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정경과학부 차장
"추격형 연구개발이 아닌 글로벌 선도형 R&D로 나아가야 한다."
"모방이나 변형기술이 아니라 미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기초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요즘 들어 과학기술계에서 `월드클래스(World Class)'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과학기술 선진국, 나아가 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더 이상 선진국을 쫓아만 갈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 대열에 올라설 수 있도록 R&D 인력에서 제도, 투자규모, 정책에 이르기까지 기초체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월드클래스 R&D'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정부 정책이 바로 `세계수준연구소(WCI)'와 `세계수준대학(WCU)'이다. 각각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에 해외 과학자들을 대거 유치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놓도록 하자는 것.
WCI 실험의 첫 번째 대상은 바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다. KIST를 글로벌 수준 연구기관으로 키우기 위해 세계적인 석학을 신임 원장으로 앉히고, 연구원의 10%를 외국인으로 채우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최근 마감된 원장 공모에는 국내외 과학자 10여명이 응모했다고 한다. 원장 공모 이후 외국인 과학자 유치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WCU 사업은 대학이 노벨상 수상자 등 해외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해외 과학자의 인건비와 연구비, 실험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미 돛이 올려져 32개 대학 130개 과제가 선정됐다. 2013년까지 5년간 총 8000여억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돼, 해외 과학자 280여명이 이 사업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과 호흡을 맞춘다.
정부가 미래성장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하니 과학기술계가 신바람이 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출연연과 대학이라는 국가 R&D의 중요한 두 축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일에서 `외국인 해바라기'가 지나치기 때문이다.
특히 WCU의 경우 추진 취지는 좋지만 일단 선정하고 보자는 밀어내기식 사업 추진방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3억원 남짓한 돈을 받고 한국에 연구를 하러 오려는 해외 석학을 못 찾다 보니 서류에 이름만 올려놓거나, 사실상 한국인이면서 국적만 외국인인 이들이 참여하기도 하고, 퇴임이 가까운 60~70대 연구자를 모셔온 경우도 많다. WCU 공고 후 불과 석 달의 짧은 기간동안 급작스럽게 준비를 하다 보니 평가에서 선정에 이르기까지 불협화음도 불거졌다. 양질의 해외 인력을 유치하는 것도, 제대로 된 사업 선정도 사실상 실패한 것.
WCU 사업에 선정된 국내 한 교수는 "수백명의 해외 학자를 유치하는 해외 공동연구 사업을 한꺼번에 공고해 밀어내기식으로 선정하는 게 문제"라며 "제대로 된 준비와 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그 해 안에 주어진 예산을 다 써야 하는 R&D 예산지원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출연연 연구원의 정년은 61세로 못박아 놓고 해외 과학자들은 일흔이 넘어도 `모셔오는' 이중잣대도 문제다. 열정 있는 국내 과학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해외 과학자에게 구애를 보내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연구성과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정년을 정해놓을 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일부는 정년을 더 늘릴 수 있도록 경쟁체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추격형 연구개발이 아닌 글로벌 선도형 R&D로 나아가야 한다."
"모방이나 변형기술이 아니라 미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기초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요즘 들어 과학기술계에서 `월드클래스(World Class)'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과학기술 선진국, 나아가 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더 이상 선진국을 쫓아만 갈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 대열에 올라설 수 있도록 R&D 인력에서 제도, 투자규모, 정책에 이르기까지 기초체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월드클래스 R&D'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정부 정책이 바로 `세계수준연구소(WCI)'와 `세계수준대학(WCU)'이다. 각각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에 해외 과학자들을 대거 유치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놓도록 하자는 것.
WCI 실험의 첫 번째 대상은 바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다. KIST를 글로벌 수준 연구기관으로 키우기 위해 세계적인 석학을 신임 원장으로 앉히고, 연구원의 10%를 외국인으로 채우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최근 마감된 원장 공모에는 국내외 과학자 10여명이 응모했다고 한다. 원장 공모 이후 외국인 과학자 유치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WCU 사업은 대학이 노벨상 수상자 등 해외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해외 과학자의 인건비와 연구비, 실험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미 돛이 올려져 32개 대학 130개 과제가 선정됐다. 2013년까지 5년간 총 8000여억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돼, 해외 과학자 280여명이 이 사업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과 호흡을 맞춘다.
정부가 미래성장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하니 과학기술계가 신바람이 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출연연과 대학이라는 국가 R&D의 중요한 두 축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일에서 `외국인 해바라기'가 지나치기 때문이다.
특히 WCU의 경우 추진 취지는 좋지만 일단 선정하고 보자는 밀어내기식 사업 추진방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3억원 남짓한 돈을 받고 한국에 연구를 하러 오려는 해외 석학을 못 찾다 보니 서류에 이름만 올려놓거나, 사실상 한국인이면서 국적만 외국인인 이들이 참여하기도 하고, 퇴임이 가까운 60~70대 연구자를 모셔온 경우도 많다. WCU 공고 후 불과 석 달의 짧은 기간동안 급작스럽게 준비를 하다 보니 평가에서 선정에 이르기까지 불협화음도 불거졌다. 양질의 해외 인력을 유치하는 것도, 제대로 된 사업 선정도 사실상 실패한 것.
WCU 사업에 선정된 국내 한 교수는 "수백명의 해외 학자를 유치하는 해외 공동연구 사업을 한꺼번에 공고해 밀어내기식으로 선정하는 게 문제"라며 "제대로 된 준비와 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그 해 안에 주어진 예산을 다 써야 하는 R&D 예산지원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출연연 연구원의 정년은 61세로 못박아 놓고 해외 과학자들은 일흔이 넘어도 `모셔오는' 이중잣대도 문제다. 열정 있는 국내 과학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해외 과학자에게 구애를 보내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연구성과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정년을 정해놓을 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일부는 정년을 더 늘릴 수 있도록 경쟁체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