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융합부문만 2018년 2419억달러
미국ㆍ일본ㆍEU 등 국가차원 전략 추진
미국ㆍ일본ㆍEU 등 국가차원 전략 추진
■ IT융합 신시장이 열린다
(1) 프롤로그
조선산업은 지난해만 해도 국내 총 수출액의 10%,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글로벌 넘버원을 자랑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월 기준으로 추월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조선 업체들은 세계 1위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IT를 결합해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산업 곳곳에서 우리가 가진 IT 경쟁력을 앞세워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통산업과 IT의 만남, IT융합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타임스는 총 6회에 걸쳐 IT융합이 무엇이고, 각국은 어떤 정책을 구사하는지, 현장의 움직임은 어떠한지 살펴보고, 산업의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200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리는 세계 최대의 IT가전쇼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단골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다음의 IT 시장은 자동차"라고 말했다. IT 기술이 더 이상 IT에 국한되지 않고 IT기술로 무장한 자동차산업이 IT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듬해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 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CEO는 "GM은 앞으로 10년 안에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0년 안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이뤄지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고, GM도 IT기술로 무장해 차별화된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IT 전시회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CEO가 나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IT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T산업과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두 거물이 같은 전시회에서 각각 서로의 입장에서 융합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이들은 정체 상태에 접어든 IT산업이나 자동차 산업 모두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전통 제조업과 IT의 융합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빌 게이츠와 릭 왜고너의 얘기가 아니더라고 전통적인 영역의 제조업과 IT 산업의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옛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지난 6월 발표한 `IT기반 융합사례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IT융합 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1102조원 규모에서 10년 후인 2018년에는 2519조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이자 조선과 자동차, 섬유 등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 없는 기회의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이나 대만, 중국에 비해 앞서는 IT 인프라와 기술은 IT융합이라는 거대 시장을 선점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IT로 무장한 산업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하다. 자동차의 경우 총 비용에서 IT와 접목되는 전장품 관련 비용이 2004년 19%에서 2015년에는 40%로, 자동차용 SW 비중은 2005년 10%에서 2015년 20%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 자동차와 IT 융합산업은 2013년 1905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2419억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의 경우 지난해만해도 시장점유율 40%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올 들어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고, 월 기준으로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IT 기술과 융합을 통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실제 조선산업은 e-내비게이션이 2012년부터 의무적용될 예정이어서 현재 5∼10%인 IT기자재의 비중이 15%까지 증가해 30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따돌리는 것은 물론 우리 조선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섬유분야도 IT 응용기술과 패션이 접목되는 스마트의류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의 규모가 2014년 70억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물류ㆍ유통 분야는 IT화를 통해 국가물류비를 1% 감소시킬 경우 약 6조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식경제부는 `IT기반 디지털병원 수출산업'을 미래성장 수출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이 시장만 해도 연간 20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IT산업은 모든 융합산업의 핵"이라고 밝힌 바 있다.
IT융합은 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거대한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다. 이에 각국은 저마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T융합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IT 신개혁 전략', 미국은 `디지털 프로스페리티', 유럽연합은 `i2010전략', 독일은 `IKT2020', 싱가포르는 `iN2015'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2000년부터 고도 정보통신네트워크 사회형성기본법을 제정하고 내각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IT전략본부'를 설치해 국가차원의 IT활용과 융합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식경제부가 중심이 돼 IT융합을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경부는 산업융합 기술을 전략분야의 하나로 선정했고, 융합기술 개발에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또 조선과 에너지, 자동차 등 10대 전략산업 분야에 IT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산업별로 IT융합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지경부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을 통해 IT융합을 핵심과제로 도출시키고, IT융합 기술 R&D 투자를 올해 전체 R&D 예산의 4.5% 수준에서 2013년에는 10%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융합기술 수준은 아직 뒤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7년 발표된 IT기술예측 2020에 따르면 우리 융합기술은 선진국에 50∼80%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서영주 원장은 "우리의 IT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융합기술에 대한 지원을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면 5년 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융합은 기존 전통산업과 IT산업에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고 있다. 기존의 사업방식이나 영역에 안주해서는 밀려오는 거대 시장에서 승자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김용근 원장은 "신발 메이커인 나이키의 경쟁자가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된 것처럼 경쟁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IT융합도 인간과 사회에 통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근형기자 rilla@
(1) 프롤로그
조선산업은 지난해만 해도 국내 총 수출액의 10%,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글로벌 넘버원을 자랑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월 기준으로 추월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조선 업체들은 세계 1위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IT를 결합해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산업 곳곳에서 우리가 가진 IT 경쟁력을 앞세워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통산업과 IT의 만남, IT융합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타임스는 총 6회에 걸쳐 IT융합이 무엇이고, 각국은 어떤 정책을 구사하는지, 현장의 움직임은 어떠한지 살펴보고, 산업의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200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리는 세계 최대의 IT가전쇼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단골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다음의 IT 시장은 자동차"라고 말했다. IT 기술이 더 이상 IT에 국한되지 않고 IT기술로 무장한 자동차산업이 IT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듬해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 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CEO는 "GM은 앞으로 10년 안에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0년 안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이뤄지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고, GM도 IT기술로 무장해 차별화된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IT 전시회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CEO가 나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IT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T산업과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두 거물이 같은 전시회에서 각각 서로의 입장에서 융합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이들은 정체 상태에 접어든 IT산업이나 자동차 산업 모두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전통 제조업과 IT의 융합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빌 게이츠와 릭 왜고너의 얘기가 아니더라고 전통적인 영역의 제조업과 IT 산업의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옛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지난 6월 발표한 `IT기반 융합사례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IT융합 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1102조원 규모에서 10년 후인 2018년에는 2519조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이자 조선과 자동차, 섬유 등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 없는 기회의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이나 대만, 중국에 비해 앞서는 IT 인프라와 기술은 IT융합이라는 거대 시장을 선점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IT로 무장한 산업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하다. 자동차의 경우 총 비용에서 IT와 접목되는 전장품 관련 비용이 2004년 19%에서 2015년에는 40%로, 자동차용 SW 비중은 2005년 10%에서 2015년 20%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 자동차와 IT 융합산업은 2013년 1905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2419억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의 경우 지난해만해도 시장점유율 40%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올 들어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고, 월 기준으로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IT 기술과 융합을 통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실제 조선산업은 e-내비게이션이 2012년부터 의무적용될 예정이어서 현재 5∼10%인 IT기자재의 비중이 15%까지 증가해 30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따돌리는 것은 물론 우리 조선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섬유분야도 IT 응용기술과 패션이 접목되는 스마트의류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의 규모가 2014년 70억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물류ㆍ유통 분야는 IT화를 통해 국가물류비를 1% 감소시킬 경우 약 6조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식경제부는 `IT기반 디지털병원 수출산업'을 미래성장 수출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이 시장만 해도 연간 20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IT산업은 모든 융합산업의 핵"이라고 밝힌 바 있다.
IT융합은 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거대한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다. 이에 각국은 저마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T융합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IT 신개혁 전략', 미국은 `디지털 프로스페리티', 유럽연합은 `i2010전략', 독일은 `IKT2020', 싱가포르는 `iN2015'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2000년부터 고도 정보통신네트워크 사회형성기본법을 제정하고 내각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IT전략본부'를 설치해 국가차원의 IT활용과 융합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식경제부가 중심이 돼 IT융합을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경부는 산업융합 기술을 전략분야의 하나로 선정했고, 융합기술 개발에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또 조선과 에너지, 자동차 등 10대 전략산업 분야에 IT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산업별로 IT융합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지경부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을 통해 IT융합을 핵심과제로 도출시키고, IT융합 기술 R&D 투자를 올해 전체 R&D 예산의 4.5% 수준에서 2013년에는 10%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융합기술 수준은 아직 뒤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7년 발표된 IT기술예측 2020에 따르면 우리 융합기술은 선진국에 50∼80%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서영주 원장은 "우리의 IT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융합기술에 대한 지원을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면 5년 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융합은 기존 전통산업과 IT산업에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고 있다. 기존의 사업방식이나 영역에 안주해서는 밀려오는 거대 시장에서 승자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김용근 원장은 "신발 메이커인 나이키의 경쟁자가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된 것처럼 경쟁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IT융합도 인간과 사회에 통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근형기자 ril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