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연구팀 `헬스아바타 프로그램` 시연 성공
『2011년 5월 23일, 인천에 있는 가천의대 길병원 응급실. 며칠 전 고향 부산을 떠나 사업차 인천을 방문한 A(45)씨는 평소 부산대병원에서 지병으로 치료를 받아오면 부정맥 증상이 재발하면서 실신했고, 동료의 도 움을 받아 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창백해진 A씨의 얼굴을 본 응급실 전담의사 B씨는 곧바로 A씨의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개인건강기록을 통해 A씨가 그동안 부산대병원에서 `상심실성빈맥`으로 치료받아온 병력을 확인했다. 이어 의료진은 별도의 검사절차 없이 곧바로 A씨에게 경동맥마사지 처치와 함께 주사제를 투여했다.
응급처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준비해 놓은 제세동기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정맥 증상이 개선돼 퇴원했다.』이상은 환자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긴 개인 건강기록 덕분에 출장지에서 생명을 구한 A씨의 상황을 가정해 재구성한 것이다. 예전의 경우라면 A씨는 응급실에 실려간 이후에도 병력을 확인할 수 없어 별도 의 여러 가지 검사가 필수적이었고, 보호자와 연락이 이뤄져 병명을 알았다고 해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불필요한 추가 검사의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A씨는 이런 과정 없이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위급상황에서 생명을 건졌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미래의 얘기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제 A씨의 얘기는 미래 상황이 아니다. 개인별 스마트폰으로 통합된 개인 건강기록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헬스아바타 프로그램`이 국내에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 정보의학실과 시스템 바이오 정보의학 연구센터(소장 김주한 교수)는 지난 20일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스마트 의료정보 표준 포럼` 창립총회를 열고 `헬스아바타 CCR+(지속진료기록)`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5개 의 료기관의 개인건강기록 정보교류 시연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까지 병의원이 개인의 의료기록을 생성ㆍ관리하는 주체였다면, 이제는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건강기록을 내려받고스스로 관리하는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개인의 건강기록은 정보주체인 해당 개인을 중심으로 통합 운영되는 게 가장 이 상적이지만, 지금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병의원이 이를 관리해왔다.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정보가 통합되지 못하고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었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게 정보 표준화다. 다시 말해 휴대전화에 담긴 A병원의 진료정보를 B병원이나 C병원에서도 쓸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의대 정보의학실은 아주대의료원, 가천의대 길병원,부산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등과 연구교류를 통해 정보통합 및 교류시스템을 구축했다. 표준화 도구는 미국 표준화기구인 ASTM에서 제안한 `CCR(Continuity of Care Record)` 표준을 실제 구현했는데, 이 표준은 영국 보건당국은 물론이고 구글헬스나 마이크로소프트 헬스볼트에도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헬스아바타 CCR+`는 한글 의료용어를 표준화했으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을 따르는 메타데이터 서버 구축을 통해 `확장성`과 `의미론적 상호운용성`등 그간의 표준화 난제들을 해결했다.
물론 이 시스템이 실제 의료환경에 적용되려면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고, 참여 의료기관이 더 많아져야 한다. 표준이 지원하지 못하는 세부 사항과 절차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그러나 개인별 암호화 적용과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의료기관과 스마트폰이 직접 통신하는 설계만으로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개인정보 보호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번 시연이 주목을 받는 것은 급격한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사회에서 새로운 대안의 진료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이다. 즉 CCR+가 설치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진료를 손쉽게 받을 수 있고, 의료 소비자 스스로 건강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헬스아바타 CCR+ 프로그램에 의료기록뿐 아니라 개인의 모든 유전체 정보까지 넣는다는 계획이다. 또 여기에 모바일 스마트폰 환경에서 생성되는 운동량, 칼로리 소모량 등의 일상생활 정보(Life Log)도 통합시켜 완전한 `디지털 의료분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서울의대 정보의학실과 카이스트 전산학과가 공동 개발 중인 헬스아바타 플랫폼을 개방해 현실세계의 의사, 간호사, 의료정보학자, 사회복지사, 건강관리사 등의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생태계도 구축기로 했다.
시스템 바이오 정보의학 연구센터 김주한 소장은 "이제 스마트폰 하나로 스스로 자신의 건강기록을 통합관리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면서 "향후 더 많은 병의원을 참여시켜 헬스아바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창백해진 A씨의 얼굴을 본 응급실 전담의사 B씨는 곧바로 A씨의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개인건강기록을 통해 A씨가 그동안 부산대병원에서 `상심실성빈맥`으로 치료받아온 병력을 확인했다. 이어 의료진은 별도의 검사절차 없이 곧바로 A씨에게 경동맥마사지 처치와 함께 주사제를 투여했다.
응급처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준비해 놓은 제세동기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정맥 증상이 개선돼 퇴원했다.』이상은 환자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긴 개인 건강기록 덕분에 출장지에서 생명을 구한 A씨의 상황을 가정해 재구성한 것이다. 예전의 경우라면 A씨는 응급실에 실려간 이후에도 병력을 확인할 수 없어 별도 의 여러 가지 검사가 필수적이었고, 보호자와 연락이 이뤄져 병명을 알았다고 해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불필요한 추가 검사의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A씨는 이런 과정 없이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위급상황에서 생명을 건졌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미래의 얘기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제 A씨의 얘기는 미래 상황이 아니다. 개인별 스마트폰으로 통합된 개인 건강기록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헬스아바타 프로그램`이 국내에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 정보의학실과 시스템 바이오 정보의학 연구센터(소장 김주한 교수)는 지난 20일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스마트 의료정보 표준 포럼` 창립총회를 열고 `헬스아바타 CCR+(지속진료기록)`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5개 의 료기관의 개인건강기록 정보교류 시연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까지 병의원이 개인의 의료기록을 생성ㆍ관리하는 주체였다면, 이제는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건강기록을 내려받고스스로 관리하는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개인의 건강기록은 정보주체인 해당 개인을 중심으로 통합 운영되는 게 가장 이 상적이지만, 지금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병의원이 이를 관리해왔다.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정보가 통합되지 못하고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었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게 정보 표준화다. 다시 말해 휴대전화에 담긴 A병원의 진료정보를 B병원이나 C병원에서도 쓸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의대 정보의학실은 아주대의료원, 가천의대 길병원,부산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등과 연구교류를 통해 정보통합 및 교류시스템을 구축했다. 표준화 도구는 미국 표준화기구인 ASTM에서 제안한 `CCR(Continuity of Care Record)` 표준을 실제 구현했는데, 이 표준은 영국 보건당국은 물론이고 구글헬스나 마이크로소프트 헬스볼트에도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헬스아바타 CCR+`는 한글 의료용어를 표준화했으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을 따르는 메타데이터 서버 구축을 통해 `확장성`과 `의미론적 상호운용성`등 그간의 표준화 난제들을 해결했다.
물론 이 시스템이 실제 의료환경에 적용되려면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고, 참여 의료기관이 더 많아져야 한다. 표준이 지원하지 못하는 세부 사항과 절차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그러나 개인별 암호화 적용과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의료기관과 스마트폰이 직접 통신하는 설계만으로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개인정보 보호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번 시연이 주목을 받는 것은 급격한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사회에서 새로운 대안의 진료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이다. 즉 CCR+가 설치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진료를 손쉽게 받을 수 있고, 의료 소비자 스스로 건강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헬스아바타 CCR+ 프로그램에 의료기록뿐 아니라 개인의 모든 유전체 정보까지 넣는다는 계획이다. 또 여기에 모바일 스마트폰 환경에서 생성되는 운동량, 칼로리 소모량 등의 일상생활 정보(Life Log)도 통합시켜 완전한 `디지털 의료분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서울의대 정보의학실과 카이스트 전산학과가 공동 개발 중인 헬스아바타 플랫폼을 개방해 현실세계의 의사, 간호사, 의료정보학자, 사회복지사, 건강관리사 등의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생태계도 구축기로 했다.
시스템 바이오 정보의학 연구센터 김주한 소장은 "이제 스마트폰 하나로 스스로 자신의 건강기록을 통합관리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면서 "향후 더 많은 병의원을 참여시켜 헬스아바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