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등 글라스 조달차질 '촉각'…소재기업도 대체공급처 찾기 분주
일본 대지진으로 IT제조 산업의 기반이 되는 부품소재 물류망이 붕괴되면서 생산량 감소 등 직접적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곧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삼성과 LG 등 주요 IT기업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선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패널제조사들이 일본지진 여파로 인해 유리기판(글라스)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글라스업체인 아사히글라스(AGC)의 글라스 성형로가 정전으로 손상돼 복구에만 두 달 이상 걸릴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생산 물량 조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중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 기업이 아사히글라스에서 유리기판을 조달하는 비중은 LG디스플레이가 10% 미만이며,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코닝정밀소재에서 조달 받는 부분이 제일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고 물량이 충분해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으며 당장 이로 인해 LCD패널 생산물량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삼성코닝정밀소재, 일본전자글라스(NEG), 아사히글라스로부터 각각 5:4:1의 비율로 글라스를 조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사히글라스도 요꾸하마 등 공장이 여러 군데 있는데 파악해보니 LG디스플레이가 조달 받는 곳의 아사히글라스와 NEG는 당장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다만 1차 구매선은 이상이 없으나, 일본 글라스업체들의 협력사들의 경우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당장 글라스 수급에 문제가 없다 해도, 생산 차질이 길어지면 글라스 수입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최근 특별히 수급문제를 겪지 않았던 글라스 조달이 쇼티지를 겪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삼성코닝정밀소재가 한국에 있기는 하지만 국내 LCD 기업을 비롯해 대만 LCD업체들의 경우 삼성코닝정밀소재에서 70∼80%를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물량이 달릴 수밖에 없다.
한화증권 박현 애널리스트는 "아사히글라스의 기판유리 생산설비는 야마가타현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진동으로 인해 4세대급 설비가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되었지만, 소형 라인인 만큼 파급효과는 미미하고, 후쿠시마현과 지바현 설비는 기판유리가 아닌 원부자재 생산 설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진에 따른 일본 내 디스플레이 관련설비의 직접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나, 물류교란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과 발전설비 훼손에 따른 전력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으로부터 부품ㆍ소재 원재료나 부분품을 사용해야하는 국내 부품ㆍ소재 기업들은 대체 공급처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부품ㆍ소재업계는 당장 원자재 및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재해복구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체 공급처를 파악하고 있다. 관련 기업 대다수가 수 주에서 수 개월분의 재고를 관행적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몇 개월은 큰 문제없이 제품을 공급할 수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 같은 제품ㆍ원자재 공급사가 있더라도 품질 문제로 일본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에서 정확한 피해 상황을 집계해야 한국 기업들도 구체적인 피해 상황과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체 공급이 가능한 국내 기업이 있는지 확인하고 대만ㆍ중국 등에 있는 협력사들과 지속적으로 공급 상황을 점검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KOTRA 프랑스KBC(코리아비즈니스센터)는 일본 대지진이 미치는 경제적 파장 중 전자부품 품귀 현상이 한국과 대만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심각한 차질이 발생해 문제가 확산일로에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세계 반도체 생산의 20.8%를 담당하고 컴퓨터와 각종 전자제품의 주원료인 실리시움의 주요 생산국인데, 실리시움을 생산하는 주요 화학기업인 신예츠(Shin-Etsu)와 섬코(Sumco)의 조업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세계 플래시메모리의 35%를 생산하는 도시바도 아이패드용 부품 등 제품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KOTRA 프랑스KBC는 "조업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은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와 업체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는데 반도체 기업도 일본으로부터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화영ㆍ배옥진기자 dorothy@ㆍwith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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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패널제조사들이 일본지진 여파로 인해 유리기판(글라스)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글라스업체인 아사히글라스(AGC)의 글라스 성형로가 정전으로 손상돼 복구에만 두 달 이상 걸릴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생산 물량 조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중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 기업이 아사히글라스에서 유리기판을 조달하는 비중은 LG디스플레이가 10% 미만이며,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코닝정밀소재에서 조달 받는 부분이 제일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고 물량이 충분해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으며 당장 이로 인해 LCD패널 생산물량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삼성코닝정밀소재, 일본전자글라스(NEG), 아사히글라스로부터 각각 5:4:1의 비율로 글라스를 조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사히글라스도 요꾸하마 등 공장이 여러 군데 있는데 파악해보니 LG디스플레이가 조달 받는 곳의 아사히글라스와 NEG는 당장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다만 1차 구매선은 이상이 없으나, 일본 글라스업체들의 협력사들의 경우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당장 글라스 수급에 문제가 없다 해도, 생산 차질이 길어지면 글라스 수입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최근 특별히 수급문제를 겪지 않았던 글라스 조달이 쇼티지를 겪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삼성코닝정밀소재가 한국에 있기는 하지만 국내 LCD 기업을 비롯해 대만 LCD업체들의 경우 삼성코닝정밀소재에서 70∼80%를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물량이 달릴 수밖에 없다.
한화증권 박현 애널리스트는 "아사히글라스의 기판유리 생산설비는 야마가타현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진동으로 인해 4세대급 설비가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되었지만, 소형 라인인 만큼 파급효과는 미미하고, 후쿠시마현과 지바현 설비는 기판유리가 아닌 원부자재 생산 설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진에 따른 일본 내 디스플레이 관련설비의 직접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나, 물류교란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과 발전설비 훼손에 따른 전력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으로부터 부품ㆍ소재 원재료나 부분품을 사용해야하는 국내 부품ㆍ소재 기업들은 대체 공급처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부품ㆍ소재업계는 당장 원자재 및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재해복구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체 공급처를 파악하고 있다. 관련 기업 대다수가 수 주에서 수 개월분의 재고를 관행적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몇 개월은 큰 문제없이 제품을 공급할 수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 같은 제품ㆍ원자재 공급사가 있더라도 품질 문제로 일본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에서 정확한 피해 상황을 집계해야 한국 기업들도 구체적인 피해 상황과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체 공급이 가능한 국내 기업이 있는지 확인하고 대만ㆍ중국 등에 있는 협력사들과 지속적으로 공급 상황을 점검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KOTRA 프랑스KBC(코리아비즈니스센터)는 일본 대지진이 미치는 경제적 파장 중 전자부품 품귀 현상이 한국과 대만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심각한 차질이 발생해 문제가 확산일로에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세계 반도체 생산의 20.8%를 담당하고 컴퓨터와 각종 전자제품의 주원료인 실리시움의 주요 생산국인데, 실리시움을 생산하는 주요 화학기업인 신예츠(Shin-Etsu)와 섬코(Sumco)의 조업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세계 플래시메모리의 35%를 생산하는 도시바도 아이패드용 부품 등 제품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KOTRA 프랑스KBC는 "조업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은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와 업체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는데 반도체 기업도 일본으로부터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화영ㆍ배옥진기자 dorothy@ㆍwith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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