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개발한 인공위성을 품고 우리 땅에서 발사될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가 하늘로 박차고 날아오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는 D데이 보름 남짓을 남기고 우리나라와 러시아 연구자 200여명이 0.0001%의 실패확률이라도 차단하기 위해 막바지 땀을 흘리고 있다.
나로우주센터 준공은 지난 96년 수립된 국가우주개발기본계획에서 우주센터 개발이 확정된 후 13년만의 결실이다. 발사센터 기술력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우리는 나로우주센터를 지으면서 건설기술의 80%를 국산화했고 우주센터의 핵심인 발사대 시스템도 낱낱이 분석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07년 3월 러시아에서 보내온 A3용지 2만1631쪽에 이르는 방대한 발사대 설계도를 밤을 새워가며 일일이 국산 부품규격에 맞게 수정한 연구원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발사체의 핵심인 1단 액체엔진은 러시아에서 그대로 들여왔지만 이 정도의 성과라면 우리나라도 이제 당당히 우주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본다.
기상이 받춰주기만 하면 오는 30일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 나로호는 창공으로 날아오를 것이고 발사 10분 정도가 지나면 나로호에 탑재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제 궤도에 진입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우리 우주개발 역사의 새 장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로호 발사가 나로우주센터의 첫 중대 과업임에는 틀림없지만 남은 여정이 더 길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주센터가 없어 이 나라 저 나라를 전전하던 연구원들의 설움을 일시에 씻어주긴 했지만 우주센터는 아직 2% 부족한 게 사실이다. 나로호 발사 이후에는 별다른 발사체 발사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우주센터가 100% 활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예산부족으로 짓지 못했던 엔진시험동부터 갖춰야 한다. 나로호에 이어 1단 액체엔진까지 순수한 국내기술로 개발해 오는 2018년께 완성될 KSLV-Ⅱ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려면 수많은 시험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져야 한다.
발사체 역시 1단 액체엔진을 국산화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우리 연구진은 이미 액체엔진 개발을 통해 30톤의 추력을 가진 액체엔진 개별모듈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다. 전체적인 조립점검만 하면 되는 수준이다. 나로호의 추력인 170톤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의미 있는 개발 성과다. KSLV-Ⅱ는 더 강한 75톤 추력 발사체로 개발될 예정이다. 한번에 많은 양의 연료를 연소시키는 강하고 큰 엔진을 만들려면 터보펌프 등 핵심장치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무기 제조기술과 함께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살 수 없는 게 바로 로켓 기술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엔진관련 기술자는 항공사 직원까지 다 포함해도 300~400명 수준이다. 액체엔진 국산화를 위해서는 전문인력부터 길러내야 할 것이다. 순수하게 우리 기술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험을 거쳐야 가질 수 있는 게 액체엔진 기술이라는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액체엔진은 돈과 시험시설, 수많은 시험과정만 갖출 수 있으면 가능할 정도로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기술이라는 것이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올해부터라도 우주센터를 확충하고 KSLV-Ⅱ에 포함될 액체엔진을 국산화하는 작업에 서둘러 나서야 할 것이다.
"우주센터 준공은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을 다 지었다는 의미이다. 그게 끝이 아니라 월드컵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로켓 연구에 일생을 바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한다.
안경애 naturean@dt.co.kr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는 D데이 보름 남짓을 남기고 우리나라와 러시아 연구자 200여명이 0.0001%의 실패확률이라도 차단하기 위해 막바지 땀을 흘리고 있다.
나로우주센터 준공은 지난 96년 수립된 국가우주개발기본계획에서 우주센터 개발이 확정된 후 13년만의 결실이다. 발사센터 기술력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우리는 나로우주센터를 지으면서 건설기술의 80%를 국산화했고 우주센터의 핵심인 발사대 시스템도 낱낱이 분석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07년 3월 러시아에서 보내온 A3용지 2만1631쪽에 이르는 방대한 발사대 설계도를 밤을 새워가며 일일이 국산 부품규격에 맞게 수정한 연구원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발사체의 핵심인 1단 액체엔진은 러시아에서 그대로 들여왔지만 이 정도의 성과라면 우리나라도 이제 당당히 우주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본다.
기상이 받춰주기만 하면 오는 30일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 나로호는 창공으로 날아오를 것이고 발사 10분 정도가 지나면 나로호에 탑재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제 궤도에 진입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우리 우주개발 역사의 새 장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로호 발사가 나로우주센터의 첫 중대 과업임에는 틀림없지만 남은 여정이 더 길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주센터가 없어 이 나라 저 나라를 전전하던 연구원들의 설움을 일시에 씻어주긴 했지만 우주센터는 아직 2% 부족한 게 사실이다. 나로호 발사 이후에는 별다른 발사체 발사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우주센터가 100% 활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예산부족으로 짓지 못했던 엔진시험동부터 갖춰야 한다. 나로호에 이어 1단 액체엔진까지 순수한 국내기술로 개발해 오는 2018년께 완성될 KSLV-Ⅱ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려면 수많은 시험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져야 한다.
발사체 역시 1단 액체엔진을 국산화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우리 연구진은 이미 액체엔진 개발을 통해 30톤의 추력을 가진 액체엔진 개별모듈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다. 전체적인 조립점검만 하면 되는 수준이다. 나로호의 추력인 170톤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의미 있는 개발 성과다. KSLV-Ⅱ는 더 강한 75톤 추력 발사체로 개발될 예정이다. 한번에 많은 양의 연료를 연소시키는 강하고 큰 엔진을 만들려면 터보펌프 등 핵심장치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무기 제조기술과 함께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살 수 없는 게 바로 로켓 기술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엔진관련 기술자는 항공사 직원까지 다 포함해도 300~400명 수준이다. 액체엔진 국산화를 위해서는 전문인력부터 길러내야 할 것이다. 순수하게 우리 기술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험을 거쳐야 가질 수 있는 게 액체엔진 기술이라는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액체엔진은 돈과 시험시설, 수많은 시험과정만 갖출 수 있으면 가능할 정도로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기술이라는 것이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올해부터라도 우주센터를 확충하고 KSLV-Ⅱ에 포함될 액체엔진을 국산화하는 작업에 서둘러 나서야 할 것이다.
"우주센터 준공은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을 다 지었다는 의미이다. 그게 끝이 아니라 월드컵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로켓 연구에 일생을 바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한다.
안경애 naturea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