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ㆍ한국정보보호학회장
3ㆍ4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원격 해커에 의해 조종되는 수 십 만 대의 사용자 컴퓨터(좀비 컴퓨터 또는 봇넷)가 이용됐다. 좀비 컴퓨터는 공격 대상 웹사이트가 정상적인 웹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만드는 DDoS 공격을 감행하거나, 대규모 스팸 메일을 발송하는 등 사이버 공간에서 잠재적 공격 근원지가 되고 있다.
무료 백신 프로그램 보급 등 인터넷 포털이나 백신회사 등의 다각적 예방 활동에도 불구하고, 작년 10월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 봇넷 감염률이 1000대 당 14.6 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지난 5월 `보안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4분기 한국 사용자 컴퓨터의 악성코드 감염 비율이 1000 대당 약 40.3대 이고, 악성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국내 웹사이트가 1000 대당 약 400 대 수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임을 고려하면, 악성 코드에 감염된 좀비 컴퓨터를 제거하기 위해 좀 더 능동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좀비 컴퓨터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2006년부터 악성코드에 감염됨 좀비 컴퓨터를 제거하기 위해 사이버방역센터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사업자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고객에게 감염사실을 통보하고 고객이 사이버방역센터 사이트에 방문해 해당 악성코드를 제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09년까지는 치료 대상 사용자의 20%만이 치료에 응했으나, 2010년부터 우편으로 통보해 치료율을 30% 정도로 끌어 올려서 일본의 봇넷 감염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독일도 국내 봇 대응 체계와 일본 사이버방역센터를 벤치마킹해, 독일정부 지원으로 2010년 9월부터 `봇 대응 이니셔티브'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 중이다.
그럼, 이런 사이버 공격의 잠재적인 근원지로 이용되는 좀비 컴퓨터 군단을 사용자 재량으로 그대로 방치해 둬도 될 것인가? 이 좀비 컴퓨터 군단이 감염된 컴퓨터에만 피해를 준다면 그대로 방치해 두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좀비 컴퓨터가 추가적인 좀비 컴퓨터를 확보하기 위해 인근의 다른 컴퓨터들을 공격하거나, 국가 중요 정부 또는 금융 사이트에 대규모 분산서비스공격을 수행해 해당 사이트에 의한 정상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못하게 만든다면 다른 차원의 얘기가 된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좀비 컴퓨터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자신의 컴퓨터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원격 해커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라서 해당 좀비 컴퓨터를 치료치 않고 그대로 방치하게 돼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피해를 확산하게 만들며 더불어 인근 다른 컴퓨터를 다시 공격하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감염된 컴퓨터는 반드시 적절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치료돼야 한다. 이는 실제 세상에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격리 수용해 치료케 하는 상황과 유사할 것이다.
국내 많은 웹 사이트가 악성코드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취약성을 갖는 사용자 컴퓨터가 해당 웹 사이트에 방문만 해도 악성코드에 감염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웹 사이트 관리자의 보안 의식과 대책 미비로 악성 코드에 감염돼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 이것 역시 그대로 둔다면 폭발적인 좀비 컴퓨터의 증가를 불러 일으켜서 지난 3ㆍ4 DDoS 공격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이를 통보해도 해당 웹 사이트의 자발적인 협력만을 요구하는 형편이다.
그럼,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 컴퓨터 군단이 네트워크가 처리 불능 상태로 만들 정도의 과도한 트래픽을 네트워크에 일순간에 쏟아 붇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는 누구나 쉽게 추측할 수 있듯이 인터넷 서비스가 이용하는 네트워크가 마비되어 모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다. 이 경우 모든 국민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 유효한 대응은 과도한 트래픽을 쏟아 내고 있는 좀비 컴퓨터의 인터넷 접속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문제는 이런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네트워크 사업자가 법적 근거의 미비로 인해 좀비 컴퓨터로부터 인터넷 접속 차단을 주저해 더 큰 피해를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악성코드는 향후에도 날로 지능화될 것이다. 따라서 악성코드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용자와 웹사이트, 네트워크 사업자 등의 관련 참여자들의 책임성이 확실히 정의되어야 하고 이들의 역할은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기술적 대책을 포함한 법제도의 향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렇게 해야 사이버 공간에서 사이버 공격의 근원지인 좀비 컴퓨터의 확산을 사전에 예방하고 긴급 상황 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로 기승할 악성코드의 공격으로부터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과거 참혹한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했다는 잘못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무료 백신 프로그램 보급 등 인터넷 포털이나 백신회사 등의 다각적 예방 활동에도 불구하고, 작년 10월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 봇넷 감염률이 1000대 당 14.6 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지난 5월 `보안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4분기 한국 사용자 컴퓨터의 악성코드 감염 비율이 1000 대당 약 40.3대 이고, 악성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국내 웹사이트가 1000 대당 약 400 대 수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임을 고려하면, 악성 코드에 감염된 좀비 컴퓨터를 제거하기 위해 좀 더 능동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좀비 컴퓨터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2006년부터 악성코드에 감염됨 좀비 컴퓨터를 제거하기 위해 사이버방역센터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사업자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고객에게 감염사실을 통보하고 고객이 사이버방역센터 사이트에 방문해 해당 악성코드를 제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09년까지는 치료 대상 사용자의 20%만이 치료에 응했으나, 2010년부터 우편으로 통보해 치료율을 30% 정도로 끌어 올려서 일본의 봇넷 감염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독일도 국내 봇 대응 체계와 일본 사이버방역센터를 벤치마킹해, 독일정부 지원으로 2010년 9월부터 `봇 대응 이니셔티브'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 중이다.
그럼, 이런 사이버 공격의 잠재적인 근원지로 이용되는 좀비 컴퓨터 군단을 사용자 재량으로 그대로 방치해 둬도 될 것인가? 이 좀비 컴퓨터 군단이 감염된 컴퓨터에만 피해를 준다면 그대로 방치해 두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좀비 컴퓨터가 추가적인 좀비 컴퓨터를 확보하기 위해 인근의 다른 컴퓨터들을 공격하거나, 국가 중요 정부 또는 금융 사이트에 대규모 분산서비스공격을 수행해 해당 사이트에 의한 정상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못하게 만든다면 다른 차원의 얘기가 된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좀비 컴퓨터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자신의 컴퓨터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원격 해커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라서 해당 좀비 컴퓨터를 치료치 않고 그대로 방치하게 돼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피해를 확산하게 만들며 더불어 인근 다른 컴퓨터를 다시 공격하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감염된 컴퓨터는 반드시 적절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치료돼야 한다. 이는 실제 세상에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격리 수용해 치료케 하는 상황과 유사할 것이다.
국내 많은 웹 사이트가 악성코드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취약성을 갖는 사용자 컴퓨터가 해당 웹 사이트에 방문만 해도 악성코드에 감염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웹 사이트 관리자의 보안 의식과 대책 미비로 악성 코드에 감염돼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 이것 역시 그대로 둔다면 폭발적인 좀비 컴퓨터의 증가를 불러 일으켜서 지난 3ㆍ4 DDoS 공격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이를 통보해도 해당 웹 사이트의 자발적인 협력만을 요구하는 형편이다.
그럼,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 컴퓨터 군단이 네트워크가 처리 불능 상태로 만들 정도의 과도한 트래픽을 네트워크에 일순간에 쏟아 붇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는 누구나 쉽게 추측할 수 있듯이 인터넷 서비스가 이용하는 네트워크가 마비되어 모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다. 이 경우 모든 국민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 유효한 대응은 과도한 트래픽을 쏟아 내고 있는 좀비 컴퓨터의 인터넷 접속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문제는 이런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네트워크 사업자가 법적 근거의 미비로 인해 좀비 컴퓨터로부터 인터넷 접속 차단을 주저해 더 큰 피해를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악성코드는 향후에도 날로 지능화될 것이다. 따라서 악성코드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용자와 웹사이트, 네트워크 사업자 등의 관련 참여자들의 책임성이 확실히 정의되어야 하고 이들의 역할은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기술적 대책을 포함한 법제도의 향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렇게 해야 사이버 공간에서 사이버 공격의 근원지인 좀비 컴퓨터의 확산을 사전에 예방하고 긴급 상황 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로 기승할 악성코드의 공격으로부터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과거 참혹한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했다는 잘못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