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아마도 디지털세대와 그렇지 못한 40대 이상의 연령대를 판별하는 가장 빠른 길의 하나는 가상현실(virtual world)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하는 방법일 것이다.
40대 이상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가상현실하면 먼저 게임부터 떠올린다. 사이버 공간에만 존재하는 현실과 관계없는 영역이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여가활동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과 함께 성장해온 대부분 30대 이하 세대에게 가상현실은 더 이상 가상이 아니라 현실, 즉 그들의 일상이다.
어째서 그런가. 우리나라에서 현재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 시장은 대략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사이버 공간에서 단지 게임을 즐기기 위한 도구인 아이템에 1조원 이상의 유통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이를 현실과 연결되지 않은 허구의 일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을까?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미국 린든랩에서 개발한 온라인 3D커뮤니티 세컨드라이프의 경우를 보자. 세컨드라이프는 3D 아바타를 이용해 온라인 속에서 친구를 사귀고 직업을 갖고 돈을 버는, 다시 말해 또 다른 삶을 사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2003년 초 북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07년 9월 기준으로 전 세계 927만명의 주민(회원)이 거주하는 또다른 혹성(사이트)이 되었다.
이 혹성에서 900만명이 넘는 주민(유저)들은 사이버머니인 린든달러로 경제활동을 한다. 린든달러는 자체 외환시장인 린덱스를 통해 실제 돈인 미국 달러로 환전되는데, 2007년 시장 규모는 10억5400만 린든달러(약 39억원)에 달한다.
서비스 4년 동안 가상의 공간 세컨드라이프는 탄탄한 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활황을 누리고 있다. 심지어 스웨덴과 몰디브 등은 대사관을 열어 사이버 외교, 국가 홍보 활동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은 법과 여론재판이라는 강의를 개설해 e-러닝 공간으로의 가능성도 모색 중이다. 일부 회사들은 입사시험에서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먼저 면접을 해서 일부를 거른 후에 오프라인에서의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물론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서도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처럼 인기가 폭발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임이 아니고, 아이템을 구입하는 형식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적 실정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은 온라인 게임에서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하거나 환전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기 때문에 세컨드라이프의 환전시스템 린덱스는 사행성을 조장하는 불법행위가 된다. 따라서 이를 게임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합법적인 경제행위로 볼 것이냐는 판단의 문제가 걸려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세컨드라이프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일본 미즈호 은행은 세컨드라이프의 금전적 가치가 올해 1350억 엔에서 내년에는 1조2500억 엔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향후 거대해질 가상경제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커뮤니티 시장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행사해왔다. 리니지 하나만 보더라도 2007년 현재 전 세계 회원수가 47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시킨 것은 미국이 먼저다. 세컨드라이프에는 창작을 통한 가상세계 재화의 소유권 발생을 증명하고, 가상세계 노동의 성립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의의가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2004년 노동의 종말 개정판에서 1996년 노동의 종말을 내놓을 때만 해도 이처럼 빨리 일자리가 사라질 줄 몰랐다면서 2050년에는 전체 성인 인구의 5%만으로도 전통적인 산업 부문을 운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특히 사이버공간에서 노동을 하는 가상노동(virtual labor)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실제 공간에서 할 일을 잃어버린 대다수 노동자들이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노동을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디지털세대와 그렇지 못한 40대 이상의 연령대를 판별하는 가장 빠른 길의 하나는 가상현실(virtual world)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하는 방법일 것이다.
40대 이상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가상현실하면 먼저 게임부터 떠올린다. 사이버 공간에만 존재하는 현실과 관계없는 영역이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여가활동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과 함께 성장해온 대부분 30대 이하 세대에게 가상현실은 더 이상 가상이 아니라 현실, 즉 그들의 일상이다.
어째서 그런가. 우리나라에서 현재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 시장은 대략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사이버 공간에서 단지 게임을 즐기기 위한 도구인 아이템에 1조원 이상의 유통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이를 현실과 연결되지 않은 허구의 일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을까?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미국 린든랩에서 개발한 온라인 3D커뮤니티 세컨드라이프의 경우를 보자. 세컨드라이프는 3D 아바타를 이용해 온라인 속에서 친구를 사귀고 직업을 갖고 돈을 버는, 다시 말해 또 다른 삶을 사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2003년 초 북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07년 9월 기준으로 전 세계 927만명의 주민(회원)이 거주하는 또다른 혹성(사이트)이 되었다.
이 혹성에서 900만명이 넘는 주민(유저)들은 사이버머니인 린든달러로 경제활동을 한다. 린든달러는 자체 외환시장인 린덱스를 통해 실제 돈인 미국 달러로 환전되는데, 2007년 시장 규모는 10억5400만 린든달러(약 39억원)에 달한다.
서비스 4년 동안 가상의 공간 세컨드라이프는 탄탄한 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활황을 누리고 있다. 심지어 스웨덴과 몰디브 등은 대사관을 열어 사이버 외교, 국가 홍보 활동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은 법과 여론재판이라는 강의를 개설해 e-러닝 공간으로의 가능성도 모색 중이다. 일부 회사들은 입사시험에서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먼저 면접을 해서 일부를 거른 후에 오프라인에서의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물론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서도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처럼 인기가 폭발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임이 아니고, 아이템을 구입하는 형식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적 실정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은 온라인 게임에서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하거나 환전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기 때문에 세컨드라이프의 환전시스템 린덱스는 사행성을 조장하는 불법행위가 된다. 따라서 이를 게임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합법적인 경제행위로 볼 것이냐는 판단의 문제가 걸려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세컨드라이프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일본 미즈호 은행은 세컨드라이프의 금전적 가치가 올해 1350억 엔에서 내년에는 1조2500억 엔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향후 거대해질 가상경제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커뮤니티 시장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행사해왔다. 리니지 하나만 보더라도 2007년 현재 전 세계 회원수가 47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시킨 것은 미국이 먼저다. 세컨드라이프에는 창작을 통한 가상세계 재화의 소유권 발생을 증명하고, 가상세계 노동의 성립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의의가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2004년 노동의 종말 개정판에서 1996년 노동의 종말을 내놓을 때만 해도 이처럼 빨리 일자리가 사라질 줄 몰랐다면서 2050년에는 전체 성인 인구의 5%만으로도 전통적인 산업 부문을 운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특히 사이버공간에서 노동을 하는 가상노동(virtual labor)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실제 공간에서 할 일을 잃어버린 대다수 노동자들이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노동을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