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구매정책 선진화 따라 재료산업 기대감
LG화학ㆍSK에너지 등 고부가 산업 국산화 '시동'
LG화학ㆍSK에너지 등 고부가 산업 국산화 '시동'
■ 글로벌 장비재료 기업 키우자
3부. 재료산업 기반을 다지자
① 현황과 과제
"우리나라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세계 1등이라고 하지만, 전체 밸류 체인을 놓고 봤을 때 이 말은 틀린 것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지만 이것은 단지 최종 폼목에 대한 생산과 판매량에 기초한 것이다. 이익 측면에서 반도체의 경우 20%, 디스플레이의 경우 60%가 넘는 소재 비중을 고려했을 때 소재 국산화가 보장되지 않는한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 1등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소재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장비ㆍ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표적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소재 산업의 육성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요소인 셈이다.
강충석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소재분과위원장은 "생산능력(Capa)과 수율이 핵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소재의 경쟁력이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라며 "백만원짜리 물건을 팔아도 60만원을 소재가 차지한다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소재 강국인 일본에 계속 뒤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재료 산업 육성 없이는 세계 1등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우리나라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산업도 `빛 좋은 개 살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중소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사장은 국내 소재 산업의 문제점을 투자와 생산의 두 가지 측면으로 요약해 설명한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소재 업체들이 중소기업이다 보니 R&D(연구개발)등의 장기적 투자가 힘들고 생산 주문을 쫓아갈 여력이 없다"며 "정책당국은 국내 중소 소재 업체들을 장기적 육성 차원에서 인내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재료 업체들이 기존의 수입제품을 국산으로 점차 대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계도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재료 국산화율은 올해 기준 53.7%, 디스플레이 재료 국산화율은 50% 수준이다. 이는 핵심 전공정 장비가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이긴 하다.
국내 재료 업체들은 기존 수입으로 진행하던 소재 및 소자들을 국산으로 점차 대체하고 있다. 협회와 지식경제부 차원에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재료 국산화율을 향후 5년내에 70%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수요 기업인 삼성과 LG, 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의 구매 정책도 선진화돼 가고 있다는 점도 국내 재료 산업 발전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1~2년전만 해도 업체마다 수십개의 재료 기업들을 일렬로 세워 놓고 일방적인 가격 잣대를 들이대기 일쑤였다"며 "중소 재료 기업들은 이익이 나는 것에 상관없이 조금이라도 공장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이에 응할 수 밖에 없고 자연스레 그런 기업들은 도태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최근엔 이런 움직임에 변화가 보인다"며 "두 세개의 벤더들을 선정해 70~80%의 공장 가동률을 유지케 함으로써 수율을 올리고 원가 및 품질 경쟁력도 올림으로써 결국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재 산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든든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업종의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산업은 사실 가장 변화 속도가 빠른 산업 중 하나고 변화 경쟁을 선도하기 위해선 역시 R&D가 중요하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장기적 차원의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단순 완제품 제조 위주의 산업 정책이 장비와 더불어 재료산업의 중요성 역시 커짐에 따라 재료 산업 분야에서의 성과물들이 대기업 위주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국산화뿐만 아니라 그동안 취약했던 고부가가치 재료 산업 국산화에도 속속 시동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지난달 파주 월롱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LG 파주 첨단소재단지'에 오는 2018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총 7개의 LCD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 연간 5000만㎡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오는 2012년 초 상업생산에 들어가 2018년 매출 2조원 이상을 달성함으로써 세계적 유리기판 제조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 회사는 일본회사로부터의 기술이전 요청 거부에도 불구하고 3년 반동안 전사적 R&D 역량을 집중해 편광판 독자개발에 성공하며 회사의 차세대 승부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로써 편광판 수입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 TFT-LCD산업에 있어 신규제품 개발에 필요한 광학관련 모든 솔루션 제공을 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SK에너지(대표 구자영)는 기존의 석유화학, 2차전지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소재 FCCL과 편광판용 TAC 필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에너지측은 TAC 필름의 경우 기술개발이 거의 끝난 상태로 내년 이후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TAC 필름은 일본 후지필름과 코니카미놀타가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전자 소재로 일본 중심의 독과점 구도가 유지되고 있는 시장으로, 높은 기술력 및 막대한 투자 비용등의 이유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SKC코오롱피아이도 지난달 폴리이미드(PI)필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라인 증설에 총 1000억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증설로 현재 4라인, 연산 1500톤인 생산규모가 오는 2012년 6라인, 연산 2700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해 오는 2012년 PI필름 시장에서 세계 1위에 등극할 계획이다.
이연호기자 dew9012@
3부. 재료산업 기반을 다지자
① 현황과 과제
"우리나라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세계 1등이라고 하지만, 전체 밸류 체인을 놓고 봤을 때 이 말은 틀린 것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지만 이것은 단지 최종 폼목에 대한 생산과 판매량에 기초한 것이다. 이익 측면에서 반도체의 경우 20%, 디스플레이의 경우 60%가 넘는 소재 비중을 고려했을 때 소재 국산화가 보장되지 않는한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 1등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소재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장비ㆍ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표적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소재 산업의 육성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요소인 셈이다.
강충석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소재분과위원장은 "생산능력(Capa)과 수율이 핵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소재의 경쟁력이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라며 "백만원짜리 물건을 팔아도 60만원을 소재가 차지한다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소재 강국인 일본에 계속 뒤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재료 산업 육성 없이는 세계 1등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우리나라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산업도 `빛 좋은 개 살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중소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사장은 국내 소재 산업의 문제점을 투자와 생산의 두 가지 측면으로 요약해 설명한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소재 업체들이 중소기업이다 보니 R&D(연구개발)등의 장기적 투자가 힘들고 생산 주문을 쫓아갈 여력이 없다"며 "정책당국은 국내 중소 소재 업체들을 장기적 육성 차원에서 인내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재료 업체들이 기존의 수입제품을 국산으로 점차 대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계도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재료 국산화율은 올해 기준 53.7%, 디스플레이 재료 국산화율은 50% 수준이다. 이는 핵심 전공정 장비가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이긴 하다.
국내 재료 업체들은 기존 수입으로 진행하던 소재 및 소자들을 국산으로 점차 대체하고 있다. 협회와 지식경제부 차원에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재료 국산화율을 향후 5년내에 70%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수요 기업인 삼성과 LG, 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의 구매 정책도 선진화돼 가고 있다는 점도 국내 재료 산업 발전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1~2년전만 해도 업체마다 수십개의 재료 기업들을 일렬로 세워 놓고 일방적인 가격 잣대를 들이대기 일쑤였다"며 "중소 재료 기업들은 이익이 나는 것에 상관없이 조금이라도 공장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이에 응할 수 밖에 없고 자연스레 그런 기업들은 도태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최근엔 이런 움직임에 변화가 보인다"며 "두 세개의 벤더들을 선정해 70~80%의 공장 가동률을 유지케 함으로써 수율을 올리고 원가 및 품질 경쟁력도 올림으로써 결국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재 산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든든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업종의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산업은 사실 가장 변화 속도가 빠른 산업 중 하나고 변화 경쟁을 선도하기 위해선 역시 R&D가 중요하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장기적 차원의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단순 완제품 제조 위주의 산업 정책이 장비와 더불어 재료산업의 중요성 역시 커짐에 따라 재료 산업 분야에서의 성과물들이 대기업 위주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국산화뿐만 아니라 그동안 취약했던 고부가가치 재료 산업 국산화에도 속속 시동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지난달 파주 월롱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LG 파주 첨단소재단지'에 오는 2018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총 7개의 LCD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 연간 5000만㎡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오는 2012년 초 상업생산에 들어가 2018년 매출 2조원 이상을 달성함으로써 세계적 유리기판 제조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 회사는 일본회사로부터의 기술이전 요청 거부에도 불구하고 3년 반동안 전사적 R&D 역량을 집중해 편광판 독자개발에 성공하며 회사의 차세대 승부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로써 편광판 수입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 TFT-LCD산업에 있어 신규제품 개발에 필요한 광학관련 모든 솔루션 제공을 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SK에너지(대표 구자영)는 기존의 석유화학, 2차전지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소재 FCCL과 편광판용 TAC 필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에너지측은 TAC 필름의 경우 기술개발이 거의 끝난 상태로 내년 이후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TAC 필름은 일본 후지필름과 코니카미놀타가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전자 소재로 일본 중심의 독과점 구도가 유지되고 있는 시장으로, 높은 기술력 및 막대한 투자 비용등의 이유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SKC코오롱피아이도 지난달 폴리이미드(PI)필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라인 증설에 총 1000억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증설로 현재 4라인, 연산 1500톤인 생산규모가 오는 2012년 6라인, 연산 2700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해 오는 2012년 PI필름 시장에서 세계 1위에 등극할 계획이다.
이연호기자 dew9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