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합병인가조건' 확보 노림수
'이석채 강공 드라이브'에 기자회견 자청
방통위 '불편한 심기'…부담 작용할 수도
KT-KTF 합병과 관련해 SK텔레콤이 예상 밖에 초강수를 두면서 그 배경과 실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KT-KTF 합병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을 비롯해 SK텔레콤의 CIC사장 3명도 총 출동했다.
당초 SK텔레콤은 KT-KTF합병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전위로 내세우거나, LG그룹 통신3사와 케이블TV 진영 등 반KT 진영의 후방에서 간접적으로 공세를 취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른바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힘을 빌어 상대방을 공격한다) 전략이었다.
SK텔레콤이 이런 우회전략을 택했었던 것은, 전직 정통부 장관 출신의 이석채 KT사장이 KT-KTF합병의 칼자루를 쥔 방통위와 한 호흡을 하고 있는 상황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SK텔레콤 역시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선택할 시기가 올 수 있는 만큼, 노골적인 반대는 후환거리가 될 것이란 계산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KT가 20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의결하고, 이석채 사장이 직접 합병을 발표하는 등 일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석채식 강공 드라이브'에 SK텔레콤의 신임 사령탑을 맡은 정만원 사장의 위기의식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엄청난 속도로 합병을 밀어붙이면서 가만히 앉아있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CEO 스스로 한 것 같다"며 "이번 기자회견은 정 사장이 직접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SK텔레콤의 초강수가 어떤 실익을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KT 최대 경쟁사인 SK텔레콤이 합병반대란 초강수로 두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합병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진짜 원하는 카드(고강도 합병인가조건)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앞길에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우선 정 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방통위가 간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합병 자체를 공개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KT-KTF 합병과 이에 대한 SK텔레콤의 반대입장 표명에 대한 방통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이석채 사장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경쟁사들이)왜 합병에 반대하는 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것과 비슷한 뉘앙스다.
SK텔레콤이 기자회견에서 공정위의 실질심사를 요구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공정위도 SK텔레콤의 우군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법상 기간통신사업자의 인수합병 인가는 방통위 소관이며, 방통위는 공정위의 의견청취만 해도 가능하다. 물론 심각한 공정경쟁제한 요인이 있을 경우, 공정위가 직권으로 실질심사를 하는 방안이 있지만, 최근의 방통위 위상으로 볼 때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석채 강공 드라이브'에 기자회견 자청
방통위 '불편한 심기'…부담 작용할 수도
KT-KTF 합병과 관련해 SK텔레콤이 예상 밖에 초강수를 두면서 그 배경과 실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KT-KTF 합병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을 비롯해 SK텔레콤의 CIC사장 3명도 총 출동했다.
당초 SK텔레콤은 KT-KTF합병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전위로 내세우거나, LG그룹 통신3사와 케이블TV 진영 등 반KT 진영의 후방에서 간접적으로 공세를 취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른바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힘을 빌어 상대방을 공격한다) 전략이었다.
SK텔레콤이 이런 우회전략을 택했었던 것은, 전직 정통부 장관 출신의 이석채 KT사장이 KT-KTF합병의 칼자루를 쥔 방통위와 한 호흡을 하고 있는 상황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SK텔레콤 역시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선택할 시기가 올 수 있는 만큼, 노골적인 반대는 후환거리가 될 것이란 계산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KT가 20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의결하고, 이석채 사장이 직접 합병을 발표하는 등 일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석채식 강공 드라이브'에 SK텔레콤의 신임 사령탑을 맡은 정만원 사장의 위기의식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엄청난 속도로 합병을 밀어붙이면서 가만히 앉아있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CEO 스스로 한 것 같다"며 "이번 기자회견은 정 사장이 직접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SK텔레콤의 초강수가 어떤 실익을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KT 최대 경쟁사인 SK텔레콤이 합병반대란 초강수로 두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합병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진짜 원하는 카드(고강도 합병인가조건)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앞길에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우선 정 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방통위가 간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합병 자체를 공개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KT-KTF 합병과 이에 대한 SK텔레콤의 반대입장 표명에 대한 방통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이석채 사장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경쟁사들이)왜 합병에 반대하는 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것과 비슷한 뉘앙스다.
SK텔레콤이 기자회견에서 공정위의 실질심사를 요구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공정위도 SK텔레콤의 우군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법상 기간통신사업자의 인수합병 인가는 방통위 소관이며, 방통위는 공정위의 의견청취만 해도 가능하다. 물론 심각한 공정경쟁제한 요인이 있을 경우, 공정위가 직권으로 실질심사를 하는 방안이 있지만, 최근의 방통위 위상으로 볼 때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