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냐… 공익적 가치냐"
합법적 감청범위 확대 놓고 찬반
통신사도 장비 의무화로 속앓이
합법적 휴대전화 감청을 골자로 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하 통비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통비법 개정안을 팬옵티콘(죄수를 감시하는 원형감옥)에 비유하며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과, 공익적 차원에서 다뤄야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이 대표발의한 통비법 개정안은 통신업체들의 감청장비 구비를 의무화해 국가정보원과 수사기관들에게 합법적 휴대전화 감청을 허용한 것이 핵심이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통비법 개정안 공청회에서는 합법적 감청범위 확대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유선전화 감청이 허락된다면 적법한 절차에 따른 휴대전화 감청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GPS(위치확인시스템) 추적을 엄격한 요건에 따라 한다면 공동체의 사회질서 등을 위해 필요한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수사기관의 감청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위치정보 확인은 법원의 허가와 철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감청 오남용에 대한 통제시스템이 미비하다는 견해가 많다"며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건수가 연간 수십만건에 달한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위치정보 파악도 그만큼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청회 진술인들도 찬반이 엇갈렸다.
이은우 변호사(진보네트워크센터 운영위원)는 "GPS를 통한 위치정보를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포함시키는 것은 전 국민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민호 바른사회시민회의 법제사법센터소장은 "GPS 정보는 현재의 발신기지국 위치정보에 비해 정확해 범죄예방에 유용할 것"이라며 "과거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과 통비법 개정의 필요성은 분리해서 접근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통비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통신사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감청장비 의무구비와 관련해 KT는 3400억원,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600억∼7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은 칼레아법을 통해 감청장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유사한 법이 있지만 인권침해 소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응열기자 uykim@
합법적 감청범위 확대 놓고 찬반
통신사도 장비 의무화로 속앓이
합법적 휴대전화 감청을 골자로 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하 통비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통비법 개정안을 팬옵티콘(죄수를 감시하는 원형감옥)에 비유하며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과, 공익적 차원에서 다뤄야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이 대표발의한 통비법 개정안은 통신업체들의 감청장비 구비를 의무화해 국가정보원과 수사기관들에게 합법적 휴대전화 감청을 허용한 것이 핵심이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통비법 개정안 공청회에서는 합법적 감청범위 확대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유선전화 감청이 허락된다면 적법한 절차에 따른 휴대전화 감청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GPS(위치확인시스템) 추적을 엄격한 요건에 따라 한다면 공동체의 사회질서 등을 위해 필요한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수사기관의 감청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위치정보 확인은 법원의 허가와 철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감청 오남용에 대한 통제시스템이 미비하다는 견해가 많다"며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건수가 연간 수십만건에 달한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위치정보 파악도 그만큼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청회 진술인들도 찬반이 엇갈렸다.
이은우 변호사(진보네트워크센터 운영위원)는 "GPS를 통한 위치정보를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포함시키는 것은 전 국민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민호 바른사회시민회의 법제사법센터소장은 "GPS 정보는 현재의 발신기지국 위치정보에 비해 정확해 범죄예방에 유용할 것"이라며 "과거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과 통비법 개정의 필요성은 분리해서 접근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통비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통신사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감청장비 의무구비와 관련해 KT는 3400억원,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600억∼7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은 칼레아법을 통해 감청장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유사한 법이 있지만 인권침해 소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