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0팀에 ＊＊위안 걸겠다” 핸드폰 배팅
인터넷 보급 확산 도박 사이트도 ‘활개’
당국 강력단속 불구 완전 근절엔 역부족
월드컵이 전세계 축구팬들의 성대한 제전이라면, 중국에서 유행하는 도박축구 즉 `두치우(賭球)`는 성대한 `악의 제전'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중국 전역의 술집에서는 월드컵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축구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축구를 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핸드폰을 눌러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팀에 ＊＊위안을 걸겠다"는 내용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유명 술집 종업원은 "축구를 볼 때 많은 사람들이 더 큰 자극을 위해 도박을 한다. 도박은 전염성을 갖고 있고, 도박할 생각이 없던 사람들도 그 광경을 보고 유혹에 빠진다"고 전했다.
더 많은 자극을 추구하는 축구 도박꾼들을 위하여 지하 노름의 술책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승리냐 패배냐 하는 것은 기본이다. 월드컵 첫번째 골은 누가 넣을 것인지, 아르헨티나 경기 중 마라도나가 텔레비전 화면에 잡힐 것인지, 어느 팀이 선제골을 넣을 것인지, 심지어 축구선수들의 헤어스타일이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이르기까지 그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두치우의 천국 광저우(廣州)=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두치우의 방식과 기술력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한일 월드컵과는 달리 더 많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광동에서 현재 가장 유행되고 있는 방식이 `조우디반(走地盤)' 이다. 이는 경기진행에 따라 배율과 자극성이 증가되고 위험도도 높아지며 반드시 인터넷상으로만 도박이 가능하다. 전후반전 각각의 경기나 전 경기, 경고카드의 수 등도 도박을 구성하는 요소다. 전후반 무승부라 할지라도 페널티킥의 승패로 내기할 수도 있다. 경기 시작 전에 도박이 이루어지고 경기 종료까지 이어진다.
한때 두치우 사이트를 운영했던 한 인사는 이렇게 진술했다. "이러한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대부분이 해외의 것이지만 전문적인 중문(中文) 사이트도 있고, 이것은 국내 도박꾼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사이트의 아이디는 도박꾼이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다시 지인들은 다른 지인들을 데려 오며 인맥이 좋은 경우 보증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어느 한 사람이 두치우 사이트의 아이디가 있고 나면 마음대로 도박을 할 수 있으며 그 사람 주위로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몰려들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아이디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인터넷 축구도박 유경험자의 말이다. "아이디에는 신용 액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5만위안(약 600만원)이다. 매주 월요일 결산하며 은행 계획장부를 통한다. 당신이 이겼으면 노름장은 월요일에 당신이 사전에 예약한 계좌로 입금한다. 당신이 졌다면 당신은 월요일에 당신이 예약한 계좌로 돈을 입금시켜야 한다."
프리랜서인 류핑(劉平, 가명)은 열렬한 축구팬이자 열렬한 노름꾼이다. 평소 프리미어리그, 세리아A 등 5대 유럽의 5대 리그는 물론 크고 작은 어떤 경기에서도 도박을 즐긴다. 류핑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월드컵 개막 경기 이후 대부분의 경기에 도박을 해왔다. 열 개 중 아홉은 진다. 이러한 이치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과 긴장을 추구하고 사는 게 재미있다."
하지만 지금 광저우에서는 두치우가 성행해온 몇 년 동안 그 누구도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전 재산을 잃거나 가정불화 심지어 이혼한 사람들이 양산되기 일수인 상황이다. 두치우에 빠졌던 사람들은 한결 같이 말한다. "이것은 마약과 비슷합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두치우의 황금시장 청두(成都)=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축구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축구팬들은 여전히 재미를 보고 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지하 두치우가 암암리에 성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찻집과 호텔, 술집 등은 많은 경우 이미 두치우의 장으로 탈바꿈된 지 오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에 청두의 한 회사는 전 직원들이 일제히 도박 사이트에 가입했다. 도박을 하는 이들은 삼삼오오로 짝을 지어 함께 돈을 걸었으며 이들 중에는 축구에 대해 거의 모르는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도박 사이트에 가입한 한 지식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공공기업 대표, 민영회사 사장, 외국회사 화이트칼라들이 가장 환영받는다. 이들은 지하 두치우가 추진하는 중점 관리대상이다. 일단 가입을 하면 집과 부동산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5만위안(약 600만원)에서 10만위안(약 1200만원) 가량의 보증금을 받고 `두치우통장'을 발급해 준다. 도박은 모두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고 돈 거는 것은 일체 볼 수가 없게 돼 있다. "운영자측에서 조작을 하던 말던 알 수 없게 돼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화이트칼라는 "올해 초 처음으로 축구도박이란 것을 알게 됐는데, 처음엔 4000위안(약 48만원) 가량 벌기도 했지만 예상치 않게 브라질이 지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5만위안의 피 같은 돈을 모두 날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단 하루 밤에 집 안의 돈을 모두 잃은 케이스다. 이 화이트칼라는 지금 부인의 요구에 따라 각방을 쓰고 있는 상태다.
◇당국의 대응=두치우가 활개치고 사회문제화 하자 지난해부터 당국이 강력한 대응을 해 왔다. 하지만 독버섯처럼 번지는 두치우를 완전히 근절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달 중순 광저우 경찰은 보인(波音)주식회사라는 이름의 인터넷도박 사이트 범죄조직을 적발 체포했다. 이 범죄조직은 치밀하게 조직돼 있었다. 위로부터 아래로 `주주', `총대리', `대리', `회원' 등의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고 계급간에는 인터넷 가상화폐를 통해 도박이 진행된다. 정해진 기한에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지불 등의 방법을 통해 도박 결과를 정산한다. 선전(深 土+川) 경찰이 최근 대규모 인터넷 두치우에 대해 벌인 수사를 보면 한 명의 대리인이 한 달 동안 3000여만위안(약 36억원)의 도박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또 청두 경찰이 적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진리궈지위러(金利國際娛樂)주식회사라는 유명 두치우 사이트에 건 도박 액수는 총 10억위안(약 1200억원)에 달한다. 청두 경찰은 최근 4군데의 축구도박 사이트들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실시해 모두 일망타진했다.
베이징=허민특파원/minski@munhwa.com
인터넷 보급 확산 도박 사이트도 ‘활개’
당국 강력단속 불구 완전 근절엔 역부족
월드컵이 전세계 축구팬들의 성대한 제전이라면, 중국에서 유행하는 도박축구 즉 `두치우(賭球)`는 성대한 `악의 제전'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중국 전역의 술집에서는 월드컵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축구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축구를 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핸드폰을 눌러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팀에 ＊＊위안을 걸겠다"는 내용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유명 술집 종업원은 "축구를 볼 때 많은 사람들이 더 큰 자극을 위해 도박을 한다. 도박은 전염성을 갖고 있고, 도박할 생각이 없던 사람들도 그 광경을 보고 유혹에 빠진다"고 전했다.
더 많은 자극을 추구하는 축구 도박꾼들을 위하여 지하 노름의 술책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승리냐 패배냐 하는 것은 기본이다. 월드컵 첫번째 골은 누가 넣을 것인지, 아르헨티나 경기 중 마라도나가 텔레비전 화면에 잡힐 것인지, 어느 팀이 선제골을 넣을 것인지, 심지어 축구선수들의 헤어스타일이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이르기까지 그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두치우의 천국 광저우(廣州)=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두치우의 방식과 기술력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한일 월드컵과는 달리 더 많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광동에서 현재 가장 유행되고 있는 방식이 `조우디반(走地盤)' 이다. 이는 경기진행에 따라 배율과 자극성이 증가되고 위험도도 높아지며 반드시 인터넷상으로만 도박이 가능하다. 전후반전 각각의 경기나 전 경기, 경고카드의 수 등도 도박을 구성하는 요소다. 전후반 무승부라 할지라도 페널티킥의 승패로 내기할 수도 있다. 경기 시작 전에 도박이 이루어지고 경기 종료까지 이어진다.
한때 두치우 사이트를 운영했던 한 인사는 이렇게 진술했다. "이러한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대부분이 해외의 것이지만 전문적인 중문(中文) 사이트도 있고, 이것은 국내 도박꾼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사이트의 아이디는 도박꾼이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다시 지인들은 다른 지인들을 데려 오며 인맥이 좋은 경우 보증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어느 한 사람이 두치우 사이트의 아이디가 있고 나면 마음대로 도박을 할 수 있으며 그 사람 주위로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몰려들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아이디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인터넷 축구도박 유경험자의 말이다. "아이디에는 신용 액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5만위안(약 600만원)이다. 매주 월요일 결산하며 은행 계획장부를 통한다. 당신이 이겼으면 노름장은 월요일에 당신이 사전에 예약한 계좌로 입금한다. 당신이 졌다면 당신은 월요일에 당신이 예약한 계좌로 돈을 입금시켜야 한다."
프리랜서인 류핑(劉平, 가명)은 열렬한 축구팬이자 열렬한 노름꾼이다. 평소 프리미어리그, 세리아A 등 5대 유럽의 5대 리그는 물론 크고 작은 어떤 경기에서도 도박을 즐긴다. 류핑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월드컵 개막 경기 이후 대부분의 경기에 도박을 해왔다. 열 개 중 아홉은 진다. 이러한 이치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과 긴장을 추구하고 사는 게 재미있다."
하지만 지금 광저우에서는 두치우가 성행해온 몇 년 동안 그 누구도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전 재산을 잃거나 가정불화 심지어 이혼한 사람들이 양산되기 일수인 상황이다. 두치우에 빠졌던 사람들은 한결 같이 말한다. "이것은 마약과 비슷합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두치우의 황금시장 청두(成都)=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축구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축구팬들은 여전히 재미를 보고 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지하 두치우가 암암리에 성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찻집과 호텔, 술집 등은 많은 경우 이미 두치우의 장으로 탈바꿈된 지 오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에 청두의 한 회사는 전 직원들이 일제히 도박 사이트에 가입했다. 도박을 하는 이들은 삼삼오오로 짝을 지어 함께 돈을 걸었으며 이들 중에는 축구에 대해 거의 모르는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도박 사이트에 가입한 한 지식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공공기업 대표, 민영회사 사장, 외국회사 화이트칼라들이 가장 환영받는다. 이들은 지하 두치우가 추진하는 중점 관리대상이다. 일단 가입을 하면 집과 부동산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5만위안(약 600만원)에서 10만위안(약 1200만원) 가량의 보증금을 받고 `두치우통장'을 발급해 준다. 도박은 모두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고 돈 거는 것은 일체 볼 수가 없게 돼 있다. "운영자측에서 조작을 하던 말던 알 수 없게 돼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화이트칼라는 "올해 초 처음으로 축구도박이란 것을 알게 됐는데, 처음엔 4000위안(약 48만원) 가량 벌기도 했지만 예상치 않게 브라질이 지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5만위안의 피 같은 돈을 모두 날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단 하루 밤에 집 안의 돈을 모두 잃은 케이스다. 이 화이트칼라는 지금 부인의 요구에 따라 각방을 쓰고 있는 상태다.
◇당국의 대응=두치우가 활개치고 사회문제화 하자 지난해부터 당국이 강력한 대응을 해 왔다. 하지만 독버섯처럼 번지는 두치우를 완전히 근절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달 중순 광저우 경찰은 보인(波音)주식회사라는 이름의 인터넷도박 사이트 범죄조직을 적발 체포했다. 이 범죄조직은 치밀하게 조직돼 있었다. 위로부터 아래로 `주주', `총대리', `대리', `회원' 등의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고 계급간에는 인터넷 가상화폐를 통해 도박이 진행된다. 정해진 기한에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지불 등의 방법을 통해 도박 결과를 정산한다. 선전(深 土+川) 경찰이 최근 대규모 인터넷 두치우에 대해 벌인 수사를 보면 한 명의 대리인이 한 달 동안 3000여만위안(약 36억원)의 도박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또 청두 경찰이 적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진리궈지위러(金利國際娛樂)주식회사라는 유명 두치우 사이트에 건 도박 액수는 총 10억위안(약 1200억원)에 달한다. 청두 경찰은 최근 4군데의 축구도박 사이트들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실시해 모두 일망타진했다.
베이징=허민특파원/minski@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