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ㆍ재료 국산화 각각 20%ㆍ50% 불과
정부-업계 등 투자ㆍ협력 중장기계획 마련 시급
정부-업계 등 투자ㆍ협력 중장기계획 마련 시급
■ 글로벌 장비재료 기업 키우자
1부. 장비 국산화, 아직 갈 길이 멀다
① 국산화 현주소와 과제는
세계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 메모리반도체 1ㆍ2위사와 LCDㆍOLED 등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1ㆍ2위사가 모두 국내에 생산기반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은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장비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167억달러 가운데 한국 시장은 약 40억달러로 23.8%를 차지했고, 올해는 294억달러 가운데 58억달러로 19.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당초 계획보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올해 한국 장비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재료 시장은 345.5억달러이고, 이 가운데 한국시장은 46.1억달러로 13.3% 비중을 차지했고, 올해도 비슷한 비중을 나타낼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70억달러 가운데 국내 시장은 24.5억달러로 약 35% 비중을 차지했고, 올해는 104.4억달러 가운데 34.5억달러로 역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ㆍ재료 국산화 현황= 반도체 장비와 재료 국산화율은 대략 평균 20%, 50%선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 장비 가운데 노광기ㆍ현상기ㆍ증착기ㆍ식각기ㆍ이온주입기ㆍ열처리 등 핵심 전(前)공정 장비 국산화율은 11.1%에 불과하고, 조립ㆍ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 국산화율은 41.4%, 검사장비 국산율은 41.5% 수준이다. 이는 전체 반도체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총 장비 수에서 국산화된 장비 비중을 따진 것이고, 실제 국산장비 구매 채택률은 이보다 더 낮다. 지난해 수입 반도체 장비 비중을 보면, 전공정 장비가 84.3%, 조립ㆍ패키징 장비가 75.9%, 검사장비 등이 52.7%다. 이를 뺀 나머지가 국산장비 구매분인 것이다. 또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기술수준을 100이라고 했을 때 국내 반도체 장비 기술수준은 65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비에 비해 반도체 재료는 상대적으로 국산화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국산화율이 50% 미만이었으나, 작년부터 전공정 재료 50.7%, 후공정 재료 55.9% 등으로 50% 이상을 기록해 올해는 53.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웨이퍼ㆍ감광액ㆍ슬러리 등은 국산화율이 50% 미만이지만, 화학제품류ㆍ가스류 등은 70% 이상이다.
디스플레이 장비ㆍ부품ㆍ소재 국산화율은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50% 이상이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장비 가운데 세정ㆍ검사 등 후공정 장비 국산화율이 70% 이상으로 높지만, 노광ㆍ증착ㆍ도포ㆍ막성장 등 핵심 전공정 장비 국산화율은 여전히 20% 미만에 불과하다. 디스플레이용 백라이트(85%), 컬러필터(99%), 유리기판(68%), 편광판(72%) 등 부품 국산화율은 7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핵심소재는 국산화율이 매우 저조하다. 예를 들어 편광판을 구성하는 핵심소재인 TAC필름과 PVA필름 등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액정과 보상필름 등의 국산화율도 0%로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밖에 컬러레지스트(44%), 배향막(11%) 등으로 소재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핵심 전공정 장비 국산화가 관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율을 향후 4∼5년 단기간내 끌어올려 국내 장비 산업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키우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시 전공정 장비의 국산화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가운데 노광장비 국산화율은 작년 기준 0.3%로 전혀 손을 못 대고 있고, 감광액(PR) 처리장치 국산화율은 14.3%, 식각장비는 9.8%, 플라즈마증착장비(PVD)는 13.3%, 연마 평탄화장비(CMP)는 2.8%, 측정분석 장비는 3.4%, 열처리장비는 32.8%, 화학증착장비(CVD)는 38.1% 등이다. 이 가운데 CVD, PVD, 열처리장비, PR처리장비, CMP, 식각장비 등은 국내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최근 300mm용 30나노급 이하의 첨단 공정을 적용한 식각장비가 국내서 개발되는 등 속속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다. 낮은 기술력과 특허 등으로 당장 국산화하기 어려운 노광기 등보다는 이같은 가능성 있는 전공정 장비 국산화에 산ㆍ학ㆍ연ㆍ관이 힘을 모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소자기업이 개발된 국산 장비를 적극 구매해야 한다는 게 관련 산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일부 전공정 장비는 국내 장비기업들이 품질 높은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소자 기업이 구매해주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도 마찬가지다. 8세대 LCD 장비를 기준으로 노광기 국산화율은 3.7% 수준에 그치고, 증착기(Sputter)는 0%다. 감광액 도포기(Coater)는 7%, 막성장장치(PECVD)는 10% 수준이다. 이같은 전공정 장비는 대부분 니콘ㆍ캐논ㆍ알박ㆍ토키 등 일본 기업들로부터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는 한 대 개발하는데만 200억∼300억원이 소요되는데다, 100% 개발 성공 보장도 없어 국내 중소 장비 기업이 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와 국내 소자ㆍ패널 대기업, 장비업계, 연구소 등이 리스크 분산 투자와 함께 협력을 통한 중장기적인 국산화가 최선책이라는 지적이다.
김승룡기자 srkim@
1부. 장비 국산화, 아직 갈 길이 멀다
① 국산화 현주소와 과제는
세계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 메모리반도체 1ㆍ2위사와 LCDㆍOLED 등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1ㆍ2위사가 모두 국내에 생산기반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은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장비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167억달러 가운데 한국 시장은 약 40억달러로 23.8%를 차지했고, 올해는 294억달러 가운데 58억달러로 19.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당초 계획보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올해 한국 장비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재료 시장은 345.5억달러이고, 이 가운데 한국시장은 46.1억달러로 13.3% 비중을 차지했고, 올해도 비슷한 비중을 나타낼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70억달러 가운데 국내 시장은 24.5억달러로 약 35% 비중을 차지했고, 올해는 104.4억달러 가운데 34.5억달러로 역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ㆍ재료 국산화 현황= 반도체 장비와 재료 국산화율은 대략 평균 20%, 50%선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 장비 가운데 노광기ㆍ현상기ㆍ증착기ㆍ식각기ㆍ이온주입기ㆍ열처리 등 핵심 전(前)공정 장비 국산화율은 11.1%에 불과하고, 조립ㆍ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 국산화율은 41.4%, 검사장비 국산율은 41.5% 수준이다. 이는 전체 반도체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총 장비 수에서 국산화된 장비 비중을 따진 것이고, 실제 국산장비 구매 채택률은 이보다 더 낮다. 지난해 수입 반도체 장비 비중을 보면, 전공정 장비가 84.3%, 조립ㆍ패키징 장비가 75.9%, 검사장비 등이 52.7%다. 이를 뺀 나머지가 국산장비 구매분인 것이다. 또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기술수준을 100이라고 했을 때 국내 반도체 장비 기술수준은 65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비에 비해 반도체 재료는 상대적으로 국산화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국산화율이 50% 미만이었으나, 작년부터 전공정 재료 50.7%, 후공정 재료 55.9% 등으로 50% 이상을 기록해 올해는 53.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웨이퍼ㆍ감광액ㆍ슬러리 등은 국산화율이 50% 미만이지만, 화학제품류ㆍ가스류 등은 70% 이상이다.
디스플레이 장비ㆍ부품ㆍ소재 국산화율은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50% 이상이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장비 가운데 세정ㆍ검사 등 후공정 장비 국산화율이 70% 이상으로 높지만, 노광ㆍ증착ㆍ도포ㆍ막성장 등 핵심 전공정 장비 국산화율은 여전히 20% 미만에 불과하다. 디스플레이용 백라이트(85%), 컬러필터(99%), 유리기판(68%), 편광판(72%) 등 부품 국산화율은 7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핵심소재는 국산화율이 매우 저조하다. 예를 들어 편광판을 구성하는 핵심소재인 TAC필름과 PVA필름 등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액정과 보상필름 등의 국산화율도 0%로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밖에 컬러레지스트(44%), 배향막(11%) 등으로 소재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핵심 전공정 장비 국산화가 관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율을 향후 4∼5년 단기간내 끌어올려 국내 장비 산업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키우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시 전공정 장비의 국산화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가운데 노광장비 국산화율은 작년 기준 0.3%로 전혀 손을 못 대고 있고, 감광액(PR) 처리장치 국산화율은 14.3%, 식각장비는 9.8%, 플라즈마증착장비(PVD)는 13.3%, 연마 평탄화장비(CMP)는 2.8%, 측정분석 장비는 3.4%, 열처리장비는 32.8%, 화학증착장비(CVD)는 38.1% 등이다. 이 가운데 CVD, PVD, 열처리장비, PR처리장비, CMP, 식각장비 등은 국내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최근 300mm용 30나노급 이하의 첨단 공정을 적용한 식각장비가 국내서 개발되는 등 속속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다. 낮은 기술력과 특허 등으로 당장 국산화하기 어려운 노광기 등보다는 이같은 가능성 있는 전공정 장비 국산화에 산ㆍ학ㆍ연ㆍ관이 힘을 모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소자기업이 개발된 국산 장비를 적극 구매해야 한다는 게 관련 산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일부 전공정 장비는 국내 장비기업들이 품질 높은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소자 기업이 구매해주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도 마찬가지다. 8세대 LCD 장비를 기준으로 노광기 국산화율은 3.7% 수준에 그치고, 증착기(Sputter)는 0%다. 감광액 도포기(Coater)는 7%, 막성장장치(PECVD)는 10% 수준이다. 이같은 전공정 장비는 대부분 니콘ㆍ캐논ㆍ알박ㆍ토키 등 일본 기업들로부터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는 한 대 개발하는데만 200억∼300억원이 소요되는데다, 100% 개발 성공 보장도 없어 국내 중소 장비 기업이 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와 국내 소자ㆍ패널 대기업, 장비업계, 연구소 등이 리스크 분산 투자와 함께 협력을 통한 중장기적인 국산화가 최선책이라는 지적이다.
김승룡기자 sr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