓아가는 상황이다.
△스튜어트 코헨 OSDL 대표 =공개SW 지원정책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한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미국 오레곤주의 경우 새로운 공개SW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공개SW 프로젝트를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콜센터용 SW가 필요하다면, 새로 예산을 편성해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형태의 공개SW 프로젝트에 펀딩한 뒤 그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이 사례를 공개해 다른 주 정부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개별적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나타나는 중복 투자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개SW 산업에 더욱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도 있다.
공개SW 개발자 수를 계속 늘리고 이들이 공개SW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넓히고, 리눅스와 공개SW 기업에 대해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것 또한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몫이다. 예를 들어 한글과컴퓨터가 리눅스와 공개SW 분야에서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 미국이나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들과 더욱 쉽게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앞으로 세계적인 협력을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짐 젬린 FSG 대표 = 한국이 리눅스 등 공개SW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도 불구하고 공개SW에 대해 사용자의 인식 수준이 높지 않은 것은 표준화 미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뱅킹의 경우 표준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리눅스와 공개SW 기반의 PC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빨리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 리눅스 OS 배포판과 공개 SW 애플리케이션 간의 호환성 등을 보장하는 표준화 작업 역시 매우 중요하다. 공개SW 표준이 제대로 지켜지면 어느 플랫폼을 사용하든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든지 문제없이 쓸 수 있게 되며, 더욱 쉽게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위험이 크게 줄고 편리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오픈오피스그룹 대표 = 선진국에서는 공개SW가 이미 일자리 창출 등 1차적인 차원을 넘어서 전 사회적인 혁신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공개 SW를 기반으로 전 사회와 국가가 혜택을 볼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세금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 공개 SW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가 혜택을 받고 국가는 물론, 전 세계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세금을 거둬들여 혜택을 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방식을 통해 공개SW 발전에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짐 젬린 = 공개SW 영역에 엄청난 기회가 있는 게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SW 개발업체들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개발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다.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공개SW가 이미 개발, 공개돼 있다. 이를 잘 활용할 경우 더욱 혁신적인 SW를 만들어내는 데만 주력하면 되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SW를 개발할 수 있다.
△스튜어트 코헨 = 지금까지 상업용SW 분야에서는 (개발자나 기업이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후발주자 입장에서) 불평등한 경쟁을 해왔다. 짐 젬린이 말한 것처럼 공개SW 분야에서는 이미 개발한 기술을 쉽게 쓸 수 있기 때문에 한국 같은 나라에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조광제 = 한국의 SW기업들은 그 같은 개발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 기업들은 대체로 처음부터 스스로 개발하는데 익숙한 편이다. 또 공개SW 라이선스나 개발방법론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한 학습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튜어트 코헨 = 공개SW를 개발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은 커뮤니티를 통한 협력개발이다. 우선 공개SW 커뮤니티에 참여하도록 지원, 장려하고 기업들이 다양한 공개SW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게 좋다.
△조광제 = 한국의 경우 자신이 개발한 SW의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짐 젬린 = 이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전형적 문제이기도 하다. 남의 것을 가져다 쓴 만큼 내놓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에서 왜 제이보스(공개SW 진영의 대표적인 미들웨어(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개발기업으로 최근 3억5000만달러에 레드햇이 인수했다) 같은 애플리케이션 기업이 왜 나오지 않는지 궁금하다. 자신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갖고 개발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학교는 공개SW 개발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장이다. 대학 동아리 등이 개발 프로젝트 커뮤니티 활동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짐 젬린 = 우분트(레드햇, 수세와 함께 대표적인 리눅스 운영체제(OS) 배포판 중 하나인 데비안에서 파생된 리눅스 OS로, 약 2년 전 사용하기 쉬운 PC에 주안점을 두고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신생 리눅스 OS지만 데스크톱 분야에서 굉장히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조광제 = 우분트는 데비안의 한 파생이지만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공개SW 분야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아이디어만 좋으면 금방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어떻게 공개SW 프로젝트 갖고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수익성이 별로 없는 게 사실 아닌가.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공개SW 분야에서 제품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훌륭한 지원과 교육 등 추가적인 가치로 승부를 내야 할 것이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얼마나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스튜어트 코헨 = 서비스로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모델은 듀얼 라이선스이다. 공개SW에 다른 SW 기술을 추가해 새로운 SW를 만들었다면, 듀얼 라이언스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SW를 공개하지만, 더 많은 부가가치를 가진 상용 SW의 경우 돈을 받고 파는 방식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공개SW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마이SQL이 그 같은 모델의 대표적인 예이다.
△짐 젬린 = 선택과 집중도 매우 중요하다. 스리랑카 예를 들고 싶다. 스리랑카는 정부 차원에서 대표적인 공개SW 웹서버인 아파치에만 초점을 뒀다. 그 결과, 많은 스리랑카의 기업들이 아파치 서버와 관련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치중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아파치 서버가 쓰이는 많은 곳에서 스리랑카 기업들이 여러 가지 새로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우진 = 스리랑카의 예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또 정부의 공개SW 관련 지원 방향이 훌륭한 개발자를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면 한다. 이들이 공개SW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새로운 국제적인 프로젝트가 한국을 중심으로 나와줘야 한다.
△스튜어트 코헨 = 최근 몇 년간 한ㆍ중ㆍ일 3국의 정부가 공개SW 포럼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엄청난 기회인 것이다.
△조광제 = 물론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정부가 지원자 역할을 넘어 다소 끌고 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스튜어트 코헨 = 공개SW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지금 운영되는 프로젝트를 능가하는 우수한 것일 필요는 없다. 무엇이든 시작하는 단계가 필요하고 그 단계에서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것이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한국은 매우 역동적이고 잠재력이 큰 나라로 알고 있다. 기업이나 커뮤니티가 어떻게 협력, 협업하는지에 대한 방법론만 제대로 정립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분명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그 같은 역할을 하는 재단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많은 기업이 참여해서 공감대를 갖고 협력한다면 많은 커뮤니티가 생기고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더욱 양질의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리눅스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파일시스템 등 많은 분야에서 수많은 솔루션이 있어야 한다. 그 같은 분야에서 한국은 많은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짐 젬린 =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의 SW 개발자들이 세계무대로 나가기 위한 방법을 정부와 서로 긴밀하게 논의하고 찾길 바란다. 가상화, 스트리밍 등과 같은 프로젝트 중 잘할 수 있는 한 분야를 골라 국가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튜어트 코헨 =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여기에 집중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이 일에는 공개SW를 이용하는 개발자들이 결과물을 다시 공개하고 공유해서 중복된 개발을 피하는 효율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조광제 = 한ㆍ중ㆍ일 포럼에서도 그동안 개발한 프로젝트를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한국은 공개SW와 관련해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재 전 세계에 나와있는 공개SW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스리랑카의 경우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 정부가 더욱 뚜렷한 목표와 핵심적인 영역을 선정해 그 분야에서 공개SW 프로젝트 커뮤니티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스튜어트 코헨 = 밀고 당기는 정책이 필요하다. 공개SW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를 하는 것이 미는 정책이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개SW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참여를 유도하고 더 많은 공개SW 커뮤니티 생성을 유도하는 것이 당기는 정책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이동통신이나 미디어 분야 등은 해외에서도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분야에서 한국은 더 적은 투자로 다른 나라와 차별성을 만들고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에게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공개SW를 개발한다면, 한ㆍ중ㆍ일 공개SW 포럼을 통해 동북아시아 3국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의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공개SW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야 한다.
△김우진 = 한국이 SW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공개SW를 이용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사실 공개SW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빠져있다. 우선 세계적인 기술을 갖기 위해서는 공개SW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크게 이바지해 커뮤니티에서 인정받으면 해외에서 한국의 SW 기술력을 높게 평가할 것이며, 인정받은 개발자가 만든 제품은 결국 해외무대에서 훨씬 더 환영받을 수 있다.
△조광제 = 우선 SW기업들이 공개SW를 이용한 SW 프로그램 개발방법론을 습득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아직 이 같은 개발방법론에 익숙하지 않다. OSDL이나 FSG 같은 국제적인 공개SW 관련기관에 가입해 이른 시일 안에 기술 습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한국에는 GS인증제도가 있는데, 리눅스 OS 위에서 운영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더 많은 가산점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리눅스와 공개SW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 필요한데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사용하면 애플리케이션이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짐 젬린 = 한국에서 미래의 리누스 토발즈가 나와야 한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누구든지 공개SW 분야의 다음 주인공이 나올 수 있다. 사실 공개SW 진영은 엄청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레드햇이나 제이보스, 마이SQL CEO에게 이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물어봐라. 현재 공유되고 있는 기술을 활용, 접목하면 성공할 기회가 열려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한국에서도 머지않아 레드햇이나 마이SQL 같은 기업이 나올 것이다.
"공개 소프트웨어(SW)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공개SW를 잘 활용하면 더욱 손쉽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개SW 진영의 글로벌 리더들이 한국 SW산업 발전을 위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리눅스 월드 코리아 2006' 전시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스튜어크 코헨 OSDL 대표, 짐 젬린 FSG 대표,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오픈오피스그룹 대표 등 3명이 대표적인 공개SW 진영의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의 SW산업에 대한 조언을 했다. 이들이 쏟아낸 다양한 진단과 제언은 "한국의 정부와 개발자,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특정 분야를 선정하고 공개된 전 세계 SW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SW를 개발한다면 레드햇, 마이SQL과 같은 세계적인 공개SW 기업을 다수 키워낼 수 있다"는 말로 모아졌다. 한국 측에서는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 김우진 한국HP 오픈소스&리눅스 총괄팀장이 참가했다.
일시: 6월 6일
장소: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참석자:
스튜어트 코헨 오픈소스디벨로프먼트랩(OSDL) 대표
짐 젬린 프리스탠다드그룹(FSG) 대표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오픈오피스그룹 대표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
김우진 한국HP 오픈소스&리눅스 총괄팀장
△김우진 한국HP 팀장 =최근 SW가 화두다. 한국이 SW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느냐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조광제 한컴 상무 =정부는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해 한국 SW산업, 특히 공개SW 산업을 일으키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공개 SW 개발과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의 IT 담당자들은 리눅스와 공개 SW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김우진 =지난해 정부는 40억원 가량을 지원해 정부기관이나 학교들이 공개 SW를 채택하도록 했다. 또 올해는 37개 공개SW 프로젝트(735억원 규모)를 추진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도 리눅스의 인지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고, 여전히 정부를 쫓아가는 상황이다.
△스튜어트 코헨 OSDL 대표 =공개SW 지원정책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한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미국 오레곤주의 경우 새로운 공개SW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공개SW 프로젝트를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콜센터용 SW가 필요하다면, 새로 예산을 편성해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형태의 공개SW 프로젝트에 펀딩한 뒤 그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이 사례를 공개해 다른 주 정부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개별적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나타나는 중복 투자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개SW 산업에 더욱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도 있다.
공개SW 개발자 수를 계속 늘리고 이들이 공개SW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넓히고, 리눅스와 공개SW 기업에 대해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것 또한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몫이다. 예를 들어 한글과컴퓨터가 리눅스와 공개SW 분야에서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 미국이나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들과 더욱 쉽게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앞으로 세계적인 협력을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짐 젬린 FSG 대표 = 한국이 리눅스 등 공개SW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도 불구하고 공개SW에 대해 사용자의 인식 수준이 높지 않은 것은 표준화 미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뱅킹의 경우 표준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리눅스와 공개SW 기반의 PC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빨리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 리눅스 OS 배포판과 공개 SW 애플리케이션 간의 호환성 등을 보장하는 표준화 작업 역시 매우 중요하다. 공개SW 표준이 제대로 지켜지면 어느 플랫폼을 사용하든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든지 문제없이 쓸 수 있게 되며, 더욱 쉽게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위험이 크게 줄고 편리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오픈오피스그룹 대표 = 선진국에서는 공개SW가 이미 일자리 창출 등 1차적인 차원을 넘어서 전 사회적인 혁신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공개 SW를 기반으로 전 사회와 국가가 혜택을 볼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세금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 공개 SW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가 혜택을 받고 국가는 물론, 전 세계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세금을 거둬들여 혜택을 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방식을 통해 공개SW 발전에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짐 젬린 = 공개SW 영역에 엄청난 기회가 있는 게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SW 개발업체들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개발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다.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공개SW가 이미 개발, 공개돼 있다. 이를 잘 활용할 경우 더욱 혁신적인 SW를 만들어내는 데만 주력하면 되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SW를 개발할 수 있다.
△스튜어트 코헨 = 지금까지 상업용SW 분야에서는 (개발자나 기업이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후발주자 입장에서) 불평등한 경쟁을 해왔다. 짐 젬린이 말한 것처럼 공개SW 분야에서는 이미 개발한 기술을 쉽게 쓸 수 있기 때문에 한국 같은 나라에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조광제 = 한국의 SW기업들은 그 같은 개발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 기업들은 대체로 처음부터 스스로 개발하는데 익숙한 편이다. 또 공개SW 라이선스나 개발방법론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한 학습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튜어트 코헨 = 공개SW를 개발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은 커뮤니티를 통한 협력개발이다. 우선 공개SW 커뮤니티에 참여하도록 지원, 장려하고 기업들이 다양한 공개SW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게 좋다.
△조광제 = 한국의 경우 자신이 개발한 SW의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짐 젬린 = 이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전형적 문제이기도 하다. 남의 것을 가져다 쓴 만큼 내놓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에서 왜 제이보스(공개SW 진영의 대표적인 미들웨어(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개발기업으로 최근 3억5000만달러에 레드햇이 인수했다) 같은 애플리케이션 기업이 왜 나오지 않는지 궁금하다. 자신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갖고 개발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학교는 공개SW 개발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장이다. 대학 동아리 등이 개발 프로젝트 커뮤니티 활동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짐 젬린 = 우분트(레드햇, 수세와 함께 대표적인 리눅스 운영체제(OS) 배포판 중 하나인 데비안에서 파생된 리눅스 OS로, 약 2년 전 사용하기 쉬운 PC에 주안점을 두고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신생 리눅스 OS지만 데스크톱 분야에서 굉장히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조광제 = 우분트는 데비안의 한 파생이지만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공개SW 분야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아이디어만 좋으면 금방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어떻게 공개SW 프로젝트 갖고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수익성이 별로 없는 게 사실 아닌가.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공개SW 분야에서 제품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훌륭한 지원과 교육 등 추가적인 가치로 승부를 내야 할 것이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얼마나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스튜어트 코헨 = 서비스로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모델은 듀얼 라이선스이다. 공개SW에 다른 SW 기술을 추가해 새로운 SW를 만들었다면, 듀얼 라이언스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SW를 공개하지만, 더 많은 부가가치를 가진 상용 SW의 경우 돈을 받고 파는 방식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공개SW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마이SQL이 그 같은 모델의 대표적인 예이다.
△짐 젬린 = 선택과 집중도 매우 중요하다. 스리랑카 예를 들고 싶다. 스리랑카는 정부 차원에서 대표적인 공개SW 웹서버인 아파치에만 초점을 뒀다. 그 결과, 많은 스리랑카의 기업들이 아파치 서버와 관련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치중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아파치 서버가 쓰이는 많은 곳에서 스리랑카 기업들이 여러 가지 새로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우진 = 스리랑카의 예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또 정부의 공개SW 관련 지원 방향이 훌륭한 개발자를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면 한다. 이들이 공개SW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새로운 국제적인 프로젝트가 한국을 중심으로 나와줘야 한다.
△스튜어트 코헨 = 최근 몇 년간 한ㆍ중ㆍ일 3국의 정부가 공개SW 포럼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엄청난 기회인 것이다.
△조광제 = 물론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정부가 지원자 역할을 넘어 다소 끌고 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스튜어트 코헨 = 공개SW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지금 운영되는 프로젝트를 능가하는 우수한 것일 필요는 없다. 무엇이든 시작하는 단계가 필요하고 그 단계에서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것이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한국은 매우 역동적이고 잠재력이 큰 나라로 알고 있다. 기업이나 커뮤니티가 어떻게 협력, 협업하는지에 대한 방법론만 제대로 정립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분명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그 같은 역할을 하는 재단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많은 기업이 참여해서 공감대를 갖고 협력한다면 많은 커뮤니티가 생기고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더욱 양질의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리눅스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파일시스템 등 많은 분야에서 수많은 솔루션이 있어야 한다. 그 같은 분야에서 한국은 많은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짐 젬린 =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의 SW 개발자들이 세계무대로 나가기 위한 방법을 정부와 서로 긴밀하게 논의하고 찾길 바란다. 가상화, 스트리밍 등과 같은 프로젝트 중 잘할 수 있는 한 분야를 골라 국가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튜어트 코헨 =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여기에 집중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이 일에는 공개SW를 이용하는 개발자들이 결과물을 다시 공개하고 공유해서 중복된 개발을 피하는 효율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조광제 = 한ㆍ중ㆍ일 포럼에서도 그동안 개발한 프로젝트를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루이스 수아레즈-폿츠 = 한국은 공개SW와 관련해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재 전 세계에 나와있는 공개SW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스리랑카의 경우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 정부가 더욱 뚜렷한 목표와 핵심적인 영역을 선정해 그 분야에서 공개SW 프로젝트 커뮤니티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스튜어트 코헨 = 밀고 당기는 정책이 필요하다. 공개SW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를 하는 것이 미는 정책이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개SW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참여를 유도하고 더 많은 공개SW 커뮤니티 생성을 유도하는 것이 당기는 정책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이동통신이나 미디어 분야 등은 해외에서도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분야에서 한국은 더 적은 투자로 다른 나라와 차별성을 만들고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에게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공개SW를 개발한다면, 한ㆍ중ㆍ일 공개SW 포럼을 통해 동북아시아 3국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의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공개SW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야 한다.
△김우진 = 한국이 SW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공개SW를 이용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사실 공개SW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빠져있다. 우선 세계적인 기술을 갖기 위해서는 공개SW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크게 이바지해 커뮤니티에서 인정받으면 해외에서 한국의 SW 기술력을 높게 평가할 것이며, 인정받은 개발자가 만든 제품은 결국 해외무대에서 훨씬 더 환영받을 수 있다.
△조광제 = 우선 SW기업들이 공개SW를 이용한 SW 프로그램 개발방법론을 습득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아직 이 같은 개발방법론에 익숙하지 않다. OSDL이나 FSG 같은 국제적인 공개SW 관련기관에 가입해 이른 시일 안에 기술 습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한국에는 GS인증제도가 있는데, 리눅스 OS 위에서 운영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더 많은 가산점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리눅스와 공개SW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 필요한데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사용하면 애플리케이션이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짐 젬린 = 한국에서 미래의 리누스 토발즈가 나와야 한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누구든지 공개SW 분야의 다음 주인공이 나올 수 있다. 사실 공개SW 진영은 엄청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레드햇이나 제이보스, 마이SQL CEO에게 이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물어봐라. 현재 공유되고 있는 기술을 활용, 접목하면 성공할 기회가 열려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한국에서도 머지않아 레드햇이나 마이SQL 같은 기업이 나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