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울서밋은 G8 외 신흥국에서 열린 첫 세계 경제질서 논의자리였다. 글로벌 경제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준다. 회의 주재국으로서 한국은 뿌듯해할 만하다. 그러나 회의 성과를 자축하면서 한편으론 앞으로 전개될 글로벌 경제시스템의 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축통화인 미 달러의 미래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서울선언에서 경상수지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 기준을 도출키로 한 것은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다. 지금까지 G20정상회의는 시장질서 회복에만 관심을 쏟았지만 한국의 발의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균형잡힌 발전'으로 시야를 넓힌 것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금융안전망을 보완하기 위해 IMF의 FCL(탄력적 대출)에 이어 낙인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PCL(예비적 대출)을 도입키로 한 것도 값진 진전이다. IMF의 지분 6% 이상을 신흥개도국으로 이전키로 한 것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 G20의 핵심과제는 글로벌 돈의 흐름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달러에 대해 이중적 스탠스를 취해왔다. 실질적으로는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해 경상적자를 줄이려 하면서 겉으로는 강한 달러를 유지하겠다고 말해왔다. 이는 세계경제에서 달러가 갖는 독특한 위치 때문에 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기축통화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당국이 화폐가치 하락을 방기한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로선 기축통화로서 달러가 제대로 역할을 해내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유로, 위안, 엔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는 없다. 미국뿐 아니라 나머지 경제권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 상당 기간은 지금처럼 미 달러가 유일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위 세 통화가 보조적 지불수단으로 쓰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세계를 위해 미국달러를 안정시킬 해법은 없을까. 1971년 닉슨대통령이 금본위제 폐지를 선언한 이후 달러화는 지속적으로 가치가 하락했다. 최악의 경우 달러는 장래에 종잇조각이 될 지도 모른다. 현재 미국의 국채와 민간부채의 총액은 60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GDP 15조 달러의 4배다. 미국 국채는 상환 않고 기간연장을 하므로 계속 늘어날 것이고 민간부채도 소득이 받쳐주지 못하므로 증가할 것이다. 결국 미국은 엄청난 부채더미 위에 앉아 있다. 미국 부채는 2020년이 되면 100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내는 것 보다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세계 각 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자산을 팔아버리는 상황이다. 중국정부는 외환보유고의 절대 다수를 미국국채 등 달라 자산으로 갖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대다수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달러 자산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는 달러가치의 하락을 막을 방도가 없다. 이 상황을 세계 각 국이 알기 때문에 안으로 곪아있으면서도 달러를 팔지 못하고 있다. 엄청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어쩔 수 없이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얼마 전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금본위제의 복귀를 언급한 것은 이같은 진퇴양란의 형국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최근 금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G20서울서밋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 국이 다시 한번 통화의 근본적 문제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달러 질서가 장기적으로 지탱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이 점에서 서울회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한국은 단기적으로는 G20서울서밋의 합의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을 중재하는 것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미증유 닥쳐올 세계 통화질서의 변화에 국외자가 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선언에서 경상수지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 기준을 도출키로 한 것은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다. 지금까지 G20정상회의는 시장질서 회복에만 관심을 쏟았지만 한국의 발의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균형잡힌 발전'으로 시야를 넓힌 것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금융안전망을 보완하기 위해 IMF의 FCL(탄력적 대출)에 이어 낙인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PCL(예비적 대출)을 도입키로 한 것도 값진 진전이다. IMF의 지분 6% 이상을 신흥개도국으로 이전키로 한 것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 G20의 핵심과제는 글로벌 돈의 흐름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달러에 대해 이중적 스탠스를 취해왔다. 실질적으로는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해 경상적자를 줄이려 하면서 겉으로는 강한 달러를 유지하겠다고 말해왔다. 이는 세계경제에서 달러가 갖는 독특한 위치 때문에 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기축통화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당국이 화폐가치 하락을 방기한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로선 기축통화로서 달러가 제대로 역할을 해내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유로, 위안, 엔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는 없다. 미국뿐 아니라 나머지 경제권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 상당 기간은 지금처럼 미 달러가 유일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위 세 통화가 보조적 지불수단으로 쓰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세계를 위해 미국달러를 안정시킬 해법은 없을까. 1971년 닉슨대통령이 금본위제 폐지를 선언한 이후 달러화는 지속적으로 가치가 하락했다. 최악의 경우 달러는 장래에 종잇조각이 될 지도 모른다. 현재 미국의 국채와 민간부채의 총액은 60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GDP 15조 달러의 4배다. 미국 국채는 상환 않고 기간연장을 하므로 계속 늘어날 것이고 민간부채도 소득이 받쳐주지 못하므로 증가할 것이다. 결국 미국은 엄청난 부채더미 위에 앉아 있다. 미국 부채는 2020년이 되면 100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내는 것 보다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세계 각 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자산을 팔아버리는 상황이다. 중국정부는 외환보유고의 절대 다수를 미국국채 등 달라 자산으로 갖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대다수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달러 자산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는 달러가치의 하락을 막을 방도가 없다. 이 상황을 세계 각 국이 알기 때문에 안으로 곪아있으면서도 달러를 팔지 못하고 있다. 엄청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어쩔 수 없이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얼마 전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금본위제의 복귀를 언급한 것은 이같은 진퇴양란의 형국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최근 금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G20서울서밋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 국이 다시 한번 통화의 근본적 문제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달러 질서가 장기적으로 지탱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이 점에서 서울회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한국은 단기적으로는 G20서울서밋의 합의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을 중재하는 것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미증유 닥쳐올 세계 통화질서의 변화에 국외자가 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