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컨버전스 새 비전 모색
LG그룹이 통신산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계열 통신3사(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간 합병을 통해 유무선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합병 카드를 마침내 꺼내든 것이다.
이번 3사간 합병 추진은 그 방식과 시기에 있어 통신사업에 대한 LG그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당초 예상됐던 순차적 합병이 아닌 3사 동시 합병은 메가 트렌드인 유무선 컨버전스를 되도록 빨리 또 효과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또 후발사업자 꼬리표를 뗄 전환점으로 삼은 4세대(G) 이동통신의 투자를 코앞에 둔 시기에 합병 법인을 출범시키는 것 역시 통신부문을 전자, 화학과 함께 명실상부한 그룹의 3대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굴곡의 통신사업〓LG그룹의 통신에 대한 생각에는 굴곡이 있었다. 지난 1996년 PCS(개인휴대통신)로 통신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LG텔레콤은 비동기 IMT-2000 사업권 획득 실패와 한솔PCS 인수 실패 등으로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생존의 기로를 오갔다. KT에 이어 제2의 전화사업자인 LG데이콤은 80일간의 파업과 직장폐쇄가 맞서며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고 뼈아픈 구조조정의 기억도 아직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LG 통신3사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입자 증가 둔화, 수익성 악화와 적자로 그룹내 미운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다.
이같은 부정적 인식은 툭하면 불거지는 통신계열사 매각설이나 반도체산업과의 빅딜설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LG텔레콤은 정부의 유효경쟁 정책과 후발사업자의 잇점 등을 활용하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가입자 900만명을 바라보며 자립기반을 구축했다. LG데이콤은 2007년이후 최근까지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LG파워콤 역시 9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오는 등 선전하고 있다.
통신을 바라보는 그룹의 시각도 반신반의에서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최근의 합병 결정은 "이제는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파악된다.
LG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LG텔레콤이 본사를 현재의 상암DMC로 옮길 당시, 구본무 회장이 직접 방문해 격려를 했다"며 "구 회장의 LG텔레콤 방문은 PCS를 상용화하던 지난 1997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이는 달라진 통신산업의 위상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합병은 시작… 새로운 비전 절실〓하지만 합병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합병이란 카드가 무선경쟁력 강화, 컨버전스 경쟁력 강화와 같은 LG그룹 통신산업의 목표를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합병은 그룹간 전쟁 양상으로 치닫는 통신시장 경쟁의 한 요소를 갖춘 측면이 크다. 통신에서 출발한 KT그룹(KT+KTF)과 1위 이동통신사업자를 지닌 SK그룹(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의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은 싸움이다. 합병이후에도 LG 통신3사는 매출규모나 가입자 기반 측면에서 여전히 3위다.
이를 깨기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미 KT와 SK텔레콤은 표현은 다소 다르지만 통신이 정보기술을 이끌고 세계시장 공략으로 이어간다는 `ICT 글로벌 리더'라는 비전을 선언했다. 후발사업자란 한계 때문에 자립기반 확보에 치중해왔고, 국내 모바일 생태계나 글로벌 시장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LG그룹으로서는 생각의 전환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그 다음은 무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컨버전스 경쟁력 확대다. 이는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자 목표이기도 하다. LG텔레콤이 이미 선언한대로 저주파(800MHz) 대역 확보와 4G 통신망 조기구축으로 무선시장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무선은 물론 유선과 컨버전스 경쟁력 확대의 관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사간 합병을 통해 통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LG그룹이 어떤 비전과 목표로 KT그룹과 SK그룹을 상대로 역전극을 펼쳐갈 지 주목된다.
김응열기자 uykim@
이번 3사간 합병 추진은 그 방식과 시기에 있어 통신사업에 대한 LG그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당초 예상됐던 순차적 합병이 아닌 3사 동시 합병은 메가 트렌드인 유무선 컨버전스를 되도록 빨리 또 효과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또 후발사업자 꼬리표를 뗄 전환점으로 삼은 4세대(G) 이동통신의 투자를 코앞에 둔 시기에 합병 법인을 출범시키는 것 역시 통신부문을 전자, 화학과 함께 명실상부한 그룹의 3대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굴곡의 통신사업〓LG그룹의 통신에 대한 생각에는 굴곡이 있었다. 지난 1996년 PCS(개인휴대통신)로 통신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LG텔레콤은 비동기 IMT-2000 사업권 획득 실패와 한솔PCS 인수 실패 등으로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생존의 기로를 오갔다. KT에 이어 제2의 전화사업자인 LG데이콤은 80일간의 파업과 직장폐쇄가 맞서며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고 뼈아픈 구조조정의 기억도 아직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LG 통신3사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입자 증가 둔화, 수익성 악화와 적자로 그룹내 미운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다.
이같은 부정적 인식은 툭하면 불거지는 통신계열사 매각설이나 반도체산업과의 빅딜설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LG텔레콤은 정부의 유효경쟁 정책과 후발사업자의 잇점 등을 활용하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가입자 900만명을 바라보며 자립기반을 구축했다. LG데이콤은 2007년이후 최근까지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LG파워콤 역시 9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오는 등 선전하고 있다.
통신을 바라보는 그룹의 시각도 반신반의에서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최근의 합병 결정은 "이제는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파악된다.
LG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LG텔레콤이 본사를 현재의 상암DMC로 옮길 당시, 구본무 회장이 직접 방문해 격려를 했다"며 "구 회장의 LG텔레콤 방문은 PCS를 상용화하던 지난 1997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이는 달라진 통신산업의 위상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합병은 시작… 새로운 비전 절실〓하지만 합병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합병이란 카드가 무선경쟁력 강화, 컨버전스 경쟁력 강화와 같은 LG그룹 통신산업의 목표를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합병은 그룹간 전쟁 양상으로 치닫는 통신시장 경쟁의 한 요소를 갖춘 측면이 크다. 통신에서 출발한 KT그룹(KT+KTF)과 1위 이동통신사업자를 지닌 SK그룹(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의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은 싸움이다. 합병이후에도 LG 통신3사는 매출규모나 가입자 기반 측면에서 여전히 3위다.
이를 깨기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미 KT와 SK텔레콤은 표현은 다소 다르지만 통신이 정보기술을 이끌고 세계시장 공략으로 이어간다는 `ICT 글로벌 리더'라는 비전을 선언했다. 후발사업자란 한계 때문에 자립기반 확보에 치중해왔고, 국내 모바일 생태계나 글로벌 시장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LG그룹으로서는 생각의 전환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그 다음은 무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컨버전스 경쟁력 확대다. 이는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자 목표이기도 하다. LG텔레콤이 이미 선언한대로 저주파(800MHz) 대역 확보와 4G 통신망 조기구축으로 무선시장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무선은 물론 유선과 컨버전스 경쟁력 확대의 관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사간 합병을 통해 통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LG그룹이 어떤 비전과 목표로 KT그룹과 SK그룹을 상대로 역전극을 펼쳐갈 지 주목된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