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드 합의 불구 북한측 소극적
자ㆍ모음 구조도 서로 달라
남북한이 한글 컴퓨터 입력코드(부호계)를 국제 다국어 컴퓨터 입력코드 표준인 유니코드로 통일하기로 한지 오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제561돌 한글날을 앞두고 8일 학계와 IT 업계는 남북한 IT 협력을 위해서는 남북간 전혀 체계가 다른 한글 컴퓨터 입력코드 체계를 국제표준으로 시급히 단일화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한글의 글자를 조합하면 1만1724개의 글자가 만들어지고 컴퓨터는 각각의 글자를 인식할 수 있는 특유의 코드체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남한은 KSS5601을, 북한은 국규9566을 따르고 있어 양측간 입력코드 통일화에 대한 의제는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다국어 입력 환경을 지원하는 유니코드가 국제 표준으로 확정됨에 따라 양측이 제3의 단일안을 만들기보다 유니코드 체계를 채택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문화관광부 소속 국립국어원 측은 "국제 표준이 정해졌고 남측이 이를 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3의 단일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북측이 국제표준을 수용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유니코드에는 남한의 한글 코드 입력체계가 반영돼 있어 북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유니코드가 국제표준이므로 북측이 따르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유니코드 입력체계는 이미 완성됐기 때문에 북측 안이 반영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남북한간 입력체계를 단일화하는 것 보다 남북한이 국제표준을 따르는 것이 정치적으로도 복잡해졌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이밖에 코드통일화 뿐 아니라 모음과 자음의 배열 등 양측간 자모구조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일례로 받침으로 가는 `o`과 모음 앞에 오는 음가 없는 `o'을 구분하지 않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이를 구분하는 등 표기법과 순서가 상당히 다르다. 양측 국어사전의 글자 배열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계원조형예술대학의 이기성 교수는 "코드 입력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양측간 문서는 모두 변환기를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 응용소프트웨어 호환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조선족도 중국의 소수민족 문자코드 체계를 따르고 있어 코드입력 표준안에 대한 한민족 공동 대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허정화기자 nikah@
[용어] 입력코드란
자ㆍ모음 구조도 서로 달라
남북한이 한글 컴퓨터 입력코드(부호계)를 국제 다국어 컴퓨터 입력코드 표준인 유니코드로 통일하기로 한지 오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제561돌 한글날을 앞두고 8일 학계와 IT 업계는 남북한 IT 협력을 위해서는 남북간 전혀 체계가 다른 한글 컴퓨터 입력코드 체계를 국제표준으로 시급히 단일화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한글의 글자를 조합하면 1만1724개의 글자가 만들어지고 컴퓨터는 각각의 글자를 인식할 수 있는 특유의 코드체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남한은 KSS5601을, 북한은 국규9566을 따르고 있어 양측간 입력코드 통일화에 대한 의제는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다국어 입력 환경을 지원하는 유니코드가 국제 표준으로 확정됨에 따라 양측이 제3의 단일안을 만들기보다 유니코드 체계를 채택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문화관광부 소속 국립국어원 측은 "국제 표준이 정해졌고 남측이 이를 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3의 단일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북측이 국제표준을 수용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유니코드에는 남한의 한글 코드 입력체계가 반영돼 있어 북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유니코드가 국제표준이므로 북측이 따르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유니코드 입력체계는 이미 완성됐기 때문에 북측 안이 반영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남북한간 입력체계를 단일화하는 것 보다 남북한이 국제표준을 따르는 것이 정치적으로도 복잡해졌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이밖에 코드통일화 뿐 아니라 모음과 자음의 배열 등 양측간 자모구조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일례로 받침으로 가는 `o`과 모음 앞에 오는 음가 없는 `o'을 구분하지 않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이를 구분하는 등 표기법과 순서가 상당히 다르다. 양측 국어사전의 글자 배열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계원조형예술대학의 이기성 교수는 "코드 입력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양측간 문서는 모두 변환기를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 응용소프트웨어 호환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조선족도 중국의 소수민족 문자코드 체계를 따르고 있어 코드입력 표준안에 대한 한민족 공동 대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허정화기자 nikah@
[용어] 입력코드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