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주연 드라마 `도망자` 첫회 시청률 20% 돌파
영상ㆍ스케일 압권…연기자 `오버액션` 재미반감
영상ㆍ스케일 압권…연기자 `오버액션` 재미반감
[AM7] 30일 첫 방송한 KBS 새 수목드라마 `도망자 PLAN B`(이하 `도망자`)는 시작부터 시청률 20%를 돌파(TNmS 집계)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비와 이나영의 초호화 캐스팅, 일본ㆍ필리핀ㆍ태국 등으로 이어지는 해외촬영, `추노`의 천성일 작가와 곽정환 PD가 다시 뭉친 검증된 제작진 등 방영 전부터 거대한 인프라로 화제를 몰고 온 이유가 컸다.
막상 뚜껑을 열자, `도망자`는 뛰어난 영상과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내실없는 구성과 연기자의 `오버 액션`으로 드라마적 재미를 상당 부분 놓쳤다.
가장 큰 문제는 비의 연기다. `사립 탐정`이란 직업이 주는 캐릭터를 감안하더라도, 그는 너무 극과 극을 오갔다. 사랑하는 연인앞에선 중ㆍ고 수준의 유치한 대화를 과잉 행동과 곁들여 남발하기 일쑤고, 친구의 죽음을 회상하는 장면에선 어느 철학자보다 깊은 고뇌에 휩싸인다.
두 극단의 캐릭터를 동시에 표현하는 비의 연기에 시청자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불편함을 맛봐야했다. 비를 둘러싼 주변 인물의 연기도 과잉의 산물이다. 이나영의 숨겨진 아픈 상처는 시청자와 진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비를 쫓는 이정진의 인상 연기는 헛웃음을 유발한다.
곽정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어떤 것을 기대하든 `추노`를 뛰어넘는 재미를 전하겠다"며 "재미로는 타 드라마에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자신감대로 드라마는 엄청난 잔재미를 선사한다.
박찬욱 감독식의 팝업을 통한 한자풀이 해학, 이나라 저나라로 종횡무진 전환되는 빠른 장면 전개, 속도감 있는 액션 등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얽혀있다. 그렇게 많은 아이템에서 마땅히 건질만한 엑기스가 없다는게 이 드라마가 공교롭게 처한 딜레마다. 만화와 오락같은 잔재미를 한껏 부풀려놓은 잔칫상에 정작 먹을게 없다는 사실은 제작진에게 좀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첫 회에 만난 주인공들은 그들에게 닥친 어려움을 아무런 고민없이 술술 해결할 듯 보인다. 아슬아슬함이 필요한 드라마의 극적 구성 보다 만화적 재미에 신경을 쓴 까닭이다. 이정진에게 쫓기는 비의 모습에서 `먹튀` 이미지가 계속 떠오르는 것도 극의 부족한 진지성이 낳은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AM7=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비와 이나영의 초호화 캐스팅, 일본ㆍ필리핀ㆍ태국 등으로 이어지는 해외촬영, `추노`의 천성일 작가와 곽정환 PD가 다시 뭉친 검증된 제작진 등 방영 전부터 거대한 인프라로 화제를 몰고 온 이유가 컸다.
막상 뚜껑을 열자, `도망자`는 뛰어난 영상과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내실없는 구성과 연기자의 `오버 액션`으로 드라마적 재미를 상당 부분 놓쳤다.
가장 큰 문제는 비의 연기다. `사립 탐정`이란 직업이 주는 캐릭터를 감안하더라도, 그는 너무 극과 극을 오갔다. 사랑하는 연인앞에선 중ㆍ고 수준의 유치한 대화를 과잉 행동과 곁들여 남발하기 일쑤고, 친구의 죽음을 회상하는 장면에선 어느 철학자보다 깊은 고뇌에 휩싸인다.
두 극단의 캐릭터를 동시에 표현하는 비의 연기에 시청자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불편함을 맛봐야했다. 비를 둘러싼 주변 인물의 연기도 과잉의 산물이다. 이나영의 숨겨진 아픈 상처는 시청자와 진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비를 쫓는 이정진의 인상 연기는 헛웃음을 유발한다.
곽정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어떤 것을 기대하든 `추노`를 뛰어넘는 재미를 전하겠다"며 "재미로는 타 드라마에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자신감대로 드라마는 엄청난 잔재미를 선사한다.
박찬욱 감독식의 팝업을 통한 한자풀이 해학, 이나라 저나라로 종횡무진 전환되는 빠른 장면 전개, 속도감 있는 액션 등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얽혀있다. 그렇게 많은 아이템에서 마땅히 건질만한 엑기스가 없다는게 이 드라마가 공교롭게 처한 딜레마다. 만화와 오락같은 잔재미를 한껏 부풀려놓은 잔칫상에 정작 먹을게 없다는 사실은 제작진에게 좀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첫 회에 만난 주인공들은 그들에게 닥친 어려움을 아무런 고민없이 술술 해결할 듯 보인다. 아슬아슬함이 필요한 드라마의 극적 구성 보다 만화적 재미에 신경을 쓴 까닭이다. 이정진에게 쫓기는 비의 모습에서 `먹튀` 이미지가 계속 떠오르는 것도 극의 부족한 진지성이 낳은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AM7=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