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ㆍ지점 통폐합…일부 "영업력 약화 초래" 경계 목소리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수 천명 규모의 인력 감원을 단행했다.
일부 대형 은행들은 1만명이 넘는 전체 직원 중 50% 가까이가 회사를 떠났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당시 무려 5개 은행을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이후 대형 은행 구조조정도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10년이 지난 현재 다시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은행권에서는 어김없이 인력 감원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다. 은행간 M&A(인수ㆍ합병)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본점 조직 및 인력, 지점 등에 대한 군살빼기 작업에 착수하면서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 감원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이 일제히 악화된 게 주요인이다.
우리은행은 내달부터 본부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본부 정규직 인력 전체 1700여명 중 20% 수준인 300~350여명 가량을 줄여 지점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점도 수익성과 성장성이 떨어지는 곳을 중심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부 조직 축소, 인력 감축과 함께 지점도 큰 폭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국민은행은 내달부터 30여 개 이상의 지점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준정년퇴직제도도 기존 15년 이상 직원에서 10년 이상 직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준정년퇴직제도는 향후 노조와 협의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7월 조직개편 TF팀을 구성하고 내년부터 본부 인력의 30%인 500~600명 수준을 지점으로 전진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점도 무려 100여 개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본부 인력을 지점에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역시 내년에 10개 이상의 지점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 조직 효율성 개선 일환으로 통폐합 지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특정 지주사가 어느 지주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M&A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실물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이 더욱 곤두박질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KB금융지주가 하나금융지주를 피흡수 대상에 올려놨다는 설이 제기되자 하나금융지주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KB지주가 의도적으로 하나지주 인수설을 흘리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KB지주 한 관계자는 "하나지주가 업계에 나돌고 있는 루머를 은행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재편 시나리오는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새로운 짝짓기를 할 수 있다"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길들이기를 위한 엄포용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수의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최우선적으로 은행에 자본확충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기업이 잇따라 도산하면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 있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대규모 인력 감원은 장기적으로 오히려 영업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적절한 유휴 인력에 대한 사전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 구조조정 작업도 정부 주도가 아닌 은행 자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구조조정의 시너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은행의 한 실무 책임자는 "향후 은행들이 현재 위기를 초래한 자산 확대를 위한 과당 경쟁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대출보다 예금상품 판매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력 감원은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인위적인 은행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경영 철학과 전략이 서로 다른 은행들의 반발로 합병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하다"며 "합병 이후에는 중복 업무 등으로 오히려 영업 시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수 천명 규모의 인력 감원을 단행했다.
일부 대형 은행들은 1만명이 넘는 전체 직원 중 50% 가까이가 회사를 떠났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당시 무려 5개 은행을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이후 대형 은행 구조조정도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10년이 지난 현재 다시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은행권에서는 어김없이 인력 감원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다. 은행간 M&A(인수ㆍ합병)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본점 조직 및 인력, 지점 등에 대한 군살빼기 작업에 착수하면서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 감원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이 일제히 악화된 게 주요인이다.
우리은행은 내달부터 본부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본부 정규직 인력 전체 1700여명 중 20% 수준인 300~350여명 가량을 줄여 지점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점도 수익성과 성장성이 떨어지는 곳을 중심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부 조직 축소, 인력 감축과 함께 지점도 큰 폭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국민은행은 내달부터 30여 개 이상의 지점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준정년퇴직제도도 기존 15년 이상 직원에서 10년 이상 직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준정년퇴직제도는 향후 노조와 협의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7월 조직개편 TF팀을 구성하고 내년부터 본부 인력의 30%인 500~600명 수준을 지점으로 전진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점도 무려 100여 개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본부 인력을 지점에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역시 내년에 10개 이상의 지점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 조직 효율성 개선 일환으로 통폐합 지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특정 지주사가 어느 지주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M&A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실물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이 더욱 곤두박질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KB금융지주가 하나금융지주를 피흡수 대상에 올려놨다는 설이 제기되자 하나금융지주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KB지주가 의도적으로 하나지주 인수설을 흘리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KB지주 한 관계자는 "하나지주가 업계에 나돌고 있는 루머를 은행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재편 시나리오는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새로운 짝짓기를 할 수 있다"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길들이기를 위한 엄포용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수의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최우선적으로 은행에 자본확충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기업이 잇따라 도산하면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 있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대규모 인력 감원은 장기적으로 오히려 영업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적절한 유휴 인력에 대한 사전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 구조조정 작업도 정부 주도가 아닌 은행 자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구조조정의 시너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은행의 한 실무 책임자는 "향후 은행들이 현재 위기를 초래한 자산 확대를 위한 과당 경쟁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대출보다 예금상품 판매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력 감원은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인위적인 은행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경영 철학과 전략이 서로 다른 은행들의 반발로 합병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하다"며 "합병 이후에는 중복 업무 등으로 오히려 영업 시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