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한-아세안 CEO 서밋'… 이 대통령 3대 협력방안 제시
한-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기업인들이 사상 첫 만남을 갖고 세계적인 경제위기 극복 및 역내 공동번영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31일, 1일 양일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한-아세안 CEO 서밋'은 이명박 대통령, 아피시트 웨차치와 태국총리,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 한-아세안 정상들과 역내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한-아세안 공동번영의 시대를 위해 △무역투자 △문화 및 관광교류 △녹색성장 등 3대 협력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은 `자유무역이 인류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시킨다'는 확고한 신념하에 교역을 확대하고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며 "한국과 아세안은 양적으로 성장한 경제관계를 발판으로 삼아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를 대표해 참석한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전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또한 "크고 작은 위기를 넘어선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에게 패러다임 변화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아세안 FTA 상품협정, 서비스협정 등은 향후 두 지역 간 번영의 청사진을 그려나가는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아시아는 거대인구를 반으로 실질 수요를 지니고 있고 잠재력도 풍부해 앞으로 세계경제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국가"라며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아시아 지역 상호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미구엘 바렐라(Miguel B. Varela) 필리핀 상의회장은 "IT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의 리더십이 아세안 국가의 성장을 보완해 줄 것"이라며 "필리핀이 지니고 있는 인적자원과 합쳐진다면 한국과 함께 태평양 시대 경제를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아시아 지역으로 자본 이동이 가속화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토론자로 나온 빈센트 쳉(Vincent Cheng) HSBC 아시아지역 회장은 "아시아 시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자본이 서반구에서 동반구로 이동되고 있다"며 "앞으로 신흥국 주변에 많은 자금이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화, 도전, 그리고 아시아의 번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용구 대림산업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 김상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 국내 경제인 4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아세안 기업인으로는 딘 라 탕 페트로베트남(Vietnam National Oil and Gas Group) 회장, 밤방 소에잔토 인도네시아페리(Indonesia Ferry) 회장, 나사루딘 삼 나시무딘 나자 키아 스단 버하드(NAZA KIA SDN BHD) 회장, 미구엘 바렐라 필리핀상의 회장, 킷 멩 로얄그룹옵컴퍼니즈(Royal Group of Companies) 겸 캄보디아상의 회장, 아린 지라 아세안 기업인자문위원회(ASEAN BAC) 회장 등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서 아피시트 웨차치와 태국총리의 특별연설에 이어 강연에 나선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세계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에 대해 역설했으며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특별연설과 `무역투자활동을 통한 공동번영 방안'을 주제로 하리 박티오 인도네시아 투자청 부청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또 1일에는 첼리마 딜로이트 컨설팅 아태 대표의 `변화하는 세계와 기업의 성장전략', 안젤라 크로퍼 UNEP 사무차장의 `녹색성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과제' 등 강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 행사에서는 아세안 정상과 국내 기업인들의 `맞춤형 간담회'도 이루어졌다. 아피시트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등을 만났으며, 응웬 떤중 베트남 총리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종상 한국토지공사 사장,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같은 만남은 1일에도 이어져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김인수 삼성탈레스 사장, 박준형 효성 사장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아세안 정상들이 바쁜 공식일정에도 불구하고 1시간 가량을 할애해 우리 기업인 10여명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이로써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들간 투자, 교역, 기술협력, 자원 및 에너지 협력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실질적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외에도 1일에는 투자환경 설명회를 통해 우리의 투자환경과 제도를 소개하고 제주도청은 제주도 비즈니스 환경을 설명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한-아세안 FTA 투자협정 체결을 계기로 아세안 기업들이 대(對) 한국투자 분위기를 살려나갈 것이며 필리핀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 베트남 항만개발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페리보트 프로젝트 등 수년 내 사업이 추진되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해외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채윤정기자 e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