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주력산업평가단장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의 `히든챔피언'이 국내에서 출간된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세계시장을 제패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에 관한 각종 매체나 관련 기관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는 저자가 올해 6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계기도 있겠지만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의 돌파구는 바로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센터는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형 히든챔피언'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고, 수출입은행은 유망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거래소 또한 최근 `코스닥 히든챔피언' 기업 목록을 발표했다가 검증절차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작지만 강한 히든챔피언 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OECD 및 전경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종업원 수 50명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2.9%나 된다. 종업원 수 250명 이상 되는 기업 비중이 0.2%에 불과하여, 미국(7.1%), 일본(8.5%), 독일(8.4%), 영국(5.9%)에 비해 중간규모 기업군이 양적으로 매우 부족한 구조다.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등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이러한 산업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취약한 허리 부분인 중견기업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이렇게 히든챔피언 육성의 시급함을 강조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지원정책이 충분한지는 다시 검토해 볼 일이다.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 산업기술정책이 창업-성장단계의 중소기업에 집중돼 중소기업의 과도한 증가와 중견기업의 성장 억제라는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식경제부가 혁신형 중소 부품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부품업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거나 중견기업이 성장 한계점을 돌파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여 R&D 투자를 유인하는 등 중소-중견-대기업의 조화로운 성장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중견기업 지원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히든챔피언 육성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전부터 지식경제부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고 산업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특히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이 10% 이상으로 높고, R&D 투자 비율이 최소 3% 이상인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우수기술연구센터(ATC, Advanced Technology Center) 사업이야말로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키우는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2003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한 75개 기업 중 세계시장 제품경쟁력 순위가 10위 이내로 진입한 기업이 41개이며, 매출액이나 시장점유율이 세계 1위인 제품도 8개나 나오고 있다. 과제당 매출 증가액도 314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지원규모나 사업 성격이 유사한 미국 상무부 ATP(Advanced Technology Program) 사업의 사업화 비율이 45%인 것에 비해 우리의 우수기술연구센터 사업은 66% 수준으로 성공적인 지원 사업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시장가치도 증대되어 12개 기업이 신규로 코스닥에 등록되는 등 지정기업 대다수가 기술과 제품혁신 능력이 우수한 글로벌 베스트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렇게 본 사업의 성과가 우수한 것은 지원할 기업을 선정하기 위한 기준과 평가과정이 엄격한 것도 있지만 단기보다는 중장기 차원에서 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는 지원정책이 헤르만 지몬이 히든챔피언의 요건으로 제시한 기업의 특징과 상당 부분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발굴 육성하고 있는 기업은 경쟁국의 히든챔피언인 에네르콘(독일), 하마마쓰 포토닉스(일본), 란탈(스위스) 등과 비교할 때 매출액 규모나 종업원 수, 평균 업력 면에서 여전히 어린아이 수준이며 이들과 경쟁하기 벅찬 상황이다. 따라서 우수기술연구센터사업도 글로벌 지향적 중견기업이 육성될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국내 중소ㆍ중견기업이 단순히 대기업의 부품공급업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 브랜드 개발능력을 확보하여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계속 도와 줄 수 있어야 한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히든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발굴단계가 현재의 우수기술연구센터사업에 해당된다면 이 기업이 더욱 성장하여 경쟁국의 히든챔피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R&D 지원을 통해 히든챔피언을 키워야 할 정부의 역할이다.
여전히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 현실에서 히든챔피언 육성을 통해 글로벌 스타기업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센터는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형 히든챔피언'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고, 수출입은행은 유망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거래소 또한 최근 `코스닥 히든챔피언' 기업 목록을 발표했다가 검증절차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작지만 강한 히든챔피언 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OECD 및 전경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종업원 수 50명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2.9%나 된다. 종업원 수 250명 이상 되는 기업 비중이 0.2%에 불과하여, 미국(7.1%), 일본(8.5%), 독일(8.4%), 영국(5.9%)에 비해 중간규모 기업군이 양적으로 매우 부족한 구조다.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등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이러한 산업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취약한 허리 부분인 중견기업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이렇게 히든챔피언 육성의 시급함을 강조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지원정책이 충분한지는 다시 검토해 볼 일이다.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 산업기술정책이 창업-성장단계의 중소기업에 집중돼 중소기업의 과도한 증가와 중견기업의 성장 억제라는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식경제부가 혁신형 중소 부품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부품업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거나 중견기업이 성장 한계점을 돌파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여 R&D 투자를 유인하는 등 중소-중견-대기업의 조화로운 성장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중견기업 지원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히든챔피언 육성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전부터 지식경제부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고 산업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특히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이 10% 이상으로 높고, R&D 투자 비율이 최소 3% 이상인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우수기술연구센터(ATC, Advanced Technology Center) 사업이야말로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키우는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2003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한 75개 기업 중 세계시장 제품경쟁력 순위가 10위 이내로 진입한 기업이 41개이며, 매출액이나 시장점유율이 세계 1위인 제품도 8개나 나오고 있다. 과제당 매출 증가액도 314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지원규모나 사업 성격이 유사한 미국 상무부 ATP(Advanced Technology Program) 사업의 사업화 비율이 45%인 것에 비해 우리의 우수기술연구센터 사업은 66% 수준으로 성공적인 지원 사업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시장가치도 증대되어 12개 기업이 신규로 코스닥에 등록되는 등 지정기업 대다수가 기술과 제품혁신 능력이 우수한 글로벌 베스트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렇게 본 사업의 성과가 우수한 것은 지원할 기업을 선정하기 위한 기준과 평가과정이 엄격한 것도 있지만 단기보다는 중장기 차원에서 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는 지원정책이 헤르만 지몬이 히든챔피언의 요건으로 제시한 기업의 특징과 상당 부분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발굴 육성하고 있는 기업은 경쟁국의 히든챔피언인 에네르콘(독일), 하마마쓰 포토닉스(일본), 란탈(스위스) 등과 비교할 때 매출액 규모나 종업원 수, 평균 업력 면에서 여전히 어린아이 수준이며 이들과 경쟁하기 벅찬 상황이다. 따라서 우수기술연구센터사업도 글로벌 지향적 중견기업이 육성될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국내 중소ㆍ중견기업이 단순히 대기업의 부품공급업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 브랜드 개발능력을 확보하여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계속 도와 줄 수 있어야 한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히든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발굴단계가 현재의 우수기술연구센터사업에 해당된다면 이 기업이 더욱 성장하여 경쟁국의 히든챔피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R&D 지원을 통해 히든챔피언을 키워야 할 정부의 역할이다.
여전히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 현실에서 히든챔피언 육성을 통해 글로벌 스타기업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