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온상` 오피스텔>
서울시내 오피스텔촌 르포
서울시내 오피스텔촌 르포
"밤낮으로 성매매 전단지가 거리에 도배되는데 이름만 오피스텔이지 성매매 소굴이 따로 없어요."
9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부근의 호화찬란한 번화가에 자리잡은 오피스텔에서 만난 건물 관리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리인은 "지척에서 곧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열린다는데 이게 무슨 나라망신이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곳 오피스텔촌은 강남구 선릉역 인근 오피스텔촌과 더불어 성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곳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선정적인 문구나 이미지를 담은 성매매 홍보 전단지가 거리를 도배하다시피 한다.
수십 종의 전단지 중 하나를 골라 연락처로 전화를 걸자 `007식` 비밀 성매매가 시작됐다. `실장`으로 불리는 업주는 "소프트 8만원, 준하드 10만원, 하드 13만원"이라며 서비스와 가격을 소개한 뒤 한 오피스텔 이름을 불러주고 "그 앞에서 다시 전화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실장이 일러준 오피스텔에 도착해 다시 전화를 걸자 한 오피스텔로 안내했다. 올라간 오피스텔에는 실장으로부터 미리 연락을 받은 20대 중반의 여성이 인터폰으로 사람을 확인한 뒤 문을 열어줬다. 33㎡가 채 안되는 오피스텔 안에는 별다른 시설 없이 `안마대`와 `더블 침대`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현관에서 "단속 걱정은 없냐"고 묻자 이 여성은 "이 근처에서 단속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며 "예약으로 손님을 받고 안에서 문 닫고 있으면 밖에서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성매매를 단속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소들은 과감하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유사성행위인 속칭 `핸플`업소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어차피 단속 안되는 건 마찬가지니까 단가도 더 세고 남자들도 더 원하는 성매매가 대세"라고 전했다.
경찰은 오피스텔 성매매가 서울 강남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돼 최근 서울 중구와 종로구 등 시내 최중심부 오피스텔로 확대돼 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뚜렷한 단속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피스텔촌에선 성매매뿐 아니라 불법 도박장들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역에서 도보 3분거리에 위치한 한 고급 오피스텔. 이곳은 9월6일 동대문경찰서가 억대 도박장과 사설 경마장을 단속한 곳이다.
한모(42)씨는 이곳에 지난 7월 월 400만원의 월세를 내고 132㎡ 크기의 오피스텔 하나를 빌려 한국마사회의 경마를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사설경마장을 운영해왔다.
이 오피스텔의 또 다른 방에서는 속칭 `바둑이 게임`으로 불리는 포커게임 도박장이 성업 중이다.
건물 경비원은 "한 달 넘게 이곳에서 도박장을 운영했다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며 "방문자들이 인터폰으로 통화해 바로 올라가기 때문에 누가 드나드는지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알길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의 또 다른 경찰서도 지난 8월 말 강남의 오피스텔에서 사설카지노를 단속했다. 이 불법 카지노는 4개의 테이블을 설치하고 4명의 딜러를 고용해 바카라 게임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현금과 칩 등 증거물을 압수하고 업주 1명을 구속했다.
경찰관계자는 "단속을 피해 1~2개월 단위로 장소를 옮기는 등 비밀스럽게 영업을 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문화일보=채현식ㆍ현일훈기자 hschae@munwa.com
9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부근의 호화찬란한 번화가에 자리잡은 오피스텔에서 만난 건물 관리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리인은 "지척에서 곧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열린다는데 이게 무슨 나라망신이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곳 오피스텔촌은 강남구 선릉역 인근 오피스텔촌과 더불어 성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곳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선정적인 문구나 이미지를 담은 성매매 홍보 전단지가 거리를 도배하다시피 한다.
수십 종의 전단지 중 하나를 골라 연락처로 전화를 걸자 `007식` 비밀 성매매가 시작됐다. `실장`으로 불리는 업주는 "소프트 8만원, 준하드 10만원, 하드 13만원"이라며 서비스와 가격을 소개한 뒤 한 오피스텔 이름을 불러주고 "그 앞에서 다시 전화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실장이 일러준 오피스텔에 도착해 다시 전화를 걸자 한 오피스텔로 안내했다. 올라간 오피스텔에는 실장으로부터 미리 연락을 받은 20대 중반의 여성이 인터폰으로 사람을 확인한 뒤 문을 열어줬다. 33㎡가 채 안되는 오피스텔 안에는 별다른 시설 없이 `안마대`와 `더블 침대`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현관에서 "단속 걱정은 없냐"고 묻자 이 여성은 "이 근처에서 단속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며 "예약으로 손님을 받고 안에서 문 닫고 있으면 밖에서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성매매를 단속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소들은 과감하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유사성행위인 속칭 `핸플`업소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어차피 단속 안되는 건 마찬가지니까 단가도 더 세고 남자들도 더 원하는 성매매가 대세"라고 전했다.
경찰은 오피스텔 성매매가 서울 강남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돼 최근 서울 중구와 종로구 등 시내 최중심부 오피스텔로 확대돼 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뚜렷한 단속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피스텔촌에선 성매매뿐 아니라 불법 도박장들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역에서 도보 3분거리에 위치한 한 고급 오피스텔. 이곳은 9월6일 동대문경찰서가 억대 도박장과 사설 경마장을 단속한 곳이다.
한모(42)씨는 이곳에 지난 7월 월 400만원의 월세를 내고 132㎡ 크기의 오피스텔 하나를 빌려 한국마사회의 경마를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사설경마장을 운영해왔다.
이 오피스텔의 또 다른 방에서는 속칭 `바둑이 게임`으로 불리는 포커게임 도박장이 성업 중이다.
건물 경비원은 "한 달 넘게 이곳에서 도박장을 운영했다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며 "방문자들이 인터폰으로 통화해 바로 올라가기 때문에 누가 드나드는지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알길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의 또 다른 경찰서도 지난 8월 말 강남의 오피스텔에서 사설카지노를 단속했다. 이 불법 카지노는 4개의 테이블을 설치하고 4명의 딜러를 고용해 바카라 게임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현금과 칩 등 증거물을 압수하고 업주 1명을 구속했다.
경찰관계자는 "단속을 피해 1~2개월 단위로 장소를 옮기는 등 비밀스럽게 영업을 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문화일보=채현식ㆍ현일훈기자 hschae@mun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