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원자 6개로 이뤄진 2차원 결정성 물질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열ㆍ전기 전도성 매우 높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도 응용연구 활발
이달 5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그래핀(Graphene)을 발견한 영국 맨체스터대의 앙드레 가임(Andre Geim)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태생의 두 과학자는 우리가 흔히 쓰는 셀로판테이프를 이용해 흑연에서 탄소원자 한층 두께의 2차원 물질을 최초로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51세의 가임 교수와 36세의 노보셀로프 교수는 네덜란드에서 교수와 박사과정생으로 처음 만난 후 오랜 기간 공동연구를 해왔습니다. 이후 둘다 영국으로 건너가 맨체스터대학에 몸담아 왔습니다. 이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그래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새로운 차원의 물질=그래핀은 인류가 원자 한 개의 두께로 분리해낸 최초의 2차원 결정성 물질입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 덕분에 이전의 다른 물질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강철보다 강하고 늘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과 전기 전도성이 매우 높고 플렉서블 전도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탄소는 주기율표 상의 원소들 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존재입니다. DNA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탄소를 기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탄소는 여러 가지 형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데, 육각형 구조의 원자층이 쌓여 있는 것이 흑연, 거기에 높은 압력이 가해져서 만들어지는 게 다이아몬드입니다. 축구공과 같은 모양으로 탄소원자 60개가 20개의 육각형, 12개의 5각형을 이루며 만들어진 게 풀러린입니다. 풀러린을 발견한 과학자는 1996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탄소원자 막이 원통형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은 탄소나노튜브입니다. 그래핀을 동그랗게 말면 탄소나노튜브가 만들어집니다. 흑연이 육각형의 탄소원자층이 쌓여 이뤄져있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졌지만 이런 단일 원자층을 분리해 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셀로판테이프를 흑연에 붙였다 떼는 간단한 작업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래핀에서 탄소간 거리는 0.142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입니다.
◇그래핀만의 독특한 특성=그래핀은 투명하며, 빛의 2.3%만을 흡수합니다. 상온에서도 2차원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은보다 열전도성이 높습니다. 그래핀에서는 전자가 마치 질량이 0인 것처럼 움직여 기존 반도체보다 전기의 흐름이 최소 100만배 이상 빨라 질 수 있습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우주에서 가장 얇은 물질 중의 하나이고, 구리보다 전류밀도가 100만배 높고 극저온에서만 관측되는 양자홀효과(특정조건에서 홀 저항이 물질에 무관한 일정값을 가지게 되는 현상)'를 상온에서 보이는 특성도 있다. 그래핀의 양자홀 효과를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은 올해 노벨상을 받은 맨체스터대 연구그룹과 한국인인 김필립 미 컬럼비아대 교수팀 두팀입니다. 특히 김 교수는 양자홀 효과를 실험을 통해 규명, 그래핀이 실리콘 반도체를 뛰어넘는 신개념 전자소자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2005년 과학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발표했습니다. 맨체스터대 연구그룹도 같은 호에 논문을 나란히 실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김 교수가 빠져있는 데 대해 국내 과학계에서는 실망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응용연구 활발=2005년 이후 그래핀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래핀이 두 층을 이루면 단일 원자층 그래핀과 또다른 특성을 갖는다는 게 밝혀졌고, 가장 강력한 강철에 비해서도 100배 강하다는 것이 규명됐습니다.
그래핀에 대한 응용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한국의 과학자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홍병희 성균관대 화학과(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는 그래핀으로 가로세로 약 2㎝의 플렉서블한 투명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2월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터치스크린 등 차세대 플렉서블 전자기기에 활용 가능한 30인치 크기의 고성능 그래핀 투명전극 소재를 제작해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성균관대 이효영 교수는 지난달 그래핀의 불순물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상온에서 만들 수 있는 양산기술을 개발해 발표했습니다.
노벨상에선 한발 늦었지만 양산기술에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 기술이 국내 산업경쟁력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길 기대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참조=스웨덴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도 응용연구 활발
이달 5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그래핀(Graphene)을 발견한 영국 맨체스터대의 앙드레 가임(Andre Geim)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태생의 두 과학자는 우리가 흔히 쓰는 셀로판테이프를 이용해 흑연에서 탄소원자 한층 두께의 2차원 물질을 최초로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51세의 가임 교수와 36세의 노보셀로프 교수는 네덜란드에서 교수와 박사과정생으로 처음 만난 후 오랜 기간 공동연구를 해왔습니다. 이후 둘다 영국으로 건너가 맨체스터대학에 몸담아 왔습니다. 이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그래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새로운 차원의 물질=그래핀은 인류가 원자 한 개의 두께로 분리해낸 최초의 2차원 결정성 물질입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 덕분에 이전의 다른 물질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강철보다 강하고 늘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과 전기 전도성이 매우 높고 플렉서블 전도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탄소는 주기율표 상의 원소들 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존재입니다. DNA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탄소를 기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탄소는 여러 가지 형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데, 육각형 구조의 원자층이 쌓여 있는 것이 흑연, 거기에 높은 압력이 가해져서 만들어지는 게 다이아몬드입니다. 축구공과 같은 모양으로 탄소원자 60개가 20개의 육각형, 12개의 5각형을 이루며 만들어진 게 풀러린입니다. 풀러린을 발견한 과학자는 1996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탄소원자 막이 원통형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은 탄소나노튜브입니다. 그래핀을 동그랗게 말면 탄소나노튜브가 만들어집니다. 흑연이 육각형의 탄소원자층이 쌓여 이뤄져있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졌지만 이런 단일 원자층을 분리해 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셀로판테이프를 흑연에 붙였다 떼는 간단한 작업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래핀에서 탄소간 거리는 0.142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입니다.
◇그래핀만의 독특한 특성=그래핀은 투명하며, 빛의 2.3%만을 흡수합니다. 상온에서도 2차원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은보다 열전도성이 높습니다. 그래핀에서는 전자가 마치 질량이 0인 것처럼 움직여 기존 반도체보다 전기의 흐름이 최소 100만배 이상 빨라 질 수 있습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우주에서 가장 얇은 물질 중의 하나이고, 구리보다 전류밀도가 100만배 높고 극저온에서만 관측되는 양자홀효과(특정조건에서 홀 저항이 물질에 무관한 일정값을 가지게 되는 현상)'를 상온에서 보이는 특성도 있다. 그래핀의 양자홀 효과를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은 올해 노벨상을 받은 맨체스터대 연구그룹과 한국인인 김필립 미 컬럼비아대 교수팀 두팀입니다. 특히 김 교수는 양자홀 효과를 실험을 통해 규명, 그래핀이 실리콘 반도체를 뛰어넘는 신개념 전자소자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2005년 과학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발표했습니다. 맨체스터대 연구그룹도 같은 호에 논문을 나란히 실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김 교수가 빠져있는 데 대해 국내 과학계에서는 실망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응용연구 활발=2005년 이후 그래핀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래핀이 두 층을 이루면 단일 원자층 그래핀과 또다른 특성을 갖는다는 게 밝혀졌고, 가장 강력한 강철에 비해서도 100배 강하다는 것이 규명됐습니다.
그래핀에 대한 응용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한국의 과학자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홍병희 성균관대 화학과(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는 그래핀으로 가로세로 약 2㎝의 플렉서블한 투명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2월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터치스크린 등 차세대 플렉서블 전자기기에 활용 가능한 30인치 크기의 고성능 그래핀 투명전극 소재를 제작해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성균관대 이효영 교수는 지난달 그래핀의 불순물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상온에서 만들 수 있는 양산기술을 개발해 발표했습니다.
노벨상에선 한발 늦었지만 양산기술에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 기술이 국내 산업경쟁력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길 기대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참조=스웨덴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