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빚 느는데 소득은 그대로… 금리인상ㆍ집값하락 등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
빚 느는데 소득은 그대로… 금리인상ㆍ집값하락 등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돌파하면서 가계경제를 짓누르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해 한국경제를 뒤흔들 `폭풍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계 빚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소득은 늘지 않아 빚의 수렁에 빠진 결과로, 증가속도와 규모를 제어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방치하면 가계 이자부담 증가로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경기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가계에서 금융사로부터 빌린 대출과, 신용카드사를 중심으로 한 외상거래를 합친 가계신용잔액은 801조3950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말에 713조원으로 처음으로 700조원대를 넘어선 후 불과 1년반 만에 800조원을 넘긴 것이다.
전체 752조2680억원인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해 1분기(1~3월)에 4조6000억원, 2분기(4~6월) 15조1000억원, 3분기(7~9월) 130조4000억원, 4분기(10~12월) 20조9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여 왔다. 올해 1분기에 6조30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줄었지만 주택거래가 상대적으로 적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일 뿐, 증가세가 멈춘 것은 아니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은행의 주택대출은 294조1470억원으로 300조원에 바짝 다가섰으며, 이를 포함한 전체 은행 대출은 453조127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낮은 대출금리와 공격적인 대출확대에 나선 결과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5.6%가량이 3년 이하 만기인 단기상환구조인 데다, 변동금리 조건이 90%를 넘어 금리인상이나 주택가격 하락 등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돼 있다. 금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판매신용도 신용카드사 39조5000억원, 할부금융사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채무상환능력이 낮은 차주들이 주로 찾는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농ㆍ수ㆍ산림조합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평균 가계부채는 4611만원으로 2007년말 3842만원과 비교하면 770만원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늘면서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기준 146.1%로 미국(120.0%), 일본(110.7%)에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참여연대는 이와 관련, "가처분 소득의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교육ㆍ주거 등 가계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데 따른 지출 부담이 줄지 않으면서 부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비중이 큰 담보대출 수요를 억제하고 취약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기 위한 고용창출 등 소득여건 개선 노력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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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가계에서 금융사로부터 빌린 대출과, 신용카드사를 중심으로 한 외상거래를 합친 가계신용잔액은 801조3950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말에 713조원으로 처음으로 700조원대를 넘어선 후 불과 1년반 만에 800조원을 넘긴 것이다.
전체 752조2680억원인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해 1분기(1~3월)에 4조6000억원, 2분기(4~6월) 15조1000억원, 3분기(7~9월) 130조4000억원, 4분기(10~12월) 20조9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여 왔다. 올해 1분기에 6조30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줄었지만 주택거래가 상대적으로 적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일 뿐, 증가세가 멈춘 것은 아니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은행의 주택대출은 294조1470억원으로 300조원에 바짝 다가섰으며, 이를 포함한 전체 은행 대출은 453조127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낮은 대출금리와 공격적인 대출확대에 나선 결과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5.6%가량이 3년 이하 만기인 단기상환구조인 데다, 변동금리 조건이 90%를 넘어 금리인상이나 주택가격 하락 등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돼 있다. 금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판매신용도 신용카드사 39조5000억원, 할부금융사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채무상환능력이 낮은 차주들이 주로 찾는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농ㆍ수ㆍ산림조합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평균 가계부채는 4611만원으로 2007년말 3842만원과 비교하면 770만원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늘면서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기준 146.1%로 미국(120.0%), 일본(110.7%)에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참여연대는 이와 관련, "가처분 소득의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교육ㆍ주거 등 가계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데 따른 지출 부담이 줄지 않으면서 부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비중이 큰 담보대출 수요를 억제하고 취약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기 위한 고용창출 등 소득여건 개선 노력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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