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택 - 반대파ㆍ청와대 참모까지 만나 담판
서정욱 - 크리스마스 이브 직원과 밤샘 열정
서정욱 - 크리스마스 이브 직원과 밤샘 열정
■ 또 다른 신화가 시작된다 2020 IT코리아
Ⅰ. 통신서비스 부문 - 2부 - 카폰에서 4G까지
(2) 무에서 유를 창조한 CDMA
1980년대까지 국내 이동통신 기술 개발력은 세계 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미국, 유럽, 일본의 주요 연구소나 기업들이 일반인들 대상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는 데 반해, 아직 우리나라는 국방을 위한 목적으로, 그것도 제한적인 연구개발 사업만 진행하던 게 전부였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무선 이동통신 연구개발 사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실제 이마저도 소총, 수류탄, 철모 등 화력에 영향을 미치는 무기류개발에 치우쳤고 통신장비나 컴퓨터 장비개발은 후순위로 밀려났던 게 사실이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상용화부문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이던 이동통신 기술수준을 단숨에 세계 톱 클래스로 격상시킨 것이 CDMA 개발사업이다. TDX 개발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이동통신도 하면 된다는 자심감을 갖게된 것이다.
TDX 개발당시 오명 차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역사적인 CDMA 상용화도 그의 역할이 컸다. 차관으로 예산확보와 밑그림을 그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실무주역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양승택 소장과 한국이동통신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서정욱 사장을 꼽을 수 있다. 서 사장이 당시 ADD시절을 거쳐 TDX-CDMA 상용서비스를 구현한 통신업계의 산 역사라면, 양승택 소장은 CDMA 연구개발 사업이 한창이던 1992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이끌면서 단기간에 CDMA 상용 기술을 개발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80년대 TDX 개발사업을 이끈 양 소장은 6년여 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이끌며 CDMA 개발의 주역중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직원들 개개인에 목표를 주고 개인들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혁신을 도모했다.
"모든 지원 가능한 인적, 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CDMA 개발시한을 넘겼을 것이다."
양 소장은 CDMA 상용화를 위한 정부와 연구기관의 무조건적인 지원이 오늘날 CDMA의 성공신화를 이룬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시 CDMA 채택을 반대하던 신세기통신, 한국통신 경영진들은 물론 청와대 박세일 수석 등 참모들까지 만나 CDMA 개발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담판을 본 것은 후일 통신업계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CDMA 상용화 기술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던 1995년, PCS 예비 사업자와 신세기통신, 국회 및 청와대 일부까지 나서서 CDMA 불가론을 들먹이던 시기였다.
서 사장은 CDMA 상용화를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의 광복이나 마찬가지"라고 표현할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한다. 서 사장의 이동통신과의 인연은 ADD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ADD 재직시절, 서 사장은 무전기를 개발하는 사고를 친다. 당시 무전기 개발로 박정희 대통령 호출까지 받은 이후, 각종 연구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이후 TDX 교환기에 이어 CDMA를 성공시키는 주역으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한국이동통신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동통신 국가표준으로 CDMA 상용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이 CDMA 세계 리더가 됐다. 당시 GSM을 해야한다는 사람이 있었고, 이로인해 나는 국정감사도 받았다. 그래도 국회를 존경하는 건 GSM를 들여오자는 측과 CDMA 독재개발하자는 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중간에 한 사람이 일어나더니 `국정감사 그만하자'며 나가더라. 더 이상 논리가 안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경쟁업체들이 TDMA 기술을 선택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국내 연구진, 서비스업체들이 공들여 놓은 CDMA와는 논리적으로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려 했던 CDMA 연구개발 사업을 업체 경쟁체제로 전환한 것은 CDMA 상용화에 큰 힘이 됐다. 서 사장은 경쟁을 통해 최고의 기업만이라도 연구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뷰티 콘텐스트를 주장했다.
"컨소시엄은 저개발 국가에서나 하는 방법이다. 경쟁을 통해 최고의 기업만이라도 성공하도록 하는 게 맞다."
서 사장은 삼성, LG, 현대 등 내로라 하는 기업에 경쟁을 유도하는 전략을 편 것이, 결과적으로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시킨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상용화 준비가 한창이던 2004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서 사장은 연일 밤샘에 녹초가 된 직원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케익 하나씩 사들고 퇴근하려는 직원들을 불러모았다. "1993년 12월 31일과 1994년 1월1일은 1년 차이다. 우리는 시간에 쫓기는 그룹이다. 업체에 기술공문을 내보내기로 했는데 이걸 지연시킨다면 1년 늦어지는 거다. 가족들에게 못할 짓이지만, 오늘 일 다 마치고 집에 가자." 그날 서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팩스하나를 받아든다. "서 박사님, CDMA는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서 사장은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 끊임없는 노력과 열의, 이것이 CDMA상용화를 성공시킨 큰 비법이다.
이같은 노력이 밑바탕이 돼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호주 등지에 환태평양 CDMA 벨트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게 된 것이다.
최경섭기자 kschoi@
Ⅰ. 통신서비스 부문 - 2부 - 카폰에서 4G까지
(2) 무에서 유를 창조한 CDMA
1980년대까지 국내 이동통신 기술 개발력은 세계 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미국, 유럽, 일본의 주요 연구소나 기업들이 일반인들 대상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는 데 반해, 아직 우리나라는 국방을 위한 목적으로, 그것도 제한적인 연구개발 사업만 진행하던 게 전부였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무선 이동통신 연구개발 사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실제 이마저도 소총, 수류탄, 철모 등 화력에 영향을 미치는 무기류개발에 치우쳤고 통신장비나 컴퓨터 장비개발은 후순위로 밀려났던 게 사실이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상용화부문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이던 이동통신 기술수준을 단숨에 세계 톱 클래스로 격상시킨 것이 CDMA 개발사업이다. TDX 개발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이동통신도 하면 된다는 자심감을 갖게된 것이다.
TDX 개발당시 오명 차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역사적인 CDMA 상용화도 그의 역할이 컸다. 차관으로 예산확보와 밑그림을 그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실무주역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양승택 소장과 한국이동통신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서정욱 사장을 꼽을 수 있다. 서 사장이 당시 ADD시절을 거쳐 TDX-CDMA 상용서비스를 구현한 통신업계의 산 역사라면, 양승택 소장은 CDMA 연구개발 사업이 한창이던 1992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이끌면서 단기간에 CDMA 상용 기술을 개발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80년대 TDX 개발사업을 이끈 양 소장은 6년여 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이끌며 CDMA 개발의 주역중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직원들 개개인에 목표를 주고 개인들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혁신을 도모했다.
"모든 지원 가능한 인적, 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CDMA 개발시한을 넘겼을 것이다."
양 소장은 CDMA 상용화를 위한 정부와 연구기관의 무조건적인 지원이 오늘날 CDMA의 성공신화를 이룬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시 CDMA 채택을 반대하던 신세기통신, 한국통신 경영진들은 물론 청와대 박세일 수석 등 참모들까지 만나 CDMA 개발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담판을 본 것은 후일 통신업계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CDMA 상용화 기술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던 1995년, PCS 예비 사업자와 신세기통신, 국회 및 청와대 일부까지 나서서 CDMA 불가론을 들먹이던 시기였다.
서 사장은 CDMA 상용화를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의 광복이나 마찬가지"라고 표현할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한다. 서 사장의 이동통신과의 인연은 ADD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ADD 재직시절, 서 사장은 무전기를 개발하는 사고를 친다. 당시 무전기 개발로 박정희 대통령 호출까지 받은 이후, 각종 연구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이후 TDX 교환기에 이어 CDMA를 성공시키는 주역으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한국이동통신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동통신 국가표준으로 CDMA 상용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이 CDMA 세계 리더가 됐다. 당시 GSM을 해야한다는 사람이 있었고, 이로인해 나는 국정감사도 받았다. 그래도 국회를 존경하는 건 GSM를 들여오자는 측과 CDMA 독재개발하자는 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중간에 한 사람이 일어나더니 `국정감사 그만하자'며 나가더라. 더 이상 논리가 안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경쟁업체들이 TDMA 기술을 선택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국내 연구진, 서비스업체들이 공들여 놓은 CDMA와는 논리적으로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려 했던 CDMA 연구개발 사업을 업체 경쟁체제로 전환한 것은 CDMA 상용화에 큰 힘이 됐다. 서 사장은 경쟁을 통해 최고의 기업만이라도 연구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뷰티 콘텐스트를 주장했다.
"컨소시엄은 저개발 국가에서나 하는 방법이다. 경쟁을 통해 최고의 기업만이라도 성공하도록 하는 게 맞다."
서 사장은 삼성, LG, 현대 등 내로라 하는 기업에 경쟁을 유도하는 전략을 편 것이, 결과적으로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시킨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상용화 준비가 한창이던 2004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서 사장은 연일 밤샘에 녹초가 된 직원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케익 하나씩 사들고 퇴근하려는 직원들을 불러모았다. "1993년 12월 31일과 1994년 1월1일은 1년 차이다. 우리는 시간에 쫓기는 그룹이다. 업체에 기술공문을 내보내기로 했는데 이걸 지연시킨다면 1년 늦어지는 거다. 가족들에게 못할 짓이지만, 오늘 일 다 마치고 집에 가자." 그날 서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팩스하나를 받아든다. "서 박사님, CDMA는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서 사장은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 끊임없는 노력과 열의, 이것이 CDMA상용화를 성공시킨 큰 비법이다.
이같은 노력이 밑바탕이 돼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호주 등지에 환태평양 CDMA 벨트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게 된 것이다.
최경섭기자 kscho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