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업체 신제품ㆍ레퍼런스 '속속'… 선두 오라클에 도전
주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들이 클러스터 지원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대형 도입사례를 확보, 선두인 한국오라클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IBM은 최근 DBMS 신제품인 `DB2 퓨어스케일(PureScale)'을 출시했다. 시스템 장애시에도 온라인 업무나 서비스를 중단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고가용성 특화 제품으로, 메인프레임의 클러스터 기술인 `시스플렉스'를 유닉스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티맥스소프트, 한국사이베이스 등 이미 클러스터 DBMS 제품을 선보인 업체들은 굵직한 도입사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5월 영진전문대학에 `티베로 RDBMS 4' 기반의 무중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진전문대학은 데이터량만 5TB에 달하는 종합대학급 규모여서 토종 클러스터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국사이베이스도 `ASE CE(Cluster Edition)'의 첫 고객사로 행정안전부를 확보하고 내년부터 DBMS 영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DBMS 업체들이 이처럼 클러스터 기술에 주목하는 것은 24시간 무중단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과 금융 등 365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분야 외에 최근에는 대민서비스를 담당하는 공공기관과 유통, 제조, 교육 분야에서도 고가용성 지원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박제권 영진전문대학 개발팀장은 "DB 관리비용과 모니터링 업무를 줄이기 위해 단일 DB로 통합하는 추세인데 통합 DB 환경에서는 페일오버(Fail-Over)가 지원되는 고가용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DBMS 시장이 클러스터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대회전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클러스터 버전은 일반 DBMS 대비 1.5배 높은 고가 제품으로 대기업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인데다 전체 DBMS 고객의 20% 정도만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잠재 수요는 큰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클러스터 기술은 고가용성이 핵심이다. 고가용성 구현은 메인 서버와 백업 서버 자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액티브-액티브'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한국오라클이 지난 수년간 국내 DBMS 고가용성 시장을 석권하고 자사 제품명인 `RAC(Real Application Cluster)'를 클러스터 기술의 대명사처럼 인식시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는 ASE CE, 티베로 등이 액티브-액티브 방식을 지원한다.
레퍼런스는 한국오라클이 유리하다. 오라클은 2003년 오라클 9i에서 RAC 기능을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고가용성 기능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조완제 한국오라클 상무는 "고가용성은 비용보다 성능을 중심으로 선택되는 옵션이기 때문에 레퍼런스가 가장 중요하다"며 "제조, 통신, 의료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성능이 증명됐다는 점이 RAC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은 후발주자들의 전략 카드다. 후발주자들은 한국오라클의 높은 옵션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 등을 집중 공격하면서 대대적인 윈백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한국IBM은 일정 기간에만 라이선스를 빌려 사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가격정책까지 내놓았다.
김동규 티맥스소프트 과장은 "국내 DBMS 시장이 현재처럼 한국오라클 주도로 짜여진 것은 후발 주자들의 업계의 RAC 대응 논리가 실패한 것도 한 측면"이라며 "기술적 차이를 극복한다면 결국 레퍼런스와 비용효과가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