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ㆍ철탑 등 인프라 공동 활용
자연훼손 최소화ㆍ중복투자 해소
방통위 주파수 로밍 고시안 마련 나선 가운데
SKT, 800㎒ 주파수 재배치 대안으로 제시해
LGT "기지국 공용화만으론 실익 없어" 반박
방송통신위원회가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MHz를 포함한 주파수 로밍 고시안 제정에 나선 가운데, 800MHz를 보유한 SK텔레콤이 로밍 대신 `기지국 공용화'란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800MHz는 주파수 효율성이 좋기 때문에 "로밍을 허용해야 한다(LG텔레콤)"거나 "조기에 회수해 재배치 해야한다(KTF)"는 경쟁사의 주장이 이어져왔습니다. 그러다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정부는 관련법에 근거해 800MHz 등을 포함한 주파수 로밍 고시안을 제정키로 했습니다. SK텔레콤이 주장한 기지국 공용화가 주파수 로밍과 어떻게 다른지, 또 로밍 고시안 제정이 시작된 상황에서 기지국 공용화를 들고 나온 SK텔레콤의 의도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지국 공용화〓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기지국을 설치할 토지, 전원설비, 안테나를 부착하는 철탑 등이 필요합니다. 사업자들은 당연히 좋은 장소에서 기지국을 세우고, 능력만 된다면 서비스 커버리지 확장을 위해 경쟁사보다 많은 기지국을 세우려 합니다.
이러다 보니 사업자들이 기지국을 무분별하게 구축함으로써 중복투자가 생길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환경을 훼손할 우려도 있습니다. 기지국 공용화는 바로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막고 자연환경의 훼손을 줄이기 위해 사업자들이 기지국이 들어서는 토지, 전원설비, 철탑 등을 함께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옛 정보통신부는 지난 1996년 기지국 공용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기지국 공용화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중복투자와 도시미관 및 자연환경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지국으로부터 방출되는 전자파로 인한 인체유해 시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유지보수 비용의 절감 및 건물 임차료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긴 해도 사업자가 모든 기지국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기지국을 같이 쓴다면 `경쟁'이란 말이 필요 없을 테니까요. 따라서 기지국 공용화는 고속도로, 지방국도, 지하철, 국립공원, 군부대, 산간오지 등이 우선적인 대상이라고 합니다.
◇주파수 로밍과는 어떤 차이가〓기지국 공용화가 토지, 전원설비, 철탑 등 기지국의 부대설비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라면, 주파수 로밍은 말 그대로 주파수라는 무형의 자산과 기지국을 함께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통서비스의 핵심인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가장 큰 차이점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기지국을 공용화하더라도 각 사업자가 사용하는 주파수는 SK텔레콤은 800MHz, LG텔레콤은 1.8GHz이지만, 주파수를 로밍하면 LG텔레콤도 SK텔레콤의 800MHz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파수는 법이 정한 기간동안 그 사용권을 확보한 사업자에게 우선권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과 전파법에는 로밍의 근거 조항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로밍의 지역, 기간, 대가 산정방식 등은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방통위가 제정하겠다고 하는 고시안에는 바로 이런 내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SKT, 공용화 카드를 내민 이유는〓이통사업자에게 주파수는 `전부이자 마지막'(Everything and last)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투자 효율성이 높아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MHz는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런 800MHz를 남과 함께 사용한다는 것은 기득권을 나누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이 투자는 소홀히 하고 무임승차를 하려 한다"면 로밍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우려하는 것은 바로 지난 10여년간 지켜온 800MHz 성역이 깨져, LG텔레콤은 물론이고 다른 사업자까지 800MHz의 후광을 같이 입을까 하는 점입니다. 결국 SK텔레콤의 기지국 공용화 주장은 이통서비스의 본질인 주파수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인 셈입니다.
800MHz 로밍을 주장하는 LG텔레콤도 사실은 소비자 편익과 커버리지 확대 이외에 800MHz의 후광 효과에 무게를 두고 있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알맹이'(800MHz)가 빠진 SK텔레콤의 기지국 공용화 주장은 실익이 없다며 맞서는 양상입니다.
800MHz 논란이 지난 수년간 해법을 찾지 못하게된 것은 따지고 보면, 800MHz란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선발사업자와 이를 나누어 가지려는 후발사업자간의 양보할 수 없는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800MHz를 둘러싼 이해당사간의 싸움을 보면 `주파수는 권력'(Frequency is power)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자연훼손 최소화ㆍ중복투자 해소
방통위 주파수 로밍 고시안 마련 나선 가운데
SKT, 800㎒ 주파수 재배치 대안으로 제시해
LGT "기지국 공용화만으론 실익 없어" 반박
방송통신위원회가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MHz를 포함한 주파수 로밍 고시안 제정에 나선 가운데, 800MHz를 보유한 SK텔레콤이 로밍 대신 `기지국 공용화'란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800MHz는 주파수 효율성이 좋기 때문에 "로밍을 허용해야 한다(LG텔레콤)"거나 "조기에 회수해 재배치 해야한다(KTF)"는 경쟁사의 주장이 이어져왔습니다. 그러다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정부는 관련법에 근거해 800MHz 등을 포함한 주파수 로밍 고시안을 제정키로 했습니다. SK텔레콤이 주장한 기지국 공용화가 주파수 로밍과 어떻게 다른지, 또 로밍 고시안 제정이 시작된 상황에서 기지국 공용화를 들고 나온 SK텔레콤의 의도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지국 공용화〓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기지국을 설치할 토지, 전원설비, 안테나를 부착하는 철탑 등이 필요합니다. 사업자들은 당연히 좋은 장소에서 기지국을 세우고, 능력만 된다면 서비스 커버리지 확장을 위해 경쟁사보다 많은 기지국을 세우려 합니다.
이러다 보니 사업자들이 기지국을 무분별하게 구축함으로써 중복투자가 생길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환경을 훼손할 우려도 있습니다. 기지국 공용화는 바로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막고 자연환경의 훼손을 줄이기 위해 사업자들이 기지국이 들어서는 토지, 전원설비, 철탑 등을 함께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옛 정보통신부는 지난 1996년 기지국 공용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기지국 공용화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중복투자와 도시미관 및 자연환경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지국으로부터 방출되는 전자파로 인한 인체유해 시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유지보수 비용의 절감 및 건물 임차료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긴 해도 사업자가 모든 기지국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기지국을 같이 쓴다면 `경쟁'이란 말이 필요 없을 테니까요. 따라서 기지국 공용화는 고속도로, 지방국도, 지하철, 국립공원, 군부대, 산간오지 등이 우선적인 대상이라고 합니다.
◇주파수 로밍과는 어떤 차이가〓기지국 공용화가 토지, 전원설비, 철탑 등 기지국의 부대설비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라면, 주파수 로밍은 말 그대로 주파수라는 무형의 자산과 기지국을 함께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통서비스의 핵심인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가장 큰 차이점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기지국을 공용화하더라도 각 사업자가 사용하는 주파수는 SK텔레콤은 800MHz, LG텔레콤은 1.8GHz이지만, 주파수를 로밍하면 LG텔레콤도 SK텔레콤의 800MHz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파수는 법이 정한 기간동안 그 사용권을 확보한 사업자에게 우선권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과 전파법에는 로밍의 근거 조항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로밍의 지역, 기간, 대가 산정방식 등은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방통위가 제정하겠다고 하는 고시안에는 바로 이런 내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SKT, 공용화 카드를 내민 이유는〓이통사업자에게 주파수는 `전부이자 마지막'(Everything and last)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투자 효율성이 높아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MHz는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런 800MHz를 남과 함께 사용한다는 것은 기득권을 나누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이 투자는 소홀히 하고 무임승차를 하려 한다"면 로밍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우려하는 것은 바로 지난 10여년간 지켜온 800MHz 성역이 깨져, LG텔레콤은 물론이고 다른 사업자까지 800MHz의 후광을 같이 입을까 하는 점입니다. 결국 SK텔레콤의 기지국 공용화 주장은 이통서비스의 본질인 주파수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인 셈입니다.
800MHz 로밍을 주장하는 LG텔레콤도 사실은 소비자 편익과 커버리지 확대 이외에 800MHz의 후광 효과에 무게를 두고 있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알맹이'(800MHz)가 빠진 SK텔레콤의 기지국 공용화 주장은 실익이 없다며 맞서는 양상입니다.
800MHz 논란이 지난 수년간 해법을 찾지 못하게된 것은 따지고 보면, 800MHz란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선발사업자와 이를 나누어 가지려는 후발사업자간의 양보할 수 없는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800MHz를 둘러싼 이해당사간의 싸움을 보면 `주파수는 권력'(Frequency is power)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