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층 많이 이용 가계부실 가능성… "연체율 하락세" 반론도
금융지주사들이 신용카드 분사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가계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카드론 실적이 증가하면서 카드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2003년 카드대란'과 상황이 달라 제2 카드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카드사의 자산은 55조원으로 카드 사태 직전인 2002년 말(68조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의 영업실적도 좋아 2003년에는 당기순손실이 10조원을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2조700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카드론 성장세도 눈에 띄어 지난해 실적은 2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3.3%나 성장했고, 2003년(37조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카드사가 정부 압박으로 가맹점 수수료와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익방향을 카드론으로 돌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카드론은 저신용층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계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작년 저신용층인 신용 8∼10등급의 신규 카드발급건은 13만8817장으로 전년보다 17.6%나 늘었다. 또 7∼10등급의 저신용자에게 발급된 카드는 전체의 8.7%로 전년 비중 6.6%(64만개)를 넘었다.
여기에 KB국민카드에 이어 우리카드까지 올해 상반기 분사를 마치면 4대 금융지주의 카드 계열사는 모두 독립 체제로 운영돼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진다. 카드사들의 과도한 경쟁이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사가 카드론 영업으로 저신용층까지 공략은 다른 금융 업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카드사의 시장 잠식에서 촉발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카드사들이 소매금융까지 넘보면서 저축은행이 PF에 손댔다는 것.
하지만 카드사의 몸집 불리기와 카드론 영업 확대가 카드대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카드대란이 발생한 2003년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카드사의 연체율만 봐도 카드대란 직후인 2004년 6월말에는 25.12%에 달했으나 작년 말에는 역대 최저치인 1.68%까지 떨어졌다. 또 과거와 달리 카드사들이 개인의 대출정보를 공유해 돌려막기식 소비행태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
카드 발급을 위한 심사도 까다로워 길거리에서 카드 회원을 모집하다가 적발되면 곧바로 제재가 가해진다. 예전에는 무직자가 직업란에 프리랜서라고 적어도 검증없이 카드를 발급해줬지만 지금은 신용을 철저히 조사하는 있다는 것이 카드업체의 얘기다.
금융감독 당국도 카드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드 자산의 대손충당금 최저 적립률을 상향조정하고 복수카드 정보공유 범위를 3장 이상에서 2장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금감원은 카드검사 전담팀을 신설할 계획이며, 한국은행도 거시적인 측면에서 카드 문제가 국내 전체 금융권에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며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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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카드사의 자산은 55조원으로 카드 사태 직전인 2002년 말(68조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의 영업실적도 좋아 2003년에는 당기순손실이 10조원을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2조700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카드론 성장세도 눈에 띄어 지난해 실적은 2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3.3%나 성장했고, 2003년(37조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카드사가 정부 압박으로 가맹점 수수료와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익방향을 카드론으로 돌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카드론은 저신용층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계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작년 저신용층인 신용 8∼10등급의 신규 카드발급건은 13만8817장으로 전년보다 17.6%나 늘었다. 또 7∼10등급의 저신용자에게 발급된 카드는 전체의 8.7%로 전년 비중 6.6%(64만개)를 넘었다.
여기에 KB국민카드에 이어 우리카드까지 올해 상반기 분사를 마치면 4대 금융지주의 카드 계열사는 모두 독립 체제로 운영돼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진다. 카드사들의 과도한 경쟁이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사가 카드론 영업으로 저신용층까지 공략은 다른 금융 업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카드사의 시장 잠식에서 촉발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카드사들이 소매금융까지 넘보면서 저축은행이 PF에 손댔다는 것.
하지만 카드사의 몸집 불리기와 카드론 영업 확대가 카드대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카드대란이 발생한 2003년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카드사의 연체율만 봐도 카드대란 직후인 2004년 6월말에는 25.12%에 달했으나 작년 말에는 역대 최저치인 1.68%까지 떨어졌다. 또 과거와 달리 카드사들이 개인의 대출정보를 공유해 돌려막기식 소비행태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
카드 발급을 위한 심사도 까다로워 길거리에서 카드 회원을 모집하다가 적발되면 곧바로 제재가 가해진다. 예전에는 무직자가 직업란에 프리랜서라고 적어도 검증없이 카드를 발급해줬지만 지금은 신용을 철저히 조사하는 있다는 것이 카드업체의 얘기다.
금융감독 당국도 카드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드 자산의 대손충당금 최저 적립률을 상향조정하고 복수카드 정보공유 범위를 3장 이상에서 2장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금감원은 카드검사 전담팀을 신설할 계획이며, 한국은행도 거시적인 측면에서 카드 문제가 국내 전체 금융권에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며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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