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자유… 살아있음을 느껴요"
중학교 3년때부터 힙합 매력에 '쏙'
"넉살 좋아 외국인과 쉽게 친해져"
"음악이 없다면 내 인생은 실패작이다."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니체만큼이나 음악 그 중에서도 힙합(hip-hop)을 높이 받들며 살아 온 이가 있다.
알앤엘바이오의 이충배씨(29)가 힙합을 처음 만난 건 중학교 3학년 때인 1998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학에서 힙합동아리를 하던 과외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이 때부터 소위 이충배씨를 키운 건 팔할이 힙합이었다.
힙합의 가사, 리듬감, 패션, 정신이 그를 지배했다. 1970년대 중후반 미국 뉴욕의 빈민가에 거주하던 흑인들이 형성한 자유와 즉흥성을 중시하는 문화인 힙합은 충배씨의 자유로운 성향과 딱 맞아 떨어졌다. 그에게 힙합이란 음악 장르는 단순한 취미로서가 아닌 자칫 따분할 수 있는 `입시지옥'의 시절로부터 마음껏 일탈할 수 있는 영혼의 해방구였다.
"1998년도에 과외 선생님께서 들어 보라며 허니패밀리와 주석의 테이프를 주셨어요. 음악이 귀에 익어오자 자연스럽게 가사집을 보면서까지 매일 따라부르게 됐고, 그러다보니 랩에 자주 등장하는 다른 언더그라운드 래퍼들까지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그의 힙합 사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셈이다. 가사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들까지 테이프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다 구해 본 다음, 테이프를 발매하지 않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언더 가수들의 음악은 직접 공연장을 찾아가면서 힙합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 당시 구입한 힙합 음반만 50장 정도였다.
또 이때부터 그는 당시 신촌에서 잘 나가던 입장료 5000원 하던 `마스터플랜'이라는 클럽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지하실에 믹싱하는 최소한의 음향장비나 스피커를 갖추고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곳이었어요. 동경하던 할렘가 힙합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어요. 매주 토요일만 되면 항상 `마스터플랜'에 갔습니다. 그 당시 마스터플랜 출신들 중에는 지금은 꽤 유명한 가수가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형 동생하며 지냈죠"
그는 힙합 마니아 답게 패션도 남달랐다. "고등학교때도 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저지, 삭발, 헤어밴드, 배꼽까지 내려오는 큐빅 목걸이등 힙합 패션을 고수했죠. 콘로우(미국 NBA 스타 선수 앨런아이버슨이 자주 선 보였던 머리로, 소위 땋은 옆머리)머리를 하고 거리를 활보할 때 받는 주위 시선에서 쾌감을 느꼈어요.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선 힙합이 잘 맞았던 셈이죠."
그가 학창시절 힙합을 즐기기 위해 신촌과 더불어 자주 다녔던 곳은 이태원이다. 힙합의 원조인 흑인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였다. "그곳엔 제가 좋아하는 헐렁한 옷들이 많아서 가기 시작했는데 왔다갔다 하다보니 흑인들이 보이고 그래서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넉살이 좋아서 안 되는 영어지만 먼저 말을 걸고, 뒷 골목 분식집에서 음식도 같이 먹고 농구도 함께 하면서 친해졌죠. 힙합이란 음악 하나로 엄청난 공통 분모가 생겼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그는 당연히 힙합 동아리에 가입해서 수십 차례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동아리에 자주 왕래는 하지 않았다. "선배들이 잘난 척 거만 떠는 게 꼴 보기 싫었어요. 제가 원래 반골기질이 있거든요. 그래서 힙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역으로 힙합을 통해 사회 비판 의식도 높아지기도 했고요."
그는 반골기질의 힙합 마니아답게 우리나라의 힙합문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날린다.
"우리나라 힙합팬들 중에는 본토가 미국이라고 해서 한국 힙합은 무시하며 듣지 않고 무조건 해외 힙합만 듣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힙합은 `가사 문화'입니다. 흑인들이 백인들의 인종차별을 비판하기 위해 탄생한 게 랩이거든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맹목적으로 외국 힙합만 좋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듣기에 능숙하지 못한 전 그런 이유로 한국 힙합을 즐겨 듣습니다."
이연호기자 dew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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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살 좋아 외국인과 쉽게 친해져"
"음악이 없다면 내 인생은 실패작이다."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니체만큼이나 음악 그 중에서도 힙합(hip-hop)을 높이 받들며 살아 온 이가 있다.
알앤엘바이오의 이충배씨(29)가 힙합을 처음 만난 건 중학교 3학년 때인 1998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학에서 힙합동아리를 하던 과외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이 때부터 소위 이충배씨를 키운 건 팔할이 힙합이었다.
힙합의 가사, 리듬감, 패션, 정신이 그를 지배했다. 1970년대 중후반 미국 뉴욕의 빈민가에 거주하던 흑인들이 형성한 자유와 즉흥성을 중시하는 문화인 힙합은 충배씨의 자유로운 성향과 딱 맞아 떨어졌다. 그에게 힙합이란 음악 장르는 단순한 취미로서가 아닌 자칫 따분할 수 있는 `입시지옥'의 시절로부터 마음껏 일탈할 수 있는 영혼의 해방구였다.
"1998년도에 과외 선생님께서 들어 보라며 허니패밀리와 주석의 테이프를 주셨어요. 음악이 귀에 익어오자 자연스럽게 가사집을 보면서까지 매일 따라부르게 됐고, 그러다보니 랩에 자주 등장하는 다른 언더그라운드 래퍼들까지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그의 힙합 사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셈이다. 가사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들까지 테이프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다 구해 본 다음, 테이프를 발매하지 않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언더 가수들의 음악은 직접 공연장을 찾아가면서 힙합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 당시 구입한 힙합 음반만 50장 정도였다.
또 이때부터 그는 당시 신촌에서 잘 나가던 입장료 5000원 하던 `마스터플랜'이라는 클럽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지하실에 믹싱하는 최소한의 음향장비나 스피커를 갖추고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곳이었어요. 동경하던 할렘가 힙합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어요. 매주 토요일만 되면 항상 `마스터플랜'에 갔습니다. 그 당시 마스터플랜 출신들 중에는 지금은 꽤 유명한 가수가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형 동생하며 지냈죠"
그는 힙합 마니아 답게 패션도 남달랐다. "고등학교때도 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저지, 삭발, 헤어밴드, 배꼽까지 내려오는 큐빅 목걸이등 힙합 패션을 고수했죠. 콘로우(미국 NBA 스타 선수 앨런아이버슨이 자주 선 보였던 머리로, 소위 땋은 옆머리)머리를 하고 거리를 활보할 때 받는 주위 시선에서 쾌감을 느꼈어요.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선 힙합이 잘 맞았던 셈이죠."
그가 학창시절 힙합을 즐기기 위해 신촌과 더불어 자주 다녔던 곳은 이태원이다. 힙합의 원조인 흑인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였다. "그곳엔 제가 좋아하는 헐렁한 옷들이 많아서 가기 시작했는데 왔다갔다 하다보니 흑인들이 보이고 그래서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넉살이 좋아서 안 되는 영어지만 먼저 말을 걸고, 뒷 골목 분식집에서 음식도 같이 먹고 농구도 함께 하면서 친해졌죠. 힙합이란 음악 하나로 엄청난 공통 분모가 생겼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그는 당연히 힙합 동아리에 가입해서 수십 차례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동아리에 자주 왕래는 하지 않았다. "선배들이 잘난 척 거만 떠는 게 꼴 보기 싫었어요. 제가 원래 반골기질이 있거든요. 그래서 힙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역으로 힙합을 통해 사회 비판 의식도 높아지기도 했고요."
그는 반골기질의 힙합 마니아답게 우리나라의 힙합문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날린다.
"우리나라 힙합팬들 중에는 본토가 미국이라고 해서 한국 힙합은 무시하며 듣지 않고 무조건 해외 힙합만 듣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힙합은 `가사 문화'입니다. 흑인들이 백인들의 인종차별을 비판하기 위해 탄생한 게 랩이거든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맹목적으로 외국 힙합만 좋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듣기에 능숙하지 못한 전 그런 이유로 한국 힙합을 즐겨 듣습니다."
이연호기자 dew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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