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발생률 높아 가입 막거나 한명만 허용…출산장려정책 무색
쌍둥이로 태어난 아이는 태아보험에 가입할 수 없거나 1인만 가입이 허용되는 등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이 현실에선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오모(36ㆍ남)씨는 태중 아이의 보험을 가입하려다 보험사로부터 거절당했다. 뱃속 아이가 쌍둥이라는 이유에서다. 보험가입을 허용했던 보험사도 있었지만 먼저 출생한 아이만 보장하거나 인큐베이터를 이용한 태아는 가입할 수 없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포기했다. 두 아이를 출산한 직후 다시 보험사를 찾은 오씨는 또 다시 가입을 거부당해야만 했다. 이번엔 둘째 아이가 2.28㎏의 저체중으로 태어난 탓이었다.
태아보험이란 신생아의 선천성 질환이나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질병, 재해사고 등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태아보험은 태아가 보험계약 대상이 될 수 없는 법규 탓에 일반적으로 어린이보험에 출생 직후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위험보장 사항을 특약사항으로 추가해 판매하는게 일반적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태아보험 가입에 쌍둥이 제약은 없었으나 미숙아 발생 등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수지가 맞지 않아 대부분 보험사가 쌍둥이 가입 자체를 막고 있다. 현재 동양생명과 흥국생명, 신한생명 단 3곳만이 가족관계 상 선순위로 등록된 1인에 한해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출산 후에도 사고 발생률이 높다는 이유로 출생 직후 일정 기간 동안은 보험 가입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현대해상은 출생 직후 3년 미만, 출생시 몸무게 2.5㎏ 미만 쌍둥이는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하는 등 가입 기준을 바꿨다.
생보사 관계자는 "쌍둥이의 보험사고 발생률은 일반 태아보다 높은 편"이라며 "리스크가 커 회사 입장에선 손해보는 장사라 굳이 나서서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이같은 태도가 정부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방편과 상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강제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업이 공익적 측면도 있지만 영리기업의 이익 추구라는 목적이 더 커 부당하게 차별하지 않는 한 관련 법규로 강제할 순 없다"며 "과거 쌍둥이 둘 다 보장한 적이 있지만 보험사들이 손해를 많이 본 탓에 적극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눈치다"고 말했다. 쌍둥이 태아보험 시장이 좁고 손해율이 커 관련 업체들이 무리하면서까지 상품 판매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일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관련 규정이 법제화된다면 보험사에 일정 요율을 지원하는 형태로 당국이 지도에 나설 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희연기자 cuba@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오모(36ㆍ남)씨는 태중 아이의 보험을 가입하려다 보험사로부터 거절당했다. 뱃속 아이가 쌍둥이라는 이유에서다. 보험가입을 허용했던 보험사도 있었지만 먼저 출생한 아이만 보장하거나 인큐베이터를 이용한 태아는 가입할 수 없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포기했다. 두 아이를 출산한 직후 다시 보험사를 찾은 오씨는 또 다시 가입을 거부당해야만 했다. 이번엔 둘째 아이가 2.28㎏의 저체중으로 태어난 탓이었다.
태아보험이란 신생아의 선천성 질환이나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질병, 재해사고 등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태아보험은 태아가 보험계약 대상이 될 수 없는 법규 탓에 일반적으로 어린이보험에 출생 직후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위험보장 사항을 특약사항으로 추가해 판매하는게 일반적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태아보험 가입에 쌍둥이 제약은 없었으나 미숙아 발생 등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수지가 맞지 않아 대부분 보험사가 쌍둥이 가입 자체를 막고 있다. 현재 동양생명과 흥국생명, 신한생명 단 3곳만이 가족관계 상 선순위로 등록된 1인에 한해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출산 후에도 사고 발생률이 높다는 이유로 출생 직후 일정 기간 동안은 보험 가입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현대해상은 출생 직후 3년 미만, 출생시 몸무게 2.5㎏ 미만 쌍둥이는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하는 등 가입 기준을 바꿨다.
생보사 관계자는 "쌍둥이의 보험사고 발생률은 일반 태아보다 높은 편"이라며 "리스크가 커 회사 입장에선 손해보는 장사라 굳이 나서서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이같은 태도가 정부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방편과 상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강제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업이 공익적 측면도 있지만 영리기업의 이익 추구라는 목적이 더 커 부당하게 차별하지 않는 한 관련 법규로 강제할 순 없다"며 "과거 쌍둥이 둘 다 보장한 적이 있지만 보험사들이 손해를 많이 본 탓에 적극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눈치다"고 말했다. 쌍둥이 태아보험 시장이 좁고 손해율이 커 관련 업체들이 무리하면서까지 상품 판매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일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관련 규정이 법제화된다면 보험사에 일정 요율을 지원하는 형태로 당국이 지도에 나설 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희연기자 cub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