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연구 삼매경 한덕현 중앙대 병원 정신과 박사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게임과 관련한 정신 의학 공부를 마친 뒤 프로게이머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앙대학교 병원에서 정신과에 재직하고 있는 한덕현 박사가 주인공이다.
2005년 서울대학교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친 한 박사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하버드 대학교 뇌과학 연구소에서 `게임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 활동을 펼쳤다. 마약 중독과 우울증, 게임 등 세가지 제안을 담은 연구 과제를 미국에 보낸 그는 우연한 기회에 하버드대학교로부터 연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미국 사회는 인터넷과 게임 중독으로 인한 사회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IT분야가 발달한 한국의 사례가 필요하던 차에 한 박사의 연구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2년여의 연구를 마친 뒤 귀국한 한 박사는 MBC게임 히어로 프로게임단의 전 감독이었던 김혁섭 감독을 만났다. LG 트윈스 야구팬이자 스포츠 심리학에도 조예가 깊은 한 박사가 과거 LG 트윈스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프로게임단 감독을 맡고 있는 김혁섭 감독을 만났으니 물고기가 물을 만난 셈이다. 한 박사는 프로게이머의 뇌 활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김 감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흔쾌히 허락했다.
"프로게이머의 뇌 활동은 물론 경기 내적인 활동, 외적인 영향 등을 다각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게임 중독자와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프로게이머와 게임중독자를 동일시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정반대라는 결론을 얻었어요."
한 박사는 프로게이머를 `고도화된 게임 소비자이나 중독성은 나타나지 않는 직업군'으로 분류했다. 게임 중독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시간과 비슷하게 투자하지만 소비하는 패턴이 완벽히 다르고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가운데 직업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세가지 측면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독자는 일상을 파괴하면서 빠져들지만 프로게이머는 일상생활 속에서 게임을 직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가장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는 또 멀티태스킹 능력과 연결된다. 중독자는 게임이 주는 반복성이라는 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지만 프로게이머는 하나의 게임을 계속하면서도 이기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 차이점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뇌 활동 부위가 다르다는 것.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오른쪽 부분과 수행 능력의 중추인 전두엽의 활동이 왕성해지는데 비해 중독자들은 단순 반복 능력을 담당하는 좌뇌가 활동한다고 한다.
한 박사는 "프로게이머를 게임 중독자와 동일시하는 시선이 사라지고 게임의 순기능을 발굴, 강화,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게이머 연구 외에도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바로 기능성 게임이다. 정부 차원에서 기능성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게임 업계에서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의료계에서는 게임을 잘 알지 못하고 게임업계는 의료분야를 잘 모른다고 지적한다.
"기능성 게임은 일단 재미가 없어요.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재미 때문인데 재미없는 게임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죠. 인지 기능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나 노인들, 지체아들도 재미없는 게임은 하지 않습니다. 너무 복잡해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너무 단순해도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의료계나 게임계 모두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개발 과정에서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시기죠."
그는 기능성 게임이라는 장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게임회사는 물론 의료계가 이러한 현실을 적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히 사업비를 따내기 위한 제안이 아니라 게임을 통한 치료임을 감안한 제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박사가 e스포츠와 게임에 매료된 이유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이론화 작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가 형성된지 e스포츠는 10년, 게임은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모든 것이 새롭다.
"프로게이머를 육성하는 과정만 하더라도 이론적인 체계가 존재하지 않아요. 겉으로 보여지는 전략과 전술은 다양하지만 선수 개인의 심리적, 육체적 분석은 이뤄지지 않고 있죠. 장기적인 연구, 체계적인 이론이 필요합니다. 이건 게임산업도 마찬가지고요."
디지털뉴스부
제공=www.dailyesports.com
2005년 서울대학교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친 한 박사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하버드 대학교 뇌과학 연구소에서 `게임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 활동을 펼쳤다. 마약 중독과 우울증, 게임 등 세가지 제안을 담은 연구 과제를 미국에 보낸 그는 우연한 기회에 하버드대학교로부터 연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미국 사회는 인터넷과 게임 중독으로 인한 사회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IT분야가 발달한 한국의 사례가 필요하던 차에 한 박사의 연구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2년여의 연구를 마친 뒤 귀국한 한 박사는 MBC게임 히어로 프로게임단의 전 감독이었던 김혁섭 감독을 만났다. LG 트윈스 야구팬이자 스포츠 심리학에도 조예가 깊은 한 박사가 과거 LG 트윈스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프로게임단 감독을 맡고 있는 김혁섭 감독을 만났으니 물고기가 물을 만난 셈이다. 한 박사는 프로게이머의 뇌 활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김 감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흔쾌히 허락했다.
"프로게이머의 뇌 활동은 물론 경기 내적인 활동, 외적인 영향 등을 다각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게임 중독자와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프로게이머와 게임중독자를 동일시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정반대라는 결론을 얻었어요."
한 박사는 프로게이머를 `고도화된 게임 소비자이나 중독성은 나타나지 않는 직업군'으로 분류했다. 게임 중독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시간과 비슷하게 투자하지만 소비하는 패턴이 완벽히 다르고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가운데 직업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세가지 측면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독자는 일상을 파괴하면서 빠져들지만 프로게이머는 일상생활 속에서 게임을 직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가장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는 또 멀티태스킹 능력과 연결된다. 중독자는 게임이 주는 반복성이라는 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지만 프로게이머는 하나의 게임을 계속하면서도 이기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 차이점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뇌 활동 부위가 다르다는 것.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오른쪽 부분과 수행 능력의 중추인 전두엽의 활동이 왕성해지는데 비해 중독자들은 단순 반복 능력을 담당하는 좌뇌가 활동한다고 한다.
한 박사는 "프로게이머를 게임 중독자와 동일시하는 시선이 사라지고 게임의 순기능을 발굴, 강화,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게이머 연구 외에도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바로 기능성 게임이다. 정부 차원에서 기능성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게임 업계에서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의료계에서는 게임을 잘 알지 못하고 게임업계는 의료분야를 잘 모른다고 지적한다.
"기능성 게임은 일단 재미가 없어요.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재미 때문인데 재미없는 게임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죠. 인지 기능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나 노인들, 지체아들도 재미없는 게임은 하지 않습니다. 너무 복잡해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너무 단순해도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의료계나 게임계 모두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개발 과정에서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시기죠."
그는 기능성 게임이라는 장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게임회사는 물론 의료계가 이러한 현실을 적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히 사업비를 따내기 위한 제안이 아니라 게임을 통한 치료임을 감안한 제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박사가 e스포츠와 게임에 매료된 이유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이론화 작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가 형성된지 e스포츠는 10년, 게임은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모든 것이 새롭다.
"프로게이머를 육성하는 과정만 하더라도 이론적인 체계가 존재하지 않아요. 겉으로 보여지는 전략과 전술은 다양하지만 선수 개인의 심리적, 육체적 분석은 이뤄지지 않고 있죠. 장기적인 연구, 체계적인 이론이 필요합니다. 이건 게임산업도 마찬가지고요."
디지털뉴스부
제공=www.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