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천만원대 대출… 연체로 낭패보기 일쑤
#지방 한의대 4학년 박모씨(26). 그는 의사고시 준비와 유흥비 등 용돈 충당을 위해 지난 2006년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연 8.1% 금리의 1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6개월 뒤 1000만원 한도를 다 소진한 박씨는 같은 은행에서 이번엔 2000만원을 추가로 받아 생활비를 대면서 대출 이자를 갚아 나갔다.
그러나 박씨는 의사고시에 실패한 뒤 수입은 없고 마이너스 이자까지 계속 연체되면서 신용불량자에 몰릴 위기에 처했다. 박씨는 소득이 없어도 의대생을 `예비 전문직'이라며 대출을 권장하던 은행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은행권이 의대생을 대상으로 내놓은 `닥터론' 대출의 한도가 지나치게 높아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소득이 없는 학생에게 마이너스통장까지 만들어주면서 경제관념이 없는 나이에 신용불량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닥터론'은 원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신용 대출상품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대출 판매 경쟁을 벌이면서 의대생을 `예비의사'로 간주해 대출을 시행, 이제는 의대 3∼4학년 학생이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잡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닥터론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본과 4학년 의대생에게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3학년의 경우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마이너스 통장도 이와 동일한 한도다.
기업은행도 본과 4학년 학생에 한해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준다. 하나은행과 광주은행은 본과 3∼4학년 학생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농협은 3∼4학년 학생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을 제공한다.
금리도 보통 6∼8%로 담보대출보다는 높지만 일반 직장인 신용대출 보다는 유리한 금리로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의대생들이 예비전문직으로 추후 상환가능성이 높아 대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래 우량 고객을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대생들에게 신용대출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소득이 없는 학생에게 수천만원대의 신용대출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구나 학자금대출은 신용대출로 취급을 안하기 때문에 의대생이 닥터론 외에 학자금 대출을 추가로 받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의대생은 발품만 팔면 1억원에 가까운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2009년 의대생 학부모들이 금융감독원에 집단 민원을 내면서 학생이 대출을 할 경우 반드시 보호자를 대동해 은행을 방문, 서류를 작성해야 대출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서류에 보호자의 확인만 있으면 대출을 해주고 있어 의대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소득이 있는 이들에게만 해주는데,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 해 줄 경우 연체 발생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학생에 대한 대출은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오기자 jo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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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씨는 의사고시에 실패한 뒤 수입은 없고 마이너스 이자까지 계속 연체되면서 신용불량자에 몰릴 위기에 처했다. 박씨는 소득이 없어도 의대생을 `예비 전문직'이라며 대출을 권장하던 은행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은행권이 의대생을 대상으로 내놓은 `닥터론' 대출의 한도가 지나치게 높아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소득이 없는 학생에게 마이너스통장까지 만들어주면서 경제관념이 없는 나이에 신용불량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닥터론'은 원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신용 대출상품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대출 판매 경쟁을 벌이면서 의대생을 `예비의사'로 간주해 대출을 시행, 이제는 의대 3∼4학년 학생이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잡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닥터론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본과 4학년 의대생에게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3학년의 경우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마이너스 통장도 이와 동일한 한도다.
기업은행도 본과 4학년 학생에 한해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준다. 하나은행과 광주은행은 본과 3∼4학년 학생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농협은 3∼4학년 학생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을 제공한다.
금리도 보통 6∼8%로 담보대출보다는 높지만 일반 직장인 신용대출 보다는 유리한 금리로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의대생들이 예비전문직으로 추후 상환가능성이 높아 대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래 우량 고객을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대생들에게 신용대출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소득이 없는 학생에게 수천만원대의 신용대출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구나 학자금대출은 신용대출로 취급을 안하기 때문에 의대생이 닥터론 외에 학자금 대출을 추가로 받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의대생은 발품만 팔면 1억원에 가까운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2009년 의대생 학부모들이 금융감독원에 집단 민원을 내면서 학생이 대출을 할 경우 반드시 보호자를 대동해 은행을 방문, 서류를 작성해야 대출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서류에 보호자의 확인만 있으면 대출을 해주고 있어 의대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소득이 있는 이들에게만 해주는데,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 해 줄 경우 연체 발생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학생에 대한 대출은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오기자 jo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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