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폰 적용 단말 경쟁력 강화 전략… 위피진영 반발 움직임
KT가 일반 휴대폰용 모바일 서비스플랫폼으로 퀄컴의 브루 모바일플랫폼(BMP)을 도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일반 휴대폰용 플랫폼으로 사용중인 한국형 무선인터넷플랫폼 위피(WIPI) 진영의 반발 움직임도 확산될 조짐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퀄컴의 브루를 일반 휴대폰용 차세대 서비스플랫폼으로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브루모바일플랫폼(BMP)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미들웨어인 브루(BREW)에 운영체제 기능을 통합한 것으로, 첨단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기능성을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범용폰(피처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했다. 퀄컴으로서는 자사 칩셋의 영향력이 적은 개방형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플랫폼 경쟁에 동참하기 위해 내놓은 포석이다.
퀄컴은 장기적으로 많은 이통사들이 특정 제조사나 인터넷 업체들의 유력 플랫폼을 견제하기 위해 단말기 플랫폼을 복수로 선택할 것이며, 그중 BMP가 대안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T는 BMP를 하이앤드급 고가폰에 적용함으로써 SK텔레콤에 상대적으로 뒤진 단말기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KT가 지난해 CEO 교체와 합병작업 등으로 모바일플랫폼 기술분야에서 SK텔레콤과 격차가 벌어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퀄컴의 BMP를 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지난 2004년 위피의무화 이전에도 브루를 사용해왔으며 2007년에는 `위피온 브루'(WIPI ON BREW) 단말기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BMP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발표된 신기술인데다 아직 이렇다할 적용사례가가 없다는 점에서, KT가 사실상 BMP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 애플 아이폰과 앱스토어 이후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플랫폼경쟁이 심화되면서 브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위피 온 브루의 형태로 제공시 국내 콘텐츠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하나 더 늘어나기 때문에 해외진출 등에 있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KT의 블루 도입 움직임에 대해, 위피진영의 반발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과거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위피 의무화 해제를 요구하면서, 일반폰의 경우에는 당분간 위피를 존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현재 이통사들은 위피 차세대 버전인 위피3.0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KT의 브루 도입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과연 국내 이통사들이 위피 존속 및 발전에 관심이 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위피 진영의 한 관계자는 "KT가 브루를 도입한다면 이는 위피의 존속발전 의사가 없다는 점을 공표하는 것과 같다"면서 "위피의무화 해제를 요구할 당시 제시했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훈기자 hoon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