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근 지식산업부 기자
광고와 마케팅 홍수 속 차별화는 제품 성공과 직결된다. 때문에 다른 제품과 완전한 차별화를 이룬 제품이 성공할 수 있다는 세스 고딘의 `보랏빛소가 온다'(Purple cow)는 IT 업계 뿐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꼽힌다.
하지만 가장 빠르게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 같은 PC시장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 인텔의 CPU,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PC는 제조사 로고만 떼면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 수 없다. PC제조사들은 저마다 성능, 안전성, 디자인 등을 차별화했다고 하지만 같은 부품과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제품 사이에서 혁신은 제한된다. 글로벌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중국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싼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그동안 PC장사를 잘하던 업체들에 곤란한 상황을 불러왔다.
지난해 세계 PC시장을 보면 HP가 1위 자리를 지켰고, 에이서, 델이 뒤를 이었다. HP와 델은 제품면에서 비슷한 표적시장을 가지고 있고, 에이서는 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신흥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다른 PC업체들도 저가 넷북을 내세워 신흥시장에 대응하고 있지만, 국민 1인당 소득이 2000∼6000달러 수준인 신흥국에서는 브랜드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제품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20년 전 우리나라 상황과 같다.
앞으로 PC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신흥시장 수요가 중요하게 작용함에 따라 세계 1위 PC업체 HP는 대량 제조한 `공장 PC' 이미지를 벗고, 차별화한 보라색PC를 내놓기로 했다. 음향기기업체 몬스터와 손잡고 내놓은 `비츠' 노트북PC는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 뿐 아니라 다른 노트북PC와 완전한 차별화를 이뤘다. 올해부터는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에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PC라는 마케팅도 진행한다. 성능이나 사양이 아닌 감성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웹OS' 탑재 노트북PC나 태블릿PC도 다른 PC업체들과 차별화 전략의 한가지로 볼 수 있다. 다른 PC업체들은 HP의 이런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PC업체간 경쟁 뿐 아니라 인터넷 기능을 갖춘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 여러 제품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PC 업계 입장에서 차별화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더 이상 빠른 속도와 많은 용량에 많은 구매가치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과 어울리는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PC업체들은 태생부터 외길을 걸어왔던 애플을 타산지석 삼을 필요가 있다. 다른 운영체제와 디자인을 고집했던 애플은 독특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맥 또는 다른PC'라는 공식으로 보랏빛 소가 되는데 성공했다.
상하이(중국)=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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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빠르게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 같은 PC시장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 인텔의 CPU,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PC는 제조사 로고만 떼면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 수 없다. PC제조사들은 저마다 성능, 안전성, 디자인 등을 차별화했다고 하지만 같은 부품과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제품 사이에서 혁신은 제한된다. 글로벌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중국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싼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그동안 PC장사를 잘하던 업체들에 곤란한 상황을 불러왔다.
지난해 세계 PC시장을 보면 HP가 1위 자리를 지켰고, 에이서, 델이 뒤를 이었다. HP와 델은 제품면에서 비슷한 표적시장을 가지고 있고, 에이서는 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신흥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다른 PC업체들도 저가 넷북을 내세워 신흥시장에 대응하고 있지만, 국민 1인당 소득이 2000∼6000달러 수준인 신흥국에서는 브랜드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제품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20년 전 우리나라 상황과 같다.
앞으로 PC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신흥시장 수요가 중요하게 작용함에 따라 세계 1위 PC업체 HP는 대량 제조한 `공장 PC' 이미지를 벗고, 차별화한 보라색PC를 내놓기로 했다. 음향기기업체 몬스터와 손잡고 내놓은 `비츠' 노트북PC는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 뿐 아니라 다른 노트북PC와 완전한 차별화를 이뤘다. 올해부터는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에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PC라는 마케팅도 진행한다. 성능이나 사양이 아닌 감성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웹OS' 탑재 노트북PC나 태블릿PC도 다른 PC업체들과 차별화 전략의 한가지로 볼 수 있다. 다른 PC업체들은 HP의 이런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PC업체간 경쟁 뿐 아니라 인터넷 기능을 갖춘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 여러 제품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PC 업계 입장에서 차별화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더 이상 빠른 속도와 많은 용량에 많은 구매가치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과 어울리는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PC업체들은 태생부터 외길을 걸어왔던 애플을 타산지석 삼을 필요가 있다. 다른 운영체제와 디자인을 고집했던 애플은 독특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맥 또는 다른PC'라는 공식으로 보랏빛 소가 되는데 성공했다.
상하이(중국)=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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