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 차 한대값 차량전화 불티
■ 또 다른 신화가 시작된다 2020 IT코리아
Ⅰ. 통신서비스 부문 - 2부 - 카폰에서 4G까지
(3) 통신역사 다시 쓴 CDMA 상용화
CDMA 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던 어느 날. 한국전자통신연구소(현 ETRI)의 박항구 이동통신개발단장이 양승택 소장을 찾았다. CDMA에 단문메시지서비스(SMS) 기능을 추가할지를 묻기 위해서였다.
"CDMA 시스템에 SMS 기능을 추가할까요? 아주 간단한 기술인데요."
"아주 간단한 것이면 추가해야지."
양승택 소장은 잠깐 생각한 뒤 대답했다. 당시만해도 일명 `삐삐'라고 하던 무선호출이 전성기를 이루던 시기였다. 하지만 1996년 CDMA가 상용화되고 문자메시지가 이동전화의 기본 기능이 되자 무선호출은 금방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4년 차량용 무선 전화기가 도입되고 2010년 1국민 1휴대폰 시대에 접어들기까지 수많은 서비스들이 꽃을 피우고 또 사라져갔다.
1982년 체신부는 차량전화 서비스를 보급하기로 해고 미국에서 개발된 셀룰러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해 10월 이동무선전화 현대화 계획이 발표되고 세계에서 4번째로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모토로라가 경합 끝에 장비업체로 선정됐다. 1983년 3000가입자 규모의 교환시설이 구축되고 수도권에 10개 국소에 기지국이 들어섰다. 그리고 1984년 5월 7일 차량전화(카폰)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무선호출이 시작된 것은 이보다 조금 빨랐다. 무선호출은 1982년 일본 NEC의 시스템을 들여와 1만회선 규모의 시설을 구축한 뒤 그해 12월 15일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때 공급된 단말기느 총 300대였다. `삐삐' 소리만 들리는 신호음(Tone) 방식이었으며 수도권 일부에서만 서비스됐다.
차량전화와 무선 호출 서비스로 일반인을 상대로 한 이동통신 상용 서비스가 첫걸음을 떼게 됐다.
1984년 당시 차량전화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설비비 88만5000원, 채권 20만원, 그밖의 허가신청료, 장치비, 무선국 준공검사료 등을 합쳐 총 116만8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여기에 단말기 값이 평균 300만원 정도로, 차량전화 가입비는 4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기본료 월 2만7000원, 도수료 8초당 209원, 단말기 유지보수료 매월 1만원씩이 사용료로 추가됐다. 당시 포니2 자동차 한 대값이 400만원이었다. 차량전화는 부유층 이외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신청자가 쇄도했다. 한달 사이에 가입 신청을 한 사람이 2000명에 육박했다. 시설공급을 맡고 있던 통신공사는 1985년까지 목표했던 5000회선 공급을 앞당겨야 했다. 차량전화는 `부의 과시용'으로 부유층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 나갔다. 정비공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안테나만 장착하는 가짜 카폰 차량이 등장할 정도였다.
무선호출도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무선호출을 이용하려면 1만5000원의 가입비와 15만원의 설치비, 월 1만2000원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다. 역시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차량전화에 비해 경제적이고 활용도가 높아 가입자가 급속히 증가했다. 처음에는 금융, 언론기관, 의사, 변호사, 영업사원들을 중심으로 사용됐지만 무선 호출의 효용성이 알려지면서 사용자 범위는 크게 확대됐다.
차량전화와 무선호출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은 것은 때마침 불어온 3저(저금리, 저유가, 저환율) 현상으로 경제가 활력을 되찾았던 것과 무관치 않다. 또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으로 경제 활성화에 대한 사회적 기대심리도 높았다. 1987년 12월 5일 차량전화 서비스는 개시 3년 5개월만에 이용자 1만명을 돌파했다.
무선호출은 1986년 서비스 지역이 전국 대도시로 확대되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1985년 8782명이었던 무선호출 이용자는 1986년 3만7794명, 1987년 6만200명으로 10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1986년 3월에는 톤 방식에서 신호음 및 전화번호표시(Tone & Display) 방식으로 전환, 무선 호출 이용자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무선호출은 첫 서비스를 개시한 지 5년만인 1988년 12월 28일 1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1991년 4월 15일에는 전국망 실시를 위한 준비단계로써 012 식별번호(서울이동통신)를 도입했다. 이듬해인 1992년에는 수도권에 나래이동통신(015)과 서울이동통신(015) 등 2개, 기타 지역에는 지역별로 1개씩 총 10개 사업자가 선정돼 1993년부터 지역별로 서비스가 개시됐다.1982년 235명에 불과하던 무선호출 가입자는 10년만에 6178배인 145만2000명으로 늘어났다. 1997년에는 가입자가 1519만4821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무선호출은 서울이동통신만이 살아남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가입자는 2010년 5월 현재 2만300명에 불과하다.
1990년대 중반 등장했던 발신전용무선전화(CT-2)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다. CT-2는 1997년 3월 한국통신공사(KT)와 10개의 무선호출지역사업자에 의해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이후 CT-2 사업은 소출력, 착신불가와 같은 서비스 기능의 한계와 PCS 서비스의 조기 상용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역사업자들은 사업권을 반납하게 된다. 이후 한국통신공사가 지역사업자들의 장비와 가입자를 이관받아 1998년 4월 시티폰이라는 이름으로 CT-2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수익성 확보에 실패하고 1999년 11월 사업을 폐지했다.
Ⅰ. 통신서비스 부문 - 2부 - 카폰에서 4G까지
(3) 통신역사 다시 쓴 CDMA 상용화
CDMA 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던 어느 날. 한국전자통신연구소(현 ETRI)의 박항구 이동통신개발단장이 양승택 소장을 찾았다. CDMA에 단문메시지서비스(SMS) 기능을 추가할지를 묻기 위해서였다.
"CDMA 시스템에 SMS 기능을 추가할까요? 아주 간단한 기술인데요."
"아주 간단한 것이면 추가해야지."
양승택 소장은 잠깐 생각한 뒤 대답했다. 당시만해도 일명 `삐삐'라고 하던 무선호출이 전성기를 이루던 시기였다. 하지만 1996년 CDMA가 상용화되고 문자메시지가 이동전화의 기본 기능이 되자 무선호출은 금방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4년 차량용 무선 전화기가 도입되고 2010년 1국민 1휴대폰 시대에 접어들기까지 수많은 서비스들이 꽃을 피우고 또 사라져갔다.
1982년 체신부는 차량전화 서비스를 보급하기로 해고 미국에서 개발된 셀룰러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해 10월 이동무선전화 현대화 계획이 발표되고 세계에서 4번째로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모토로라가 경합 끝에 장비업체로 선정됐다. 1983년 3000가입자 규모의 교환시설이 구축되고 수도권에 10개 국소에 기지국이 들어섰다. 그리고 1984년 5월 7일 차량전화(카폰)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무선호출이 시작된 것은 이보다 조금 빨랐다. 무선호출은 1982년 일본 NEC의 시스템을 들여와 1만회선 규모의 시설을 구축한 뒤 그해 12월 15일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때 공급된 단말기느 총 300대였다. `삐삐' 소리만 들리는 신호음(Tone) 방식이었으며 수도권 일부에서만 서비스됐다.
차량전화와 무선 호출 서비스로 일반인을 상대로 한 이동통신 상용 서비스가 첫걸음을 떼게 됐다.
1984년 당시 차량전화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설비비 88만5000원, 채권 20만원, 그밖의 허가신청료, 장치비, 무선국 준공검사료 등을 합쳐 총 116만8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여기에 단말기 값이 평균 300만원 정도로, 차량전화 가입비는 4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기본료 월 2만7000원, 도수료 8초당 209원, 단말기 유지보수료 매월 1만원씩이 사용료로 추가됐다. 당시 포니2 자동차 한 대값이 400만원이었다. 차량전화는 부유층 이외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신청자가 쇄도했다. 한달 사이에 가입 신청을 한 사람이 2000명에 육박했다. 시설공급을 맡고 있던 통신공사는 1985년까지 목표했던 5000회선 공급을 앞당겨야 했다. 차량전화는 `부의 과시용'으로 부유층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 나갔다. 정비공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안테나만 장착하는 가짜 카폰 차량이 등장할 정도였다.
무선호출도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무선호출을 이용하려면 1만5000원의 가입비와 15만원의 설치비, 월 1만2000원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다. 역시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차량전화에 비해 경제적이고 활용도가 높아 가입자가 급속히 증가했다. 처음에는 금융, 언론기관, 의사, 변호사, 영업사원들을 중심으로 사용됐지만 무선 호출의 효용성이 알려지면서 사용자 범위는 크게 확대됐다.
차량전화와 무선호출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은 것은 때마침 불어온 3저(저금리, 저유가, 저환율) 현상으로 경제가 활력을 되찾았던 것과 무관치 않다. 또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으로 경제 활성화에 대한 사회적 기대심리도 높았다. 1987년 12월 5일 차량전화 서비스는 개시 3년 5개월만에 이용자 1만명을 돌파했다.
무선호출은 1986년 서비스 지역이 전국 대도시로 확대되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1985년 8782명이었던 무선호출 이용자는 1986년 3만7794명, 1987년 6만200명으로 10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1986년 3월에는 톤 방식에서 신호음 및 전화번호표시(Tone & Display) 방식으로 전환, 무선 호출 이용자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무선호출은 첫 서비스를 개시한 지 5년만인 1988년 12월 28일 1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1991년 4월 15일에는 전국망 실시를 위한 준비단계로써 012 식별번호(서울이동통신)를 도입했다. 이듬해인 1992년에는 수도권에 나래이동통신(015)과 서울이동통신(015) 등 2개, 기타 지역에는 지역별로 1개씩 총 10개 사업자가 선정돼 1993년부터 지역별로 서비스가 개시됐다.1982년 235명에 불과하던 무선호출 가입자는 10년만에 6178배인 145만2000명으로 늘어났다. 1997년에는 가입자가 1519만4821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무선호출은 서울이동통신만이 살아남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가입자는 2010년 5월 현재 2만300명에 불과하다.
1990년대 중반 등장했던 발신전용무선전화(CT-2)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다. CT-2는 1997년 3월 한국통신공사(KT)와 10개의 무선호출지역사업자에 의해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이후 CT-2 사업은 소출력, 착신불가와 같은 서비스 기능의 한계와 PCS 서비스의 조기 상용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역사업자들은 사업권을 반납하게 된다. 이후 한국통신공사가 지역사업자들의 장비와 가입자를 이관받아 1998년 4월 시티폰이라는 이름으로 CT-2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수익성 확보에 실패하고 1999년 11월 사업을 폐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