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3'고안한 '원조' 컴퓨터 발명가
고급 알고리듬 언어도 최초 개발
펀칭테이프 계산기 'Z1'
계전기 이용한 계산기 'Z2'
현대 컴퓨터 특징가진 'Z3' 개발
전쟁 중 결과물 파괴돼 덜 알려져
컴퓨터회사 설립, 지멘스에 매각
최근 미국ㆍ유럽에서 새롭게 평가
떡볶이 집에만 원조 논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컴퓨터에도 원조에 관한 논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미국의 ABC컴퓨터와 에니악(ENIAC)이 원조 즉 세계 최초의 컴퓨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다른 컴퓨터는 없었던 것일까?
미국이 ABC컴퓨터와 에니악을 만들 당시 다른 나라 과학자들도 컴퓨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독일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 앨런 튜링이 컴퓨터 콜로서스를, 독일에서는 콘라드 추제가 Z시리즈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게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콘라드 추제(Konrad Zuse)가 만든 컴퓨터는 어떤 것이었을까?
1910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추제는 베를린기술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헨설항공에서 설계 기술자로 일합니다. 그는 계산기에 관심을 가지고 1938년 펀칭테이프를 이용하는 이진수 계산기계인 Z1을 만듭니다. Z1을 만든 1년 후 2차 대전에 발발하고 추제는 활공폭탄(날개 달린 초기 유도탄)을 만드는데 참여합니다. 그리고 그 때 계전기(신호를 만들고 작동하는 전자부품)를 이용한 계산기계 Z2를 만듭니다.
전쟁 중 연구를 계속한 추제는 Z2에 이어 1941년 현대 컴퓨터의 특징을 가지는 컴퓨터 Z3를 만들었습니다. 추제가 영국, 미국의 과학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Z3에는 튜링기계 이론과 폰 노이만 모델의 개념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혁신적인 컴퓨터는 안타깝게도 1944년 연합국 공격에 의해 파괴됩니다.
Z3의 구조를 살펴보면 제어장치와 부동소수점 연산기 그리고 메모리가 있습니다. 이들 장치들은 폰 노이만 모델의 장치들과 거의 유사한 기능을 합니다. Z3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동작하는 점, 메모리 적재와 연산기를 이용하는 방법 등에서 노이만형 컴퓨터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만약 추제의 연구가 빨리 알려졌다면 우리는 노이만형 컴퓨터 대신 추제형 컴퓨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와 함께 추제의 또 다른 업적은 최초의 고급 알고리듬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것입니다. 1941~45년에 만들어진 프란칼퀼(Plankalkul language)은 For문과 유사한 반복문, Jump 명령어인 Fin 그리고 조건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언어의 특징은 프로그램 변수들간의 수학적 표현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제는 이 언어의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작성해 봅니다. 숫자를 정열하는 프로그램, 제곱근을 포함한 정수와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하는 프로그램, 체스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 언어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프란칼퀼은 1970년대까지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왜 최초의 컴퓨터와 최초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추제가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그의 연구성과들이 전쟁 중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패전국의 과학자였던 것도 이유입니다. 그의 컴퓨터가 독일군을 위해 이용되었기 때문에 알려지지 못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추제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연구를 계속합니다. 추제KG란 회사를 설립한 그는 취리히기술대학(ETH)에 Z4를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컴퓨터 생산과 판매 사업을 합니다. 그의 회사는 1967년까지 251대의 컴퓨터를 생산하지만 금융상의 문제로 지멘스에 매각됩니다. 그림을 그리며 노년을 보내던 추제는 1992년부터 풍력발전을 위한 건물인 헬릭타워(The Helix-Tower) 설계와 건설에 매진하다 1995년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독일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Z1~3의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현재 독일은 물론 미국, 유럽에서 진짜 원조였던 그의 연구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고급 알고리듬 언어도 최초 개발
펀칭테이프 계산기 'Z1'
계전기 이용한 계산기 'Z2'
현대 컴퓨터 특징가진 'Z3' 개발
전쟁 중 결과물 파괴돼 덜 알려져
컴퓨터회사 설립, 지멘스에 매각
최근 미국ㆍ유럽에서 새롭게 평가
떡볶이 집에만 원조 논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컴퓨터에도 원조에 관한 논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미국의 ABC컴퓨터와 에니악(ENIAC)이 원조 즉 세계 최초의 컴퓨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다른 컴퓨터는 없었던 것일까?
미국이 ABC컴퓨터와 에니악을 만들 당시 다른 나라 과학자들도 컴퓨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독일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 앨런 튜링이 컴퓨터 콜로서스를, 독일에서는 콘라드 추제가 Z시리즈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게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콘라드 추제(Konrad Zuse)가 만든 컴퓨터는 어떤 것이었을까?
1910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추제는 베를린기술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헨설항공에서 설계 기술자로 일합니다. 그는 계산기에 관심을 가지고 1938년 펀칭테이프를 이용하는 이진수 계산기계인 Z1을 만듭니다. Z1을 만든 1년 후 2차 대전에 발발하고 추제는 활공폭탄(날개 달린 초기 유도탄)을 만드는데 참여합니다. 그리고 그 때 계전기(신호를 만들고 작동하는 전자부품)를 이용한 계산기계 Z2를 만듭니다.
전쟁 중 연구를 계속한 추제는 Z2에 이어 1941년 현대 컴퓨터의 특징을 가지는 컴퓨터 Z3를 만들었습니다. 추제가 영국, 미국의 과학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Z3에는 튜링기계 이론과 폰 노이만 모델의 개념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혁신적인 컴퓨터는 안타깝게도 1944년 연합국 공격에 의해 파괴됩니다.
Z3의 구조를 살펴보면 제어장치와 부동소수점 연산기 그리고 메모리가 있습니다. 이들 장치들은 폰 노이만 모델의 장치들과 거의 유사한 기능을 합니다. Z3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동작하는 점, 메모리 적재와 연산기를 이용하는 방법 등에서 노이만형 컴퓨터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만약 추제의 연구가 빨리 알려졌다면 우리는 노이만형 컴퓨터 대신 추제형 컴퓨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와 함께 추제의 또 다른 업적은 최초의 고급 알고리듬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것입니다. 1941~45년에 만들어진 프란칼퀼(Plankalkul language)은 For문과 유사한 반복문, Jump 명령어인 Fin 그리고 조건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언어의 특징은 프로그램 변수들간의 수학적 표현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제는 이 언어의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작성해 봅니다. 숫자를 정열하는 프로그램, 제곱근을 포함한 정수와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하는 프로그램, 체스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 언어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프란칼퀼은 1970년대까지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왜 최초의 컴퓨터와 최초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추제가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그의 연구성과들이 전쟁 중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패전국의 과학자였던 것도 이유입니다. 그의 컴퓨터가 독일군을 위해 이용되었기 때문에 알려지지 못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추제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연구를 계속합니다. 추제KG란 회사를 설립한 그는 취리히기술대학(ETH)에 Z4를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컴퓨터 생산과 판매 사업을 합니다. 그의 회사는 1967년까지 251대의 컴퓨터를 생산하지만 금융상의 문제로 지멘스에 매각됩니다. 그림을 그리며 노년을 보내던 추제는 1992년부터 풍력발전을 위한 건물인 헬릭타워(The Helix-Tower) 설계와 건설에 매진하다 1995년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독일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Z1~3의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현재 독일은 물론 미국, 유럽에서 진짜 원조였던 그의 연구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