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기존 7500시리즈보다 성능 3배
캐시ㆍ메모리 대역폭 경쟁 우위
◇AMD
12개코어로 연산능력 2배 향상 가격ㆍ전력비용 등 측면서 유리
`만년 기대주' x86 서버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텔과 AMD는 지난 31일과 1일 하루 차이를 두고 x86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을 나란히 공개했다.
그동안 코드명 `네할렘EX'로 알려진 인텔 제온 7500 시리즈와 코드명 `매그니쿠어스'로 알려진 AMD 옵테론 6000시리즈가 그것으로, 양 사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 전략에 따라 가격과 성능의 차이가 있어 출시 첫날부터 양 사는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유닉스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x86 서버 시장이 양사의 신제품 효과를 타고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할렘EX', `매그니쿠어스' 신형 x86 칩 공개=신제품 바람몰이를 먼저 시작한 쪽은 인텔코리아(대표 이희성)다. 지난달 31일 인텔은 8코어를 지원하는 제온 7500 프로세서 시리즈와 6코어를 지원하는 제온 5600 프로세스 시리즈를 공개했다.
7500 시리즈는 그동안 코드명 `네할렘EX'로 알려진 고성능 x86 서버용 칩으로 기존 7400 시리즈 대비 성능을 3배 확장해 싱글코어 노후 서버 20대를 한 대로 통합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5600 시리즈는 전통적인 x86 서버 시장인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제품으로 32나노 공정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기존 5500 제품 대비 성능을 60% 높이면서도 에너지 소모량을 최대 30% 줄일 수 있어 5개월만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AMD코리아(대표 박용진)는 다음 날인 1일에 코드명 `매그니쿠어스'로 알려졌던 옵테론 6000 시리즈를 선보였다. 12개의 코어를 탑재해 연산 능력을 최대 2.2배까지 향상시켰고 메모리 대역폭을 2.5배 늘렸으며 C1E 등 대기 모드에서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신기능이 포함됐다.
양 사는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성능 개선을 이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제온 7500 시리즈가 이전 제품 대비 3배 성능을 향상시킨 것을 비롯해 옵테론 6000 시리즈가 2.2.배 성능을 향상시킨 것은 양 사 역대 제품 개선 역사에서도 단연 도드라지는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AMD, 시장전략은 정반대=양 사는 획기적으로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통해 하이엔드 x86 서버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지만 구체적인 시장 전략은 사실상 정반대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텔의 제온 7500 시리즈에는 MCA(Machine Check Architecturer) 복구 기능이 포함돼 있다. CPU에서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를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기술로 유닉스와 메인프레임 등에 적용돼 서버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기능으로 꼽힌다. 인텔은 MCA 복구 기능을 비롯해 유닉스 기술 일부를 x86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유닉스 대비 저렴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한 x86 서버 시장의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유닉스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AMD코리아는 기존의 x86 서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더 치중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 발표회의 이슈는 사상 첫 12코어 x86 서버칩이라는 상징성 이외에 파격적인 가격정책도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가격정책의 핵심은 프로세스를 4개 탑재한 4P 서버와 2P 서버용 칩 가격을 단일화한 것이다. 그동안 프로세서를 4개 탑재해 고성능 x86 서버를 구성할 경우 2P용 칩과 별도의 가격체계를 둬 프로세서 4개 값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격을 매겨왔다.
존 프리 AMD 제품 마케팅 총괄 이사는 "4P의 가격 프리미엄을 파괴함으로써 고성능 4P 제품의 시장 자체를 확대하고 과거 x86 서버가 진입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닉스급 성능' vs `바가지'=시장 전략의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인텔과 AMD는 제품 출시 첫날부터 경쟁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논란의 핵심은 AMD가 주도하는 코어 집적 경쟁력과 인텔의 성능 경쟁력.
AMD가 사상 첫 12코어 칩 `옵테론 6000'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코어수 경쟁에서 밀린 인텔은 성능면에서 여전히 인텔이 우위라는 입장이다. 박성민 인텔코리아 상무는 "코어라고 해서 똑같은 코어가 아니다"라며 "제온 7500 시리즈는 캐시와 메모리 대역폭, 유닉스에 적용된 고급 기능 등 성능에 있어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벤치마크 결과를 종합하면 인텔 제온 7500이 AMD 옵테론 6000 대비 10% 정도의 성능 우위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AMD는 이와 같은 성능 차이가 코어당 비용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존 프리 AMD 이사는 "단일 박스의 성능을 비교하면 인텔이 앞설지 모르지만 코어당 비용을 보면 AMD가 100달러 미만인 반면 인텔은 250달러 수준"이라며 "전력비용까지 고려하면 10% 성능 향상을 위한 인텔의 가격은 명백한 바가지(overprice)"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텔의 x86 제품은 AMD 대비 가격과 전력 비용 등에서 비교되면서 유닉스급 성능을 다 제공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며 "마치 `물밖에 나와 있는 물고기'처럼 유닉스는 물론 x86 서버 시장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x86 시장 회복에 도움될 듯=지난해 국내 x86 서버 출하 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IT 투자 급감하면서 전년 대비 20% 정도 감소한 8만여대 수준에 그쳤다. 인텔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 사의 이번 신제품 발표는 지난해 연기된 투자와 신제품 대기 수요와 맞물려 올해 x86 서버 시장의 최대 이슈로 꼽힌다. 한국IDC는 올해 x86 서버 출하 대수가 지난해 대비 18% 정도 늘어난 9만 4000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용현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x86 서버의 하이엔드화 경향에 대해 "우리나라는 유닉스 선호 현상이 뚜렷한 시장인데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하된 x86 서버의 80%는 2P 제품이었기 때문에 x86 하드웨어의 개선이 곧장 시장효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4P 제품의 가격이 다운되면 일부 2P 수요가 고성능 4P 제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있다"며 "미션 크리티컬한 영역으로의 진입 여부는 금융 산업에서의 x86 서버 도입 비중에 따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기존 7500시리즈보다 성능 3배
캐시ㆍ메모리 대역폭 경쟁 우위
◇AMD
12개코어로 연산능력 2배 향상 가격ㆍ전력비용 등 측면서 유리
`만년 기대주' x86 서버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텔과 AMD는 지난 31일과 1일 하루 차이를 두고 x86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을 나란히 공개했다.
그동안 코드명 `네할렘EX'로 알려진 인텔 제온 7500 시리즈와 코드명 `매그니쿠어스'로 알려진 AMD 옵테론 6000시리즈가 그것으로, 양 사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 전략에 따라 가격과 성능의 차이가 있어 출시 첫날부터 양 사는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유닉스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x86 서버 시장이 양사의 신제품 효과를 타고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할렘EX', `매그니쿠어스' 신형 x86 칩 공개=신제품 바람몰이를 먼저 시작한 쪽은 인텔코리아(대표 이희성)다. 지난달 31일 인텔은 8코어를 지원하는 제온 7500 프로세서 시리즈와 6코어를 지원하는 제온 5600 프로세스 시리즈를 공개했다.
7500 시리즈는 그동안 코드명 `네할렘EX'로 알려진 고성능 x86 서버용 칩으로 기존 7400 시리즈 대비 성능을 3배 확장해 싱글코어 노후 서버 20대를 한 대로 통합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5600 시리즈는 전통적인 x86 서버 시장인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제품으로 32나노 공정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기존 5500 제품 대비 성능을 60% 높이면서도 에너지 소모량을 최대 30% 줄일 수 있어 5개월만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AMD코리아(대표 박용진)는 다음 날인 1일에 코드명 `매그니쿠어스'로 알려졌던 옵테론 6000 시리즈를 선보였다. 12개의 코어를 탑재해 연산 능력을 최대 2.2배까지 향상시켰고 메모리 대역폭을 2.5배 늘렸으며 C1E 등 대기 모드에서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신기능이 포함됐다.
양 사는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성능 개선을 이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제온 7500 시리즈가 이전 제품 대비 3배 성능을 향상시킨 것을 비롯해 옵테론 6000 시리즈가 2.2.배 성능을 향상시킨 것은 양 사 역대 제품 개선 역사에서도 단연 도드라지는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AMD, 시장전략은 정반대=양 사는 획기적으로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통해 하이엔드 x86 서버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지만 구체적인 시장 전략은 사실상 정반대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텔의 제온 7500 시리즈에는 MCA(Machine Check Architecturer) 복구 기능이 포함돼 있다. CPU에서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를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기술로 유닉스와 메인프레임 등에 적용돼 서버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기능으로 꼽힌다. 인텔은 MCA 복구 기능을 비롯해 유닉스 기술 일부를 x86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유닉스 대비 저렴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한 x86 서버 시장의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유닉스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AMD코리아는 기존의 x86 서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더 치중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 발표회의 이슈는 사상 첫 12코어 x86 서버칩이라는 상징성 이외에 파격적인 가격정책도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가격정책의 핵심은 프로세스를 4개 탑재한 4P 서버와 2P 서버용 칩 가격을 단일화한 것이다. 그동안 프로세서를 4개 탑재해 고성능 x86 서버를 구성할 경우 2P용 칩과 별도의 가격체계를 둬 프로세서 4개 값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격을 매겨왔다.
존 프리 AMD 제품 마케팅 총괄 이사는 "4P의 가격 프리미엄을 파괴함으로써 고성능 4P 제품의 시장 자체를 확대하고 과거 x86 서버가 진입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닉스급 성능' vs `바가지'=시장 전략의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인텔과 AMD는 제품 출시 첫날부터 경쟁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논란의 핵심은 AMD가 주도하는 코어 집적 경쟁력과 인텔의 성능 경쟁력.
AMD가 사상 첫 12코어 칩 `옵테론 6000'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코어수 경쟁에서 밀린 인텔은 성능면에서 여전히 인텔이 우위라는 입장이다. 박성민 인텔코리아 상무는 "코어라고 해서 똑같은 코어가 아니다"라며 "제온 7500 시리즈는 캐시와 메모리 대역폭, 유닉스에 적용된 고급 기능 등 성능에 있어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벤치마크 결과를 종합하면 인텔 제온 7500이 AMD 옵테론 6000 대비 10% 정도의 성능 우위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AMD는 이와 같은 성능 차이가 코어당 비용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존 프리 AMD 이사는 "단일 박스의 성능을 비교하면 인텔이 앞설지 모르지만 코어당 비용을 보면 AMD가 100달러 미만인 반면 인텔은 250달러 수준"이라며 "전력비용까지 고려하면 10% 성능 향상을 위한 인텔의 가격은 명백한 바가지(overprice)"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텔의 x86 제품은 AMD 대비 가격과 전력 비용 등에서 비교되면서 유닉스급 성능을 다 제공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며 "마치 `물밖에 나와 있는 물고기'처럼 유닉스는 물론 x86 서버 시장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x86 시장 회복에 도움될 듯=지난해 국내 x86 서버 출하 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IT 투자 급감하면서 전년 대비 20% 정도 감소한 8만여대 수준에 그쳤다. 인텔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 사의 이번 신제품 발표는 지난해 연기된 투자와 신제품 대기 수요와 맞물려 올해 x86 서버 시장의 최대 이슈로 꼽힌다. 한국IDC는 올해 x86 서버 출하 대수가 지난해 대비 18% 정도 늘어난 9만 4000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용현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x86 서버의 하이엔드화 경향에 대해 "우리나라는 유닉스 선호 현상이 뚜렷한 시장인데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하된 x86 서버의 80%는 2P 제품이었기 때문에 x86 하드웨어의 개선이 곧장 시장효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4P 제품의 가격이 다운되면 일부 2P 수요가 고성능 4P 제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있다"며 "미션 크리티컬한 영역으로의 진입 여부는 금융 산업에서의 x86 서버 도입 비중에 따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