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의 숨가쁜 열흘이 지나갔다. 자연재해인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 보다 세계를 더 긴장시킨 것은 인류 문명이 만들어낸 원자력발전소였다. 대재앙의 현장 가운데 있는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이 TV 속보 화면을 들여다보며 원전 폭발과 방사능 유출의 두려움에 떨었다. 구제역으로 인한 환경 대란에 떨던 우리 국민들의 걱정은 이제 방사능 공포로 옮겨갔다.
후쿠시마 원전의 비등형경수로 방식은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에게도 생소해서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전문가들조차 교과서적 상식에 근거해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관련기관이 24시간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일본에서 나오는 상황 정보가 워낙 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비롯한 국제 사회가 일본에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구할 정도로 `원자력 대재앙'을 눈앞에 두고 국제공조도 흔들렸다.
`원전은 첨단 기술과 탄탄한 국제 감시체계 덕분에 안전하다'는 막연한 믿음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성을 재점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전 정책 자체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원전 르네상스'의 열기가 `원전 빙하기'로 싸늘히 식을 조짐마저 보인다. 이번 사고로 발전용 석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가동 중단'까지 염두에 두고 현재 운전 중인 원전 21기의 안전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지구촌이 미래 에너지 전략을 재점검하고 다시 수립하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능한 에너지 기술과 곧 한계에 도달할 기술, 미래 가능한 기술을 검토해 미래 에너지 로드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다.
원전을 버리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로 회귀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저탄소 경제체제를 구축하려는 세계적 노력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후유증도 심각하다. 매장량이 한계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만 매년 2만명이 광산에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결코 인간에게 더 안전하지 않다.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성 등에서 여전히 주력 에너지로 자리잡기에는 멀어 보인다.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는 원자력이라는 결론이 남는다.
물론 이대로는 아니다. 이미 가동중인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더 안전한 새 기술을 도입하는 동시에 미래기술 연구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사고 대응이 미진해 더 큰 화를 부른 만큼 원전 안전성을 전면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대응 프로세스도 재설계해야 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숙제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 최종 저장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양이 원전내 수조에 보관돼 있다. 이번 후쿠시마 사태에서도 원자로보다 사용후핵연료가 더 큰 `뇌관'으로 지적된 만큼 국내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전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현재의 원전기술은 냉전기에 정부 주도로 급하게 개발돼 안전성이 떨어지고 폐기물 문제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장량이 우라늄의 4배에 이르고 같은 양의 연료로 우라늄의 90배 에너지를 만드는 토륨 원전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힌다. 플루토늄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을 내놓지 않아 더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같은 양의 우라늄 연료를 60배 더 오래 쓰면서 방사성 폐기물은 훨씬 적은 4세대 원자로 연구의 속도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7개국이 R&D에 협력하고 있는 핵융합 에너지도 유력한 미래 에너지 기술이다.
미래형 기술 R&D에 힘을 쏟으면서 원자력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공조체계 마련에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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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의 비등형경수로 방식은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에게도 생소해서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전문가들조차 교과서적 상식에 근거해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관련기관이 24시간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일본에서 나오는 상황 정보가 워낙 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비롯한 국제 사회가 일본에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구할 정도로 `원자력 대재앙'을 눈앞에 두고 국제공조도 흔들렸다.
`원전은 첨단 기술과 탄탄한 국제 감시체계 덕분에 안전하다'는 막연한 믿음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성을 재점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전 정책 자체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원전 르네상스'의 열기가 `원전 빙하기'로 싸늘히 식을 조짐마저 보인다. 이번 사고로 발전용 석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가동 중단'까지 염두에 두고 현재 운전 중인 원전 21기의 안전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지구촌이 미래 에너지 전략을 재점검하고 다시 수립하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능한 에너지 기술과 곧 한계에 도달할 기술, 미래 가능한 기술을 검토해 미래 에너지 로드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다.
원전을 버리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로 회귀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저탄소 경제체제를 구축하려는 세계적 노력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후유증도 심각하다. 매장량이 한계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만 매년 2만명이 광산에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결코 인간에게 더 안전하지 않다.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성 등에서 여전히 주력 에너지로 자리잡기에는 멀어 보인다.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는 원자력이라는 결론이 남는다.
물론 이대로는 아니다. 이미 가동중인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더 안전한 새 기술을 도입하는 동시에 미래기술 연구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사고 대응이 미진해 더 큰 화를 부른 만큼 원전 안전성을 전면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대응 프로세스도 재설계해야 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숙제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 최종 저장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양이 원전내 수조에 보관돼 있다. 이번 후쿠시마 사태에서도 원자로보다 사용후핵연료가 더 큰 `뇌관'으로 지적된 만큼 국내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전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현재의 원전기술은 냉전기에 정부 주도로 급하게 개발돼 안전성이 떨어지고 폐기물 문제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장량이 우라늄의 4배에 이르고 같은 양의 연료로 우라늄의 90배 에너지를 만드는 토륨 원전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힌다. 플루토늄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을 내놓지 않아 더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같은 양의 우라늄 연료를 60배 더 오래 쓰면서 방사성 폐기물은 훨씬 적은 4세대 원자로 연구의 속도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7개국이 R&D에 협력하고 있는 핵융합 에너지도 유력한 미래 에너지 기술이다.
미래형 기술 R&D에 힘을 쏟으면서 원자력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공조체계 마련에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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