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1000원 할인? 정부 발 요금인하…소비자ㆍ사업자 모두 불만족
제도개선 통한 시장경쟁 활성화가 해법
제도개선 통한 시장경쟁 활성화가 해법
MVNO 지원ㆍ데이터 트래픽 관리 등
통신요금TF 성과 중심 추진 바람직
지난 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올해 초부터 계속됐던 통신요금 인하 논란은 일단락됐습니다. 이번 통신 요금 인하는 정치권에 의해 촉발됐고 결국 정치적 압력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도 통신 사업자도 만족을 못하는 요금 인하 해법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한편에서는 경쟁을 활성화하고 통신비 개념을 재정립한다는 등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더 이상 강압적인 요금 인하가 이뤄지지 않기 위해서는 통신요금 TF(태스크포스)에서 마련한 제도 개선방안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통신요금 TF 활동 내용=이번에 발표된 통신 요금 인하 방안에는 기본료 1000원 인하, 문자 메시지 50건 무료 등 바로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내용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비록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나지만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정부부처, 학계, 연구기관(KISDIㆍETRI), 한국소비자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 전문가들로 통신요금 TF를 구성했습니다. TF 활동 결과에는 주로 제도 개선을 통한 요금 인하 해법이 들어 있습니다.
통신요금 TF는 △통신요금 부담 경감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데이터 트래픽 관리 △통신비 개념 재정립 및 정보 제공 확대 등 5가지 항목으로 이동통신 요금 경감을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중 통신요금 부담 경감은 기본료ㆍ가입비ㆍ문자 요금 등의 요금 인하를 유도하고 선택요금제, 조절요금제 등 스마트폰 요금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또 선불 요금제 활성화와 요금 인가제 개선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 안에 만족하지 못해 가입비, 기본료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것을 방통위에 요구했습니다. 방통위는 이에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과 협의를 통해 기본료 1000원 인하, 문자메시지 50건 무료 등의 요금 인하 계획을 지난 3일 발표한 것입니다. `협의'나 `유도' 등 점잖은 표현을 썼지만 사실은 각종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기업이 마지못해 응한 꼴입니다. 방통위는 이에 대해 `행정 지도'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조심스러워 있습니다. 과거 정부가 행정 지도한 내용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이라고 결론 내린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TF의 `통신 요금 부담 경감'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도 개선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단말기 유통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정부는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 제도를 개선해 이통사에 IMEI가 등록되지 않은 단말기도 개통이 가능한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방통위는 6월중 이와 관련한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통신 요금을 인하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2002년 이후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없고 과점 형태다 보니 통신 요금 경쟁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통신 사업자들은 적극적인 요금 경쟁보다는 타 사업자와 비슷한 요금 수준으로 요금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 요금제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신 요금 TF는 재판매사업자(MVNO)를 활성화하고 신규 기간통신 사업자의 진입을 지원할 것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신규 기간통신 사업자는 기존 사업자의 설비를 공동이용하고 번호이동제도를 와이브로 등 신규 서비스에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MVNO 사업자가 대부분 선불 사업자임을 감안해 선-후불 사업자간 번호이동 검토, 가입 및 충전 방식의 다양화, 이용 서비스 확대(음성→데이터) 등 선불 요금제 활성화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선불 요금제 활성화 방안은 7월중 마련할 계획입니다.
통신 사업자들이 요금 인하에 난색을 표한 가장 큰 배경에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의 폭발적 증가가 있습니다.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투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요금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이었죠. 이에 따라 정부는 통신사 네트워크 용량, 트래픽 부하 등 트래픽 현황에 대한 DB(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트래픽 폭주로 인한 장애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이달 중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또, 사업자들의 투자 확대를 위해 차세대 이동통신망 접속료 정책을 조기에 마련하고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준수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트래픽 폭주에 따른 품지 저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 수렴과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통신요금 TF는 특히 통신비의 개념을 재정립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으로 통신 서비스는 음성 통화 위주에서 정보검색, 교통 게임, 금융, 교육, 모바일 오피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통신비의 개념을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ㆍ경제ㆍ문화적 편익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 플랫폼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이동통신 요금 중 데이터 이용료는 `인터넷' 항목으로 분류하는 등 통신비 분류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이용자들이 통신 요금 관련 정보를 인터넷상에서 종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통신요금 종합 정보 제공 사이트'도 구축 할 계획입니다.
◇정부 발 요금 인하의 한계=이번 통신 요금 인하는 정부발 요금 인하의 한계를 극명하게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 사업자의 영업이익이 많으니 요금을 인하해도 괜찮다"는 식의 생각은 시장 경제를 해치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입니다. 사업자들이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은 기업 활동을 잘한 결과물이지 비난의 대상은 아닙니다. 만약 시장 실패로 인해 요금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제도를 개선해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해답입니다. 이번 요금 인하 발표 이후에도 통신 사업자들은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한번 칼을 휘두른 정치권과 정부가 총선과 대선이 겹쳐 있는 내년에 또 어떤 칼을 빼들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들리고 있습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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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TF 성과 중심 추진 바람직
지난 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올해 초부터 계속됐던 통신요금 인하 논란은 일단락됐습니다. 이번 통신 요금 인하는 정치권에 의해 촉발됐고 결국 정치적 압력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도 통신 사업자도 만족을 못하는 요금 인하 해법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한편에서는 경쟁을 활성화하고 통신비 개념을 재정립한다는 등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더 이상 강압적인 요금 인하가 이뤄지지 않기 위해서는 통신요금 TF(태스크포스)에서 마련한 제도 개선방안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통신요금 TF 활동 내용=이번에 발표된 통신 요금 인하 방안에는 기본료 1000원 인하, 문자 메시지 50건 무료 등 바로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내용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비록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나지만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정부부처, 학계, 연구기관(KISDIㆍETRI), 한국소비자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 전문가들로 통신요금 TF를 구성했습니다. TF 활동 결과에는 주로 제도 개선을 통한 요금 인하 해법이 들어 있습니다.
통신요금 TF는 △통신요금 부담 경감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데이터 트래픽 관리 △통신비 개념 재정립 및 정보 제공 확대 등 5가지 항목으로 이동통신 요금 경감을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중 통신요금 부담 경감은 기본료ㆍ가입비ㆍ문자 요금 등의 요금 인하를 유도하고 선택요금제, 조절요금제 등 스마트폰 요금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또 선불 요금제 활성화와 요금 인가제 개선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 안에 만족하지 못해 가입비, 기본료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것을 방통위에 요구했습니다. 방통위는 이에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과 협의를 통해 기본료 1000원 인하, 문자메시지 50건 무료 등의 요금 인하 계획을 지난 3일 발표한 것입니다. `협의'나 `유도' 등 점잖은 표현을 썼지만 사실은 각종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기업이 마지못해 응한 꼴입니다. 방통위는 이에 대해 `행정 지도'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조심스러워 있습니다. 과거 정부가 행정 지도한 내용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이라고 결론 내린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TF의 `통신 요금 부담 경감'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도 개선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단말기 유통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정부는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 제도를 개선해 이통사에 IMEI가 등록되지 않은 단말기도 개통이 가능한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방통위는 6월중 이와 관련한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통신 요금을 인하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2002년 이후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없고 과점 형태다 보니 통신 요금 경쟁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통신 사업자들은 적극적인 요금 경쟁보다는 타 사업자와 비슷한 요금 수준으로 요금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 요금제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신 요금 TF는 재판매사업자(MVNO)를 활성화하고 신규 기간통신 사업자의 진입을 지원할 것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신규 기간통신 사업자는 기존 사업자의 설비를 공동이용하고 번호이동제도를 와이브로 등 신규 서비스에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MVNO 사업자가 대부분 선불 사업자임을 감안해 선-후불 사업자간 번호이동 검토, 가입 및 충전 방식의 다양화, 이용 서비스 확대(음성→데이터) 등 선불 요금제 활성화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선불 요금제 활성화 방안은 7월중 마련할 계획입니다.
통신 사업자들이 요금 인하에 난색을 표한 가장 큰 배경에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의 폭발적 증가가 있습니다.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투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요금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이었죠. 이에 따라 정부는 통신사 네트워크 용량, 트래픽 부하 등 트래픽 현황에 대한 DB(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트래픽 폭주로 인한 장애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이달 중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또, 사업자들의 투자 확대를 위해 차세대 이동통신망 접속료 정책을 조기에 마련하고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준수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트래픽 폭주에 따른 품지 저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 수렴과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통신요금 TF는 특히 통신비의 개념을 재정립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으로 통신 서비스는 음성 통화 위주에서 정보검색, 교통 게임, 금융, 교육, 모바일 오피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통신비의 개념을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ㆍ경제ㆍ문화적 편익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 플랫폼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이동통신 요금 중 데이터 이용료는 `인터넷' 항목으로 분류하는 등 통신비 분류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이용자들이 통신 요금 관련 정보를 인터넷상에서 종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통신요금 종합 정보 제공 사이트'도 구축 할 계획입니다.
◇정부 발 요금 인하의 한계=이번 통신 요금 인하는 정부발 요금 인하의 한계를 극명하게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 사업자의 영업이익이 많으니 요금을 인하해도 괜찮다"는 식의 생각은 시장 경제를 해치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입니다. 사업자들이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은 기업 활동을 잘한 결과물이지 비난의 대상은 아닙니다. 만약 시장 실패로 인해 요금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제도를 개선해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해답입니다. 이번 요금 인하 발표 이후에도 통신 사업자들은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한번 칼을 휘두른 정치권과 정부가 총선과 대선이 겹쳐 있는 내년에 또 어떤 칼을 빼들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들리고 있습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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